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내년 입고 뛸 유니폼을 결정하지 못한 김광현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MLB)가 결국 새 노사단체협약(CBA)을 체결하지 못하고 직장폐쇄 수순에 들어갔다. 김광현(33)의 오프시즌도 일단 멈췄다. 그러나 상황이 그렇게 비관적인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CBA를 체결하지 못한 메이저리그는 2일(한국시간)부터 직장폐쇄에 들어갔다. 이로써 계약이나 트레이드 등 구단과 선수가 연관된 모든 행동이 CBA 타결 때까지 중단된다. 심지어 선수들은 구단 시설도 이용할 수 없다.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오는 7일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메이저리그 윈터미팅 또한 연기됐다.

세인트루이스와 2년 계약이 끝난 김광현은 윈터미팅에서 시장 동향을 살핌과 동시에 선수 세일즈에 들어간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당분간은 모든 활동에 제약이 걸렸다. CBA가 언제쯤 타결될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예상하지 못한 암초를 만난 건 맞다. 일부 대어들이 직장폐쇄 수순에 들어가기 전 서둘러 FA 계약을 맺은 것도 이를 피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꼭 나쁜 건 아니다. 여전히 시장에는 많은 선수들이 남아있고, 선수들의 영입을 필요로 하는 구단은 많다. 원 소속팀인 SSG 복귀 루머가 수없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김광현 측은 아직 SSG와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현 측도 일단 MLB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나 이번 FA 시장의 특징은 아직 빅마켓 구단들이 움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도 전력 보강이 필요한데, 일찌감치 계약을 맺고 안전을 택한 선수들을 놓치거나 지켜보기만 했다. 

실제 직장폐쇄 전 총액 1억 달러 이상의 계약은 총 6건이 있었다. 이중 직장폐쇄를 예감하고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승부수를 던진 텍사스(코리 시거·마커스 시미언)가 2건이고, 나머지는 디트로이트(하비에르 바에스), 뉴욕 메츠(맥스 슈어저), 시애틀(로비 레이), 토론토(케빈 가우스먼)가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총액 7000만 달러 이상으로 기준을 낮춰 잡아도 추가되는 팀은 시카고 컵스(마커스 스트로먼)뿐이다.

반면 대표적인 큰손으로 뽑히는 LA 다저스나 뉴욕 양키스와 같은 구단들은 아직 오프시즌을 제대로 시작도 안 했다고 봐도 된다. 보스턴, LA 에인절스, 휴스턴, 샌프란시스코 등 돈을 쓸 수 있는 팀 중에서도 아직 전력 보강을 끝내지 못한 팀들이 적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CBA 테이블에 올라 있는 사치세 기준이 확정되지 않아서다. 이들은 그 기준이 본 뒤 가용 예산을 확정해 움직이고 싶을 것이다. 직장폐쇄를 앞두고 다소 과열된 상태로 돌아간 시장에 뛰어들기를 꺼렸다. 이들에 앞서 움직인 팀은 사치세 기준에 비교적 여유가 있거나 사치세를 감수하더라도 전력 보강에 나서야 할 팀들이었다. 

좌완에 대한 수요는 언제나 있다는 점도 김광현에게는 긍정적이다. 현재 시장에 남은 선수 중 좌완 선발로 분류되는 선수는 클레이튼 커쇼, 카를로스 로돈, 대니 더피, 김광현, 타일러 앤더슨 정도다. 다소 기다리는 시간이 답답하긴 하더라도, CBA가 타결 되는대로 이 선수들에 대한 구단들의 영입 제안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적으로나, 현지 언론의 예상으로나 2년 정도의 계약은 무난히 따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수나 에이전시나 구단이나 가장 피하고 싶은 건 불확실성이다. 김광현으로서는 답답하고 고된 시간이 될 수도 있겠지만, 구단이나 선수 노조나 CBA를 그냥 놔둘 수는 없는 만큼 조만간 다시 협상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내년 준비에 지장이 없도록 일단 개인적인 준비만 루틴대로 충실히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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