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한준(왼쪽)과 박병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신희영 인턴기자] 박병호(35)가 선배 유한준(40)의 발자취를 좇는다.

kt 위즈는 29일 박병호의 입단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내용은 3년 총액 30억원(계약금 7억원, 연봉 합계 20억원, 옵션 3억원)이다.

박병호 영입은 kt 전력에 큰 보탬이다. 지난 시즌 팀 홈런 7위(106개)에 그쳤던 타선에 힘을 실어줄 수 있고, 간판타자 강백호(22)의 1루 수비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가능하다. 공수 양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는 영입이다.

박병호는 유한준의 뒤를 이을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kt는 유한준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면서 타선 공백을 어떻게 채울지 고심했다. 유한준을 대신해 어린 후배들을 이끌어줄 베테랑도 필요했다. 박병호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이자 다음 시즌 프로 18년차를 맞이하는 베테랑이다. 타선에 무게감을 더하고 선수단 내 중심을 잡아주는 2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 

이강철 kt 감독은 "유한준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해서 빈자리가 생겼다. 이를 대신해 박병호가 고참으로서 잘해주리라고 믿는다. 우리는 그동안 홈런 갈증이 있었는데, 한 시즌 20홈런이 가능한 박병호가 합류하면서 타선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영입 효과를 기대했다.

kt로 이적하면서 박병호는 유한준과 유사한 행보를 걷게 됐다. 유한준은 박병호와 마찬가지로 키움 히어로즈(당시 넥센)에서 활약하다가 2015년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어 kt로 팀을 옮겼다. 당시 나이 만 34세로 현재 만 35세인 박병호와 비슷한 나이였다. kt가 공격력 강화를 위해 영입한 배경도 닮았다.

유한준은 박병호가 좇아야 할 선례다. 유한준은 투철한 프로 의식과 솔선수범 리더십으로 어린 선수들의 본보기가 됐다. 그라운드에서 활약상도 기대 이상이었다. kt에서 2020년 단 한 시즌을 제외하고 해마다 3할대 타율을 기록했고, 2019년까지는 매해 두 자릿수 홈런을 치며 FA 영입 성공 사례로 남았다.

kt 새 역사의 주역으로 남기도 했다. 유한준은 지난해 팀이 정규시즌 2위로 창단 첫 플레이오프에 직행하고, 올해 창단 첫 정규시즌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통합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을 함께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한 방을 터트리며 해결사 임무를 톡톡히 했다. 유한준은 프로 선수로 평생 품어온 우승이라는 꿈을 이룬 순간 미련없이 유니폼을 벗었다.

박병호는 지금까지 한번도 우승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유한준의 바통을 이어 받아 다음 시즌 kt의 2년 연속 우승 도전에 힘을 보태려 한다. 최근 2시즌 타율이 2할2푼대에 그쳐 에이징 커브가 왔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41홈런을 기록하며 여전한 홈런 생산력을 보여줬다. 이 감독은 "박병호가 지난 2년 동안 조금 부진했지만, 둥지를 새로 옮겼으니 전과는 다른 마음가짐이 생기리라 본다"고 믿음을 보였다.

박병호의 목표는 명확하다.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유한준과 이어진 평행이론을 완성하는 것이다. 히어로즈에서 kt로 넘어와 성공 신화를 쓴 유한준처럼, 박병호도 kt의 해결사로 '해피엔딩'을 맞이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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