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김민규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많이 모자란 선수인데, 그런 저를 응원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군대 다녀와서는 조금 더 잘하는 선수로 돌아올 테니 많이 기대해주세요."

두산 베어스 우완 김민규(22)가 입대를 앞두고 팬들에게 씩씩하게 인사를 남겼다. 김민규는 7일 오전 발표한 국군체육부대(상무) 최종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야구 부문 최종 합격자 14명 가운데 두산 선수는 김민규 하나였다. 동료 1명이라도 더 함께했으면 하는 마음이 앞섰지만, 이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았다는 안도감이 찾아왔다.  

김민규는 "합격자 발표하는 웹사이트에 안 들어가지더라. 떨어졌나보다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합격 축하한다고 지인들의 연락이 와서 '아 됐나 보다' 했다"고 합격 발표 순간을 되돌아봤다. 

휘문고를 졸업하고 2018년 신인 2차 3라운드로 입단한 김민규는 꾸준히 1군에서 보탬이 될 재목으로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부터는 대체 선발투수나 롱릴리프, 필승조 등 여러 보직을 가리지 않고 마당쇠 임무를 맡았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는 5경기에 등판해 1승(1패), 1세이브, 1홀드, 12이닝, 평균자책점 0.75를 기록하며 빅게임 피처로 가능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지난해 활약을 발판 삼아 더 도약할 수도 있었지만, 스스로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짓눌렸다. 올해 초반 이영하, 유희관 등 국내 선발진이 불안정했던 만큼 6선발을 준비한 김민규에게 기회가 더 갈 수도 있었지만, 김민규도 같이 흔들리면서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시즌 막바지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이 모두 이탈했을 때부터 포스트시즌까지 대체 선발로 힘을 보태며 다시 가능성을 확인한 게 위안이었다. 시즌 성적은 31경기, 2승3패, 1홀드, 56⅓이닝, 평균자책점 6.07로 만족스럽지 않았다. 

김민규는 "시즌 막바지부터 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많이 물어보면서 준비를 했다. 지금 입대하는 게 한편으로는 아쉽지만, 지금 1군에서 조금씩 기회를 받으면서 하는 것보다는 군대 다녀와서 완전히 1군에서 계속 하고 싶은 생각이 컸다. 그래서 입대를 결심했다. 올해는 많이 아쉽기도 했다. 작년보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커서 깊게 파고들면  더 밸런스가 안 맞고 그렇게 되더라"고 말했다.  

유독 힘든 시즌을 보낸 올해 투수 코치진과 동료 형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김민규는 "다들 그랬다. '(김)민규야, 선발도 하고 불펜도 하는 게 어려운 포지션인 것 다 아니까 편하게 해'라고 해주셨다. 그래도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편하게 되질 않았던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최)원준이 형과 (이)영하 형이 많이 챙겨줬다. 두 형이 동생들을 평소에 잘 챙겨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13일에 입대 하니까 원준이 형 결혼식은 꼭 참석하고 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이며 웃었다. 

프로 선수로 생활한 지난 4시즌은 아쉬운 마음만 가득하다. 상무에서 보낼 1년 6개월 동안 보완하고 싶은 것들만 한가득이다. 김민규는 "아직 어려서 그런지 기복이 심해서 그걸 가장 줄이고 싶다. 그리고 결정구를 하나 더 만들고 왔으면 좋겠다. 지금은 직구와 슬라이더 투피치 계열인데, 포크볼도 던지고는 있지만 완성도가 떨어진다. 잘 다듬어서 결정구로 쓸 정도가 되면 타자들을 조금 더 헷갈리게 할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1년 6개월 뒤 두산 마운드의 한 축이 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해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김민규는 "상무에 다녀온 뒤에는 조금 더 기복 없이 팬들이 믿고 볼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돼서 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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