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최준용이 2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뒤 노래를 부르고 있다. ⓒ한은회
[스포티비뉴스=청담동, 고봉준 기자] “저도 처음에는 왜 부르는지 몰랐는데….”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시상식이 열린 2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호텔리베라.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가 주관한 이날 시상식에는 올 시즌 KBO리그를 빛낸 별들이 대거 모였다. 올해의 선수로 꼽힌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23)부터 최고의 투수상으로 선정된 삼성 라이온즈 좌완투수 백정현(34) 그리고 최고의 타자로 이름을 올린 SSG 랜더스 3루수 최정(34)까지 투타 타이틀 홀더들이 자리했다.

관심을 받은 신인상의 영예는 롯데 자이언츠 우완투수 최준용(20)에게 돌아갔다. 올 시즌 20홀드를 기록한 최준용은 KIA 타이거즈 이의리(19)와 치열한 신인왕 경쟁을 벌였다. 비록 앞서 열린 KBO 시상식에선 ‘순수 루키’ 이의리에게 영광을 내줬지만, 은퇴선배들이 선정한 올해의 신인은 최준용이었다.

최준용은 “선배님들께서 주신 뜻깊은 상을 받게 돼 기쁘다. 도움을 주신 분들과 부모님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무대 위에서 소감을 전하던 최준용은 사회자로부터 어려운 부탁 하나를 받았다. 정평이 나 있는 노래 실력을 뽐내달라는 청이었다. 풍문으로만 들리던 최준용의 가창 실력은 최근 유튜브를 통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잠시 고민하던 최준용은 평소 좋아하던 노래를 택해 짧게 몇 소절을 불렀다. 떨리는 목소리였지만, 탁월한 고음 처리 실력을 뽐내며 좌중의 박수를 끌어냈다.

시상식 후 만난 최준용은 “원래 어렸을 때는 노래 부르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동료들이 버스나 숙소에서 노래를 부르면 ‘왜 저렇게 할까’라고 생각하기도 했다”면서 “그런데 경남고 시절 1년 선배인 한화 이글스 노시환(21) 형을 따라서 나도 흥미를 느끼게 됐다. 계속 가사를 흥얼거리다가 어느새 푹 빠져들게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처럼 최준용은 올겨울 계속해 열리고 있는 시상식을 통해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노래 실력은 물론 의젓한 수상소감으로 영건답지 않은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역시 올 시즌 신인왕 경쟁을 벌인 이의리를 향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쳐줘서 정말 좋았다. KBO 신인상 수상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최준용의 서울 나들이는 당분간 계속된다. 벌써 3차례나 시상식장을 찾은 최준용은 4일 양준혁야구재단이 주최하는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서 팬들을 만나고, 9일에는 프로야구 OB 모임인 일구회가 개최하는 일구상에서 다시 신인상을 수상한다.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최준용은 “지난해 루키로서 시상식장을 찾지 못해 아쉬웠는데 올해 이렇게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 다음에는 신인왕이 아닌 타이틀 홀더로서 무대를 찾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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