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 2022년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출발은 한화 포수 최재훈(32)이 알렸다. 최재훈은 지난 11월 27일 원 소속팀 한화와 5년 최대 54억 원(계약금 16억 원·연봉 총액 33억 원·인센티브 최대 5억 원)에 계약했다.
최재훈은 올해 FA 시장 포수 최대어로 불렸다. 포수라는 포지션의 전략적 가치를 고려하면 생각보다 협상이 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한화가 시작부터 공격적으로 협상에 임했고, 자신의 성공을 함께 한 한화에 애착이 깊은 최재훈도 큰 줄다리기 없이 도장을 찍었다. 5년간 보장 49억 원, 연 평균 10억 원 수준이다.
최재훈의 계약 적정성을 놓고 여러 의견이 있지만, 단순히 양자의 관점에서 보면 모두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다. 총액은 예상보다 높아졌지만 5년 계약이기 때문이다. 한화는 리빌딩 과정을 완성할 팀의 중심이 반드시 필요하다. 최재훈은 나이, 경험, 포지션, 팀 내 입지 등에서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몇 안 되는 선수다.
또한 포수라는 포지션은 상대적으로 베테랑들이 우대를 받는 지대이기도 하다. 최재훈은 만 33세부터 만 37세 기간이 보장되어 있다. 선수로서도 나쁜 조건은 아니다. 한화도 만족, 선수도 만족이었다. 계약이 빨리 진행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다만 타 구단의 시선은 계약 당사자인 한화와 최재훈과는 조금 다를 수 있다. 타 구단 관계자들은 대체적으로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서 계약을 맺었다”는 반응이다. 또한 최재훈의 계약이 남은 FA 선수들의 계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당장 선수들이 이 계약을 기준으로 삼고 협상 테이블에 나서고 있다. A구단 단장은 “최재훈이 스타트를 너무 잘 끊었다”고 우회적으로 어려움을 토로했다. B구단 단장도 “타 팀의 계약과 해당 팀의 판단은 존중한다”면서도 “우리 생각보다는 높은 수준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같은 포지션인 장성우 강민호의 협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은 확실시된다. 아니다 다를까 이미 테이블에서 최재훈의 계약 규모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재훈과 포지션은 다르지만 더 높은 공격 생산력을 갖춘 다른 야수들도 협상 기준을 올려 잡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금까지는 사실 탐색전에 가깝다. 일부 선수들은 이미 진도가 꽤 나간 가운데, 대다수 선수들의 본격적인 계약 협상은 이번 주부터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너도 나도 6년 계약 이상의 계약을 원하고 있는 가운데 구단들의 셈법도 복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어느 순간 이 혼란도 정리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이번 FA 시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한 에이전트는 “이미 계약을 했거나, 혹은 계약 규모 논의가 야구계에서 공유되는 선수들을 비교로 하는 협상은 매년 있어왔다. 선수마다 상황이 다른데, 그 상황마다 하나하나씩 계약이 이뤄지면서 자연스레 정리되곤 한다. 최재훈 계약도 지금에야 입에 오를 뿐, 시간이 지나면서 거론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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