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퓨처스리그 FA를 신청한 선수들. 왼쪽부터 전유수-국해성-강동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외발산동, 고유라 기자] 퓨처스리그 FA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가 제도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KBO는 지난 10월 26일 퓨처스리그 FA 신설을 발표했다. 2011년 말부터 도입된 2차 드래프트를 폐지하는 것을 두고 선수들의 반발이 크자, 그 대안의 개념으로 퓨처스리그 FA를 도입했다. 

퓨처스리그 FA 자격 취득 대상은 소속, 육성, 군보류, 육성군보류 선수로 KBO 리그 등록일이 60일 이하인 시즌이 통산 7시즌 이상인 선수가 해당되지만 FA 신청 당해에 145일 이상 등록된 선수는 신청이 불가하다. 올 시즌이 끝난 뒤 자격 요건을 갖춘 선수는 14명이었고 이중 전유수, 국해성, 강동연 3명이 FA를 신청했다.

양의지 선수협 회장은 1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 메이필드볼룸에서 열린 '2021 마구마구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즈'에 참석한 뒤 퓨처스리그 FA에 대해 "상당히 마음이 아프다. 조금 더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눴어야 하는데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총재님이 선수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신다고 하지만 결정된 것을 보면 우리 의견의 반영이 미흡했다. 결국 3명이 신청을 했는데 다들 힘들다고 하더라. 결국은 방출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동철 선수협 사무총장 역시 짙은 아쉬움을 표했다.

왜 '방출'이라는 격한 단어가 사용될 만큼 선수들의 불만이 큰 것일까. 야구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해당 시즌 규정 등록일수를 채우지 못한 선수는 그 팀에서도 '절대 을'의 존재다. 거기에 등록일 60일 이하인 채로 7시즌 이상을 보낸 선수는 이미 팀내에서 경쟁에 밀린 일이 많았다. 

14명의 자격 선수 중 5명이 이미 은퇴하거나 방출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런 선수들이 FA를 신청하면 소속팀은 물론, 보상금을 줘야 하는 다른 팀들까지 계약을 하려 할지 의문이 생긴다. 이미 6명의 선수는 FA 신청이 아니라 팀 잔류를 택했다.

구단이 어찌됐든 필요한 선수라고 판단한다면 잡겠지만, 1군 FA처럼 선수가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분위기라 결국 선수에게 불리한 계약이라는 것이 중론. FA 신청이 '괘씸죄'로 여겨지던 예전 구단 '갑질'의 악습이 퓨처스리그에서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야구인들의 우려인 셈이다. 

KBO와 구단들은 "일단 올해 시행해보고 보완점을 찾겠다"는 입장이지만, 양 회장은 "(제도를) 만들 때는 앞으로 어떤 효과를 낳을지 예측하고 분석했어야 하는데 2차 드래프트가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반박했다. 

퓨처스리그 FA는 '퓨처스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취지를 볼 때 선수들의 밥그릇 챙기기식 이기주의와는 다른 문제다. KBO도 선수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문제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올해는 일단 현 규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내년에는 선수들이 진짜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는 제도로 발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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