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2루수 정은원은 올해 팀이 최하위에 머물렀으나 데뷔 첫 골든글러브 수상을 노린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올해 가을야구와는 거리가 멀었던 팀들이 겨울 마지막 시상식에서 웃을까.

10일 열리는 2021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올해 열리는 가장 마지막 시상식이다. KBO MVP, 신인상, 선수협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드, 은퇴선수협회 및 각종 언론사 시상식이 치러졌지만 각 포지션 별로 최고의 선수에게 수여되는 골든글러브는 선수의 자랑이자 구단의 자랑이기도 하다.

골든글러브는 야구계 관계자들의 투표로 진행되는데 선수들의 개인 성적이 1차적으로 가장 중요하지만 구단의 승리 기여도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대부분 상위권 팀들의 선수들이 황금장갑을 수상해왔다. 그런데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상위권 팀부터 하위권 팀까지 골고루 수상 가능성이 열려 있다. 

1위 kt는 1루수 강백호의 수상 가능성이 유력하다. 강백호는 142경기 179안타(16홈런) 102타점 76득점 10도루 타율 0.347 출루율 0.450 장타율 0.521을 기록했다. 안타·출루율 2위, 타점 공동 2위, 타율 3위, 장타율 5위까지 타격 부문 전반에 걸쳐 이름을 올리고 팀의 창단 첫 통합 우승까지 이끌었다.

한국시리즈 진출로 2위가 된 두산은 '2021 KBO MVP' 미란다가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미란다는 28경기 14승5패 173⅔이닝 225탈삼진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 평균자책점·탈삼진 2관왕에 올랐다. MVP와 골든글러브, 최동원상까지 최고의 시즌을 예고하고 있다. 

▲ 두산 미란다는 올해 MVP, 최동원상에 이어 투수 골든글러브 수상이 유력하다. ⓒ곽혜미 기자

3위 삼성은 포수 강민호와 외야수 구자욱의 페이스가 좋다. 강민호는 올해 123경기 118안타(18홈런) 67타점 55득점 타율 0.291을 기록해 2017년 이후 4년 만에 골든글러브 탈환을 노린다. 구자욱은 139경기 166안타(22홈런) 88타점 107득점 27도루 타율 0.306을 기록, 올해 데뷔 첫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4위 LG는 외야수 홍창기가 데뷔 첫 골든글러브를 노린다. 홍창기는 올해 144경기 172안타(4홈런) 103득점 52타점 타율 0.328 출루율 0.456의 성적으로 출루율 1위, 득점 2위, 타율 4위, 안타 5위를 기록했다. 외야수 부문에서는 유일하게 LG 소속으로 이름을 올렸다.

세계 최초 부자(父子) 타격왕 타이틀을 거머쥔 외야수 이정후는 5위 키움에 골든글러브를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는 올해 123경기 167안타(7홈런) 84타점 78득점 타율 0.360 출루율 0.438 장타율 0.522의 성적으로 타율 1위, 출루율 3위, 장타율 4위에 올랐다. 이정후의 동기 김혜성은 144경기 170안타(3홈런) 99득점 66타점 46도루 타율 0.304를 기록했다. 도루 1위, 득점 4위에 오르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으나, 수비가 중요한 유격수로 905⅔이닝을 뛰며 29실책을 기록, 실책이 다소 많았던 것이 득표율을 낮췄을 것으로 보인다.

SSG는 3루수 최정의 수상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홈런왕을 탈환한 최정은 올해 134경기에 나와 121안타(35홈런) 100타점 92득점 타율 0.278 장타율 0.562를 기록, 리그 홈런 1위, 장타율 2위, 타점·출루율 5위에 올랐다. 3루수 중 유일하게 20홈런을 넘겼고 세자릿수 타점을 올렸다. 수비에서는 1029이닝 동안 12실책을 기록했다.

NC는 포수 양의지가 올해 부상 때문에 처음으로 지명타자에 이름을 올렸다. 양의지는 올해 507타석 중 409타석에 지명타자로 나섰다. 시즌 성적은 30홈런 111타점 81득점 타율 0.324 장타율 0.581. 리그 타점·장타율 1위로 올해 KBO 시상 부문 중 유일하게 타격 2관왕에 올랐다. 경쟁자로는 삼성 피렐라(득점 3위), 두산 페르난데스가 있다.

롯데에서 유력한 후보 2명은 2루수 안치홍과 외야수 전준우다. 안치홍은 119경기 129안타(10홈런) 82타점 58득점 타율 0.306을 기록해 타율 전체 10위에 랭크됐다. 전준우는 144경기 전 경기에 출장해 192안타(7홈런) 92타점 88득점 타율 0.348로 강백호(kt), 이정후(키움)과 경합 끝에 최다 안타 1위, 타율 2위를 차지했다. 올해 유격수 후보 중 가장 많은 1076⅔이닝을 뛰며 가장 높은 수비율(0.981 실책 11개)을 기록한 마차도도 있다.

▲ 삼성 포수 강민호는 4년 만의 골든글러브 탈환에 성공할까. ⓒ곽혜미 기자

개인 4번째 골든글러브를 노리는 안치홍의 앞길을 막을 두 명의 경쟁자는 바로 KIA 김선빈과 한화 정은원이다. 각각 9위, 10위 팀의 자존심을 걸고 맞붙는다. 김선빈은 130경기 154안타(5홈런) 67타점 55득점 타율 0.307로 2루수 후보 중 타율이 가장 높다. KIA 최고의 키스톤 콤비였던 안치홍과 김선빈이 이제는 같은 2루수 자리에서 경쟁한다.

정은원은 139경기 140안타(6홈런) 85득점 39득점 타율 0.283 출루율 0.407을 기록해 출루율 7위에 올랐다. 올해 2루수 중 WAR은 정은원이 가장 높다. 한화는 정은원 외에도 포수 최재훈과 유격수 하주석이 쟁쟁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극단적인 시나리오라면 모든 구단이 10개의 골든글러브를 골고루 가져가는 것도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올해 골든글러브의 주인공들은 과연 어느 팀에서 탄생할까. 7일 골든글러브 투표가 마감되면 10일 영광의 얼굴들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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