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과후설렘 권유리. 출처ㅣ방과후설렘 비하인드 영상 캡처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MBC 오디션 프로그램 '방과 후 설렘'의 연습생 합격 심사를 두고 판정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비하인드를 통해 공개된 심사 영상에서는 방송엔 언급되지 않은 반전 심사 과정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12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방과후 설렘'에서는 2학년 중간평가와 탈락자 발표가 담겼다. 이날 방송은 뛰어난 보컬 실력으로 팀의 분위기를 반전시킨 이승은과 실력이 부진하지만 눈에 띄는 매력으로 1차에서 추가 합격된 이지원이 마지막까지 남았으나 결국 이지원이 합격을 거머쥐는 모습으로 놀라움을 안겼다.

특히 방송에서는 내내 이지원이 연습 과정에서 지쳐있거나, 부족한 실력을 집중 조명하며 연습생들로부터 예상 탈락자로 꼽히는 모습을 그려졌다. 

그러나 심사 결과, 권유리는 "우리가 투표를 받지 않느냐. 결국엔. 대중의 눈 인거다. 제가 승은이를 1차 때 고르지 않았다. 무리에 있을 땐 눈에 띄지 않았다. 팬 몰이를 할 멤버가 필요하다"며 이승은을 탈락자로 지명했다.

이에 대해 시청자들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더불어 권유리의 심사 기준에 언급된 '팬 몰이상'이라는 주관적 기준 탓에 도를 넘는 비난과 악성 댓글이 쏟아지면서 반발도 이어졌다.

이를 의식한 듯 MBC에서는 17일 오후 공식 유튜브를 통해 2학년 중간점검 비하인드 영상을 공개했다. 방송과는 사뭇 다른 권유리의 평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방송에서 권유리는 "승은이를 1차 때 고르지 않았다. 군중과 무리에 있을 때는 눈에 띄지 않았다"고만 언급했지만, 비하인드 영상에서는 이에 덧붙여 "그런데 근성과 기질이 있더라. 그리고 귀여운 이미지, 실력과 카리스마가 있고 반전이 있어서 아마 어떻게든 살아남을 아이다"라고 이승은에게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심사평을 편집하면서 칭찬을 한 뒷 문장이 통째로 날아간 것이다.

이를 들은 트레이너 영지는 "그건 우리의 눈이다. 또 대중의 눈을 고려해야 한다"며 "오늘 하면서 계속 (이지원과)눈이 마주쳤다. 연예인이 관중들 앞에서 노래했는데 '나랑 눈 마주쳤다'는 느낌인 거다. 그게 있다는 거고 스타성이다. 그건 교육으로 되지 않는 타고난 것이다"라고 말하며 이승은보다는 이지원의 스타성에 끌린다는 의견을 내놨다.

결국 논의 끝에 트레이너들의 의견을 반영해 이지원이 합격하게 됐고, 권유리는 "10명으로 구성된 멤버들이 한 팀으로서 무대 위에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보니 구성원의 조합과 각각의 포지셔닝에 중점을 두고 고민했다"고 심사 기준을 설명했다.

아이돌 그룹을 선발하는 기준은 다양하지만, 10인조나 되는 다인원일 땐 개개인의 실력보다 매력의 '다양성'이 우선되기도 한다. 앞으로 꾸려질 걸그룹에 필요한 '배역'을 캐스팅하는 기준으로 봤을 때 이승은의 안정적인 보컬 실력보다 이지원의 시선을 끄는 매력이 팀에 적합하다고 본 셈이다. 실제로 권유리는 다인원 그룹인 국내 대표 걸그룹 소녀시대로 오랜 기간 활동해왔다. 멤버들 각자가 가진 개성과 포지션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기준이었다.

심지어 미방송 분에는 권유리가 "사실 이승은을 선택했었다"는 발언도 담겼다. 방송만을 봤을 땐 이유리가 '팬 몰이상'이라는 주관적인 의견으로 실력차를 무시하고 이지원을 편애했다는 오해를 부를 수 있었지만, 실상과는 달랐다는 방증이다. 방송에는 모두 담기지 않았지만, 학생들과 동고동락하며 계속해서 이들을 지켜본 트레이너들이 "이지원이 교육으로는 되지 않는 스타성을 타고났기에 욕심이 난다"며 낸 반대 의견을 존중하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권유리는 "처음엔 저도 이승은 학생의 매력과 실력에 굉장한 호감을 갖고 있었기에 합격 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나 "저보다 오랫동안 저보다 더 가까이서 지켜봐주시고, 트레이닝 시켜주시고, 돌봐주신 트레이너 선생님들과 함께 의논하고 논의한 끝에 결정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실제 맥락을 이해하기엔 다소 불친절하게 편집된 탓에 권유리 혼자 심사 자질 논란까지 떠안으며 '악편'의 부메랑을 홀로 맞게 된 셈이다. 방송의 특성 상 시간의 제약 탓에 모든 과정을 담을 수 없는 현실이지만 아쉬움을 남긴다. 늦게나마 비하인드 영상이 공개돼 오해가 풀릴 수 있게 돼 다행일 따름이다. 

▲ 방과후 설렘 권유리. 출처ㅣ방과후설렘 비하인드 영상 캡처

끝으로 권유리는 이승은을 직접 찾아가 "승은이 너무 잘하는 거 선생님도 알고 있다"며 안아주고는 "우리가 프로그램의 방향과 타이밍이 안 맞았을 뿐이지 승은이 너무 잘 한다"며 격려했다. 실력적인 면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평가한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색깔과 심사하는 트레이너들의 의견을 모두 존중하며 숙고해 내린 판단이었기에 전할 수 있었던 아쉬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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