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준혁 야구재단 이사장(오른쪽에서 2번째)이 자선야구대회 인삿말을 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고유라 기자] KBO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한자리에서 만났다.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는 '하이뮨과 함께하는 2021 희망나누기 자선야구대회'가 열렸다. 2012년부터 연말마다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양준혁야구재단이 주최한 자선야구대회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지난해 열리지 못했다가 2년 만에 다시 잔치를 열었다.

올해는 방역 지침 때문에 고척돔 입장인원의 1/3인 5000명만 받을 수 있었고 여러 가지 제약조건이 많았다. 그럼에도 양준혁 이사장은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이번 대회를 개최했다. 덕분에 팬들은 12월에도 따뜻한 고척돔에서 10개 구단 선수들을 모두 보며 야구 갈증을 풀었다.

선수들은 비시즌임에도 몸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자선야구대회의 가치를 빛냈다. 이날 이정후(키움), 임찬규(LG), 김민수(삼성)까지 인사이드더파크홈런만 3개나 나왔다. 부상에 개의치 않고 전력질주한 것. 투수와 타자가 포지션을 바꿔 뛰었기에 경기 실책은 많았지만, 박찬호(KIA)가 우익수 보살을 성공시키는 등 뜻밖의 '재능'을 발휘한 선수도 있었다.

특히 이날 경기가 의미있었던 건 이날 양팀 감독으로 참여한 양 이사장, 이종범(LG 트윈스 코치)과, 레전드로 참가한 마해영(성남블루팬더스 감독)이 타석에 들어서 팬들에게 1990년대~2000년대 야구 향수를 느끼게 했다는 점. 세 레전드는 9회말 차례로 대타로 나와 모두 안타를 치면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 자선야구대회에 포수로 나선 강백호가 인사이드더파크홈런을 치고 홈으로 들어온 이정후를 막으려 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경기에는 메이저리거 최지만(탬파베이), 박효준(피츠버그)와 함께, 현재 KBO리그를 이끌어가고 있는 이정후, 강백호(kt), 원태인(삼성), 임찬규(LG) 등 30명의 현역 선수들이 모였다. 이중에는 올해 신인상을 받은 이의리(KIA), 신인상 2위 최준용(롯데) 등 루키들도 자리했다. 후배들도 전설들의 타격을 직접 보며 리그의 역사를 느낄 수 있었다. 

이 자리에 오지 않은 선배들까지 챙긴 후배도 있었다. 임찬규는 4회 손아섭(롯데)의 타격폼을 표정 하나하나까지 따라했고 7회에는 '한화 레전드' 김태균(해설위원)의 타격폼을 그대로 묘사하며 안타를 친 뒤 1루에 뛰어가다 넘어지는 퍼포먼스까지 재현해 많은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올해 세계 최초 부자(父子) 타격왕에 오른 이정후는 아버지 이종범의 타격폼을 따라하면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양 이사장은 대회가 끝난 뒤 "올해 대회를 준비하는 게 유독 힘들었다"고 한숨을 내쉬면서도 "선수들이 더 나서서 열심히 뛰어줘서 재미있는 경기가 됐다"고 안도했다. 양 이사장은 라커룸 앞에서 선수들을 배웅하며 "고맙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러나 오히려 이날 대회는 KBO가 양 이사장에게 고마워해야 할 KBO리그 역사 대화합의 장이었다.

▲ 자선야구대회에 참가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선수단.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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