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박정민 손석구 최희서 이제훈. 제공|왓챠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4인4색 배우 감독의 단편이 왔다. 

6일 오전 박정민, 손석구, 최희서, 이제훈 네 명의 아티스트가 직접 연출한 단편 영화를 만날 수 있는 왓챠 오리지널 숏필름 프로젝트 '언프레임드'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언프레임드'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네 명의 아티스트(박정민, 손석구, 최희서, 이제훈)가 마음속 깊숙이 품고있던 이야기를 직접 쓰고 연출한 숏필름 프로젝트다. 박정민 감독이 어른의 세계만큼 치열한 5학년 2반 교실의 반장선거 풍경을 담은 초등학생 느와르 '반장선거'를, 손석구 감독이 결혼식장에 동행하게 된 이모와 조카의 성가시고, 애틋한 하루를 그린 로드무비 '재방송'을, 최희서 가독이 지금껏 말하지 못했던 특별한 비밀을 알려주기로 결심한 싱글맘 소영과 아홉 살 딸 반디의 이야기 '반디'를, 이제훈 감독이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고민을 마주한 채 평범한 삶을 꿈꾸는 취준생 찬영이 아무리 애써도 쉬이 잡히지 않는 행복을 쫓아가는 이야기 '블루 해피니스'를 연출했다.

"감독 소리만 안 해주시면 안되냐"고 부끄러워 하던 박정민은 "연출 하신 거 아니냐"는 사회자 박경림의 이야기에 이내 수긍하며 연출 계기를 밝혔다. 그는 "'언프레임드' 제작자 중 한 명인 이제훈 배우의 전화 한 통이 시작한 계기였다. 고마웠다. 연출은 학창시절 21살 22살 이후 처음이다. 제가 가지고 있던 시나리오를 실사화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했다"고 털어놨다.

박정민은 "초등학생이 나오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신나는 음악이 나왔으면 해서 마미손이라는 뮤지션을 찾아갔다. 만들다보니까 영화가 어두워지고 보시는 분들께서 느와르라고 이랴기를 해주셨다"고 말했다. 박정민은 "전설처럼 이야기 해주시는 게 아이가 나오는 영화, 동물이 나오는 영화는 어렵다고 하지 않나. 초등학생이 나오는 영화를 찍고 싶어서 50대 아저씨들한테 초등학생 옷을 입히고 영화를 찍을까, 황정민 선배한테 부탁을 해볼까 생각을 했다"고 너스레를 떨며 "그런데 친구들이 이 영화에 참여하는 걸 즐거워 해줬고 저도 그 에너지를 받아서 시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7명의 어린 배우들과 함께했던 박정민은 "탈락의 아픔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아서 캐스팅할 친구들만 불러서 미팅을 했다"며 "제 친구들의 이름을 싹 다 긁어서 붙여줬다. 친구들이 보면 깜짝깜짝 놀랄 것"이라고 귀띔했다.

박정민은 또 "비틀어보고 싶었다. 아이들은 순수하다는 관념을 비트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그런 음악에 어떤 음악이 어울릴까 하다가 비트와 리듬감이 있는 힙합이 버무려지면 이상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나리오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잘 안 풀리는 순간이 있었는데 이영지씨의 '나는 이영지'란 노래가 나왔다. 뭔가 뻥 뚫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며 마미손이란 뮤지션을 찾아가 부탁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영화 '변산'에서 래퍼 연기를 했던 박정민은 그 이야기가 나올까봐 걱정을 했다고 부끄러워 하며 "도망갈 데가 없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 박정민. 제공|왓챠
손석구.제공|왓챠
결혼식장에 가는 이모와 조카의 로드무비 '재방송'을 연출한 손석구는 "결혼식장에서 한복을 입은 어르신과 청년을 봤다. 저 둘의 관계성으로 드라마를 만들면 재미있겠다 생각하며 상상력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임성재 변중희가 이모와 조카로 호흡을 맞춘 가운데 손석구는 "두 분이 리얼한 연기를 하신다는 걸 알고 있었다. 경탄하면서 봤다. 리얼한 연기를 하시면 감독이 사랑에 빠지는구나 하게 됐다. 저도 사실적인 연기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주인공 성재와 어머니의 모습은 "저희 어머니와 저의 이야기를 그대로 갖다썼다. 아니 참고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손석구는 "촬영 내내 뛰어다녔다. 열심히 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기에 그렇게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표현이 안되더라도 진짜같은 것이 살아야 이 영화를 볼 맛이 나겠다 했다. 연기할 때도 글을 쓸 때도 '진짜'를 이야기하고 싶다"면서 "배우들의 연기가 '진짜'같은 순간만을 고르고 싶었다. 저도 모르게 불을 켜고 보게 되더라. 굉장히 어려웠지만 해냈다는 게 의미가 있었다"고 작품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겼다.

최희서. 제공|왓챠
최희서는 "'박열'을 함께 했던 제훈이 오빠가 '언프레임드' 프로젝트 이야기를 했고, (박)정민이도 같이 한다더라"라며 "제가 듣기에는 팀이 어벤져스 급이었다. 끼고 싶었고 껴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희서는 "저희끼리 시사를 했을 때 심장 뛰는 소리가 밖에서 들릴 만큼 너무 떨렸다. 저희가 연출하지 않았으면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이야기 아닌가. 연기할 때와는 다른 막중한 긴장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최희서는 '반디'에 대해 "3년 전에 쓰다가 서랍 속에 넣어 뒀던 작품이다. 이야기를 듣자마자 이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그러자마자 박소이 배우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호흡을 맞췄다"고 말했다. 그는 "싱글맘과 딸이란 소재가 상업영화에서는 다루기 어려운 소재일 수 있다"며 "우리에겐 부담스러울 수 있는 것을 아이는 이렇게 볼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담았다"고 귀띔했다.

이제훈. 제공|왓챠
제작자이자 감독으로도 '언프레임드'에 참여한 이제훈은 "하드컷이라는 제작사를 만들면서 배우들이 연출하는 작품을 해보자 하다가 연출에 관심있는 배우들을 모시게 됐다. 감개무량하다. 이 자리를 빌려 함께해준 감독들에게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 이제훈은 "공개에 앞서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을 때 얼떨떨하고 정말 떨렸다. 배우가 아니고연출로 간다니까 너무 긴장되더라. 내가 그래도 연출을 해서 모신 분들에게 자랑스러운 작품이 되길 바라는데 잘 했나 의시이 되면서 숨고 싶기도 했다. 이런 자리를 통해 대중분들께도 인사할텐데 귀엽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실청춘을 주제로 삼은 이제훈은 "요즘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것에 열광적이고 무엇에 빠져 있고 무엇을 찾게 되는지 키워드를 나열해봤다. 그것을 가지고 시나리오를 쓰고 무거워지는 걸 걷어내며 하나의 이야기에 집중해봤다. 그러며 현실을 살고 있는 청춘의 이야기를 그리며 이야기를 써봤다. 공감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연출을 해봤다"고 설명했다.

이제훈의 '블루 해피니스'는 정해인이 주연을 맡아 눈길을 끈다. 이제훈은 "정해인이라면 이런 이야기를 할 거야 하며 맞춤형에 가깝게 시나리오를 썼다"면서도 "거절당할 수도 있지 않나. 어쩌나 두근거리면서 시나리오를 줬는데 하겠다는 거다"고 캐스팅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신이 났다. 조마조마하면서 설레면서 두렵기도 한 순간을 겪었다"며 "거절을 당하며 쓴맛을 느끼기도 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크게 없이 캐스팅을 해서 정말 연출을 잘해야겠다는 다짐도 했다"고 웃음지었다.

왼쪽부터 박정민 손석구 최희서 이제훈. 제공|왓챠
네 배우 감독은 단편영화를 연출하며 세상의 감독들을 새롭게 생각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박정민은 "영화를 촬영하면서 책임감의 무게가 엄청난 것이라는 반성도 들었다. 나의 하찮은 입으로 함부로 이 세상의 모든 감독들의 영화를 왈가왈부했던 나의 과거도 모두 반성했다"면서 "'세나개',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고 하지 않나. '세나감', 세상에 나쁜 감독은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세상의 감독님들에게 존경을 표하는 바다 캐스팅해주신다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손석구 역시 "최선을 다하겠다. 감독이 얼마나 어려운지 느꼈다"고 말했다. 최희서 역시 "당신의 모든 선택을 존중하겠다"며 '엄지척'을 했다. 이제훈 또한 감독이란 어떤 일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반성했다며 "모든 영상 작품은 왓챠와 함께"라고 시청자들에게 관심을 당부하는 등 제작자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언프레임드'는 오는 12월 8일 왓챠 단독 공개를 앞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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