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를 떠나 SSG 유니폼을 새로 입게 된 노경은. ⓒ고봉준 기자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부산에서 인천으로 왔네요.”

프로 19년차 베테랑의 목소리는 밝았다. 방출의 아픔을 이겨내고 다시 새 둥지를 찾은 노경은(37)은 “아직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제 정말 1년, 1년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던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10월 말 롯데 자이언츠에서 방출된 노경은이 새 직장을 구했다. SSG 랜더스는 1일 “선수단 뎁스 강화 차원에서 우완투수 노경은과 내야수 김재현(30)을 영입했다. 노경은은 최고구속 147㎞의 직구와 수준급의 변화구 구사 능력을 지닌 베테랑으로서 마운드 강화를 위해 영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롯데에서 나와 개인적으로 몸을 만들던 노경은은 지난달 SSG 관계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2군 구장인 강화SSG퓨처스필드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아보라는 제의였다.

노경은은 곧장 강화도로 달려갔고, 2주간 훈련과 실전을 소화하며 SSG 코칭스태프의 마음을 샀다.

노경은은 “SSG에서 제일 먼저 연락이 왔다. 감사한 마음으로 짐을 챙겨 강화도로 떠났고, 그곳에서 최선을 다했다. 평소 어떻게 운동하는지 보여드렸고, 또 실전 마운드에서 공을 던졌다. 다행히 최고구속이 147㎞까지 나와서 만족스럽게 입단 테스트를 마쳤다”고 웃었다.

2003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산 베어스의 1차지명을 받고 데뷔한 노경은은 2015년까지 선발투수로서 활약했다. 이어 2016년 5월 롯데로 트레이드된 뒤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현역 생활을 지속했다.

그러나 롯데 마운드가 육성 기조 아래 젊은 선수들로 채워지면서 노경은은 설 자리를 잃었다. 본인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고, 결국 구단과 합의 아래 10월 말 자유계약선수로 풀렸다.

비록 방출 아픔을 겪었지만, 노경은은 포기하지 않았다.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는 자신감 덕분이었다. 그러던 찰나, SSG로부터 연락이 왔고, 입단 테스트를 거쳐 새 직장을 구하게 됐다.

노경은은 “바닷가와 인연이 있는 모양이다. 부산에서 인천으로 오게 됐다”고 미소를 짓고는 “김원형 감독님께서 내 투구를 보시더니 ‘그만 던져라. 이제 강화가 아니라 인천에서 던지면 되겠다’고 웃으셨다. 그때 합격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SSG에는 좋은 투수들이 많다. 그러나 부상 재활 중인 박종훈(30)과 문승원(32)이 내년 언제 돌아올지 확실치 않다고 한다. 주축 선발투수들이 복귀할 때까지 마운드를 지키면서 SSG가 전반기부터 선두권으로 치고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노경은은 SSG와 총액 2억 원의 1년 계약을 맺었다. 연봉 1억 원과 옵션 1억 원. 이번 도전이 마지막 기회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노경은은 “내게 아직 힘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 나이는 많지만, 경쟁력은 충분하다. 노경은이 아직 죽지 않았음을 증명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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