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유니폼을 입는 노경은(왼쪽)과 롯데로 이적하는 박승욱.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어느 때보다 거셌던 방출 칼바람이 사그라지자 재취업 훈풍이 불어오고 있다. 절실했던 재취업 기회를 살린 이들에겐 하나둘 ‘합격 목걸이’가 주어지고 있다.

SSG 랜더스는 1일 우완투수 노경은(37)과 내야수 김재현(30)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둘은 최근 강화SSG퓨처스필드에서 입단 테스트를 거쳤고, 코칭스태프로부터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2003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산 베어스의 1차지명을 받고 데뷔한 노경은은 2015년까지 선발투수로서 활약했다. 이어 2016년 5월 롯데 자이언츠로 트레이드된 뒤 선발과 구원을 오가다가 올 시즌을 끝으로 방출 통보를 받았다.

배명고와 한양대를 거쳐 2014년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입단한 김재현은 내야 유틸리티 자원으로서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러나 최근 들어 1군에서 자리를 잃었고, 올해 35경기만을 뛴 뒤 삼성 유니폼을 벗었다.

비록 원소속팀에선 방출 아픔을 겪었지만, 둘은 현역 연장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선수로 계속 뛸 수 있는 곳을 찾았고, SSG의 제안으로 입단 테스트를 치러 합격 기쁨을 맞이했다.

올겨울 KBO리그에는 유독 매서운 방출 칼바람이 불었다. 2년간 지속된 코로나19 여파로 구단들이 몸집 줄이기를 택하면서 예년보다 많은 선수들이 유니폼을 벗어야 했다.

그러나 재취업 기회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몇몇 구단은 전력 재정비 차원에서 평소 관심을 가지던 선수들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가장 먼저 손길을 내민 곳은 롯데 자이언츠였다. 롯데는 지난달 내야수 박승욱(29)과 외야수 이재율(28)을 김해 상동구장으로 불렀다. 각각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에서 방출된 둘은 이곳에서 훈련과 낙동강 교육리그 등을 소화하며 각자의 매력을 뽐냈다.

열흘 정도 진행된 입단 테스트를 통과한 이는 박승욱이었다. 견실한 내야 수비와 성실한 자세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이재율은 구단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낙방했다.

현재까지 박승욱과 노경은, 김재현이 재취업 기회를 살린 가운데 아직 합격 소식을 기다리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 NC에서 이재율과 함께 나온 외야수 김준완(30)과 kt에서 방출된 내야수 강민국(29)은 키움 히어로즈의 문을 두드렸고, 올 시즌을 끝으로 SSG 유니폼을 벗은 외야수 고종욱(32)과 kt에서 나온 포수 이홍구(31), NC 출신 사이드암 박진우(31)는 나란히 KIA 타이거즈가 마련한 입단 테스트를 치렀다.

또, NC 전력에서 제외된 우완투수 임창민(36)과 LG 트윈스 불펜에서 활약한 우완투수 김지용(33)은 두산으로부터 기회를 받았다.

▲ 새 둥지를 찾고 있는 김준완과 고종욱, 임창민(왼쪽부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DB
먼저 SSG가 노경은과 김재현 영입을 공식발표하면서 다른 선수들의 재취업 소식도 계속해 전해질 전망이다. 일단 두산은 임창민 그리고 김지용과 곧 정식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 두산 관계자는 1일 “임창민은 커리어가 있는 선수인 만큼 따로 입단 테스트를 진행하지 않았다. 김지용 역시 잠실구장에서 몸 상태만 확인했다. 둘을 지켜본 코칭스태프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일찍이 입단 테스트를 마친 KIA와 키움은 합격 여부를 놓고 막판 고심 중이다. KIA 관계자는 “고종욱과 이홍구, 박진우 영입과 관련해선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설명했고, 키움 관계자는 “외국인선수 관찰을 위해 미국으로 떠났던 고형욱 단장이 1일 귀국했다. 업무로 복귀한 다음 선수 영입을 결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올해 달력이 마지막 12월로 넘어오면서 각 구단은 겨울휴가를 준비하고 있다. 1차적인 방출 선수 영입은 이르면 이달 둘째 주 안으로 결론이 날 전망이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