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김대한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금(金)은 금이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2019년 1차지명 외야수 김대한(21)을 직접 확인하자마자 '금'이라고 표현했다. 운동선수로서 갖춘 신체 능력이 워낙 빼어났다. 김 감독은 김대한이 당장은 다듬어지지 않아 돋보이지 않을지 몰라도 언젠가는 잠재력이 터질 선수로 평가했다. 금은 어떻게 가려져 있어도 금이기에 끝내 빛날 것이란 뜻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강점은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수준을 뛰어넘는 배트 스피드였다. 김 감독은 2019년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 당시 "왼팔로 배트를 끌고 나오는 힘이 좋아 배트 스피드가 빠르다. 확실한 장점이다. 좋은 원석을 어떻게 다듬어서 키워야 할지 고민"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김 감독을 비롯한 주변의 기대 탓일까. 김대한은 데뷔하자마자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2019년 19경기에서 15타수 무안타, 3볼넷, 9삼진, 4득점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아예 1군에서 기회를 얻지 못했다. 고심 끝에 지난해 8월 10일 현역으로 입대한 배경이다. 선수와 구단 모두 잠시 그라운드에서 멀어져 재정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김대한은 입대하면서 "뜻대로 되는 게 없었다. 안타 하나를 못 친 게 가장 아쉽다. 아무것도 보여준 것 없이 입대해서 그게 가장 아쉽다. 제대하면 지금까지 아쉬웠던 것들을 좋은 모습으로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 한다. 앞으로 할 날이 더 많기 때문에 믿고 기다려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자리를 비운 지 약 16개월이 흐른 지금. 벌써 김대한을 찾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음 시즌 외야 개편이 불가피해져서다. 두산은 지난겨울 FA 시장에 나온 중견수 정수빈을 6년 56억원에 붙잡고, 올겨울에는 좌익수 김재환을 4년 115억원에 눌러 앉혔지만, 우익수 박건우를 NC 다이노스에 내줬다. 박건우는 지난 14일 NC와 6년 100억원에 계약했다. 

다음 시즌 박건우의 빈자리를 노리는 외야수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냉정히 지금은 김대한보다 1군 경험이 풍부한 김인태, 조수행이 경쟁에서 앞서 있다. 현역으로 입대하면서 실전 감각을 유지하기 어려웠기에 내년 2월 전역하면 몸을 만들고 준비하는 시간이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개막부터 두각을 나타내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1군 무대에서 단 한번도 안타를 친 적 없는 유망주가 유력한 우익수 오디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과거 성적이 어떻든 김대한을 향한 기대치가 여전히 높다는 뜻이다. 약육강식의 세계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고개 숙였던 19살 유망주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인고의 시간을 보낸 원석이 잘 다듬어졌는지 확인할 날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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