▲ 202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파이널 남자복식에서 은메달을 따낸 장우진(왼쪽)과 임종훈 ⓒ 대한탁구협회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탁구가 올 시즌 세계선수권대회 파이널에서 값진 성과와 과제를 동시에 남겼다.

국제탁구연맹(ITTF) WTT(World Table Tennis) 세계선수권대회 파이널스가 30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조지 R 브라운 컨벤션센터에서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은 남자복식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장우진(26, 국군체육부대)과 임종훈(24, KGC인삼공사)은 이날 열린 남자복식 결승전에서 스웨덴의 마티아스 팔크(30)-크리스티안 칼손(30, 세계 랭킹 31위) 조에 1-3(8-11 13-15 13-11 10-12)으로 졌다.

비록 장우진-임종훈 조는 눈앞에서 금메달을 놓쳤지만 한국 탁구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남자복식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남자 탁구는 여러 차례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복식 정상에 도전했다. 1987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대회에서 유남규-안재형 조가 처음으로 동메달을 따냈다. 이후 7차례 4강에 진출했지만 번번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9번째로 세계선수권대회 4강 무대를 밟은 이들은 현 세계 남자복식 14위 장우진-임종훈 조였다. 장우진과 임종훈은 세계 4위 우다 유키야(20)-토가미 순스케(20, 이상 일본)조를 3-1(8-11 11-4 11-9 11-7)로 눌렀다.

▲ 임종훈(왼쪽)과 장우진 ⓒ 대한탁구협회

결승에서 만난 상대는 껄끄러운 중국 선수들이 아닌 스웨덴 조였다. 그러나 탄탄한 수비와 힘을 앞세운 팔크-칼손 조에 아쉽게 석패했다.

임종훈의 성장이 이번 대회에서 두드러졌다. 그는 남자단식에서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16강에 진출했다. 8강으로 가는 문턱에서 이번 대회 단식 준우승을 차지한 트룰스 뫼르고드(19, 스웨덴, 세계 랭킹 77위)에 아쉽게 역전했다.

그러나 임종훈은 복식 은메달, 단식 16강이라는 성적을 남기며 '차세대 에이스'로 성장할 가능성을 증명했다.

여자부에서는 '맏언니' 서효원(34, 한국마사회, 세계 랭킹 22위)의 부활이 고무적이었다. 서효원은 이번 대회 여자단식 8강에 진출했다. 남녀단식 통틀어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그는 당예서(은퇴,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8강) 이후 12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8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 서효원 ⓒ 대한탁구협회

특히 서효원은 이번 대회 8강에 진출하며 2020 도쿄 올림픽 출전 실패의 아픔을 이겨냈다. 서효원의 친동생이자 SPOTV 탁구 해설가인 서효영(31) 위원은 "언니는 이번 대회에서 전체적으로 경기를 잘했다. 마치 전성기 때를 보는 것 같았다"라며 서효원의 부활을 기뻐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이는 '신동' 신유빈(17, 대한항공, 세계 랭킹 71위)이다.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는 그는 세계선수권대회 데뷔전을 치렀다.

신유빈은 지난 24일 단식 1회전(128강)에서 홍콩의 에이스 수와이얌미니(23, 세계 랭킹 34위)를 4-0(11-8 11-7 11-6 11-3)으로 완파했다. 그는 도쿄 올림픽보다 한층 성장한 기량을 과시하며 도쿄 올림픽 단체전 동메달리스트인 수와이얌미니를 잡았다.

▲ 신유빈 ⓒ 대한탁구협회

그러나 신유빈의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그는 25일 진행된 단식 2회전(64강)에서 사라 드뉘트(룩셈부르크, 세계 랭킹 79위)에 3-4(11-13 8-11 11-5 7-11 11-5 11-7 9-11)로 석패했다.

이번 대회를 앞둔 신유빈은 오른손목 피로골절을 안고 임했다. 1회전에서는 잘 버텨냈지만 2회전에서 부상이 재발했다. 경기 도중 오른손목에 태이핑을 하고 경기에 임했지만 제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신유빈은 부상 방지와 컨디션 관리가 과제로 남았다.

남녀단식에서 상당수 선수들이 탈락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여자복식 최효주(23, 세계 랭킹 63위)와 이시온(25, 세계 랭킹 105위, 이상 삼성생명)은 8강까지 순항했다. 그러나 준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중국(천멍-치안티아니)의 벽을 넘지 못했다.

세계 최강 중국은 남녀단식과 여자복식, 혼합 복식에서 우승해 금메달 4개를 휩쓸었다. '유럽 탁구 강국' 스웨덴의 선전도 인상적이었다. 스웨덴은 남자복식에서 금메달, 단식에서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중국에 도전하는 다크호스로 떠오른 일본은 여자복식과 혼합 복식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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