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4일(한국시간) 시즌 최종전에서 딸을 안고 인사하는 카일 시거.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메이저리그 베테랑 외야수 카일 시거(34)는 왜 은퇴를 택했을까.

시거는 30일(한국시간) 아내의 SNS를 통해 "오늘 나는 메이저리그 은퇴를 선언한다. 내 커리어를 이어오는 동안 나를 응원해준 가족들, 친구들, 팬들에게 고맙다. 엄청난 여정을 이어왔지만 앞으로 내 인생의 새 챕터도 매우 기대된다"고 밝혔다.

시거는 201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11년 동안 한 팀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올 시즌에는 159경기 35홈런 101타점 타율 0.212를 기록했다. 통산 홈런은 242개. 20홈런 이상 시즌 9차례는 시애틀 구단 역사상 켄 그리피 주니어와 타이 기록이다.

올 시즌이 끝난 뒤 시애틀 구단이 내년 옵션을 실행하지 않아 FA 시장에 나왔다. 시거의 동생인 코리 시거(27)는 지난달 30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10년 총액 3억2500만 달러의 초대박 계약을 맺었는데 형제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달 시작된 메이저리그 직장폐쇄로 인해 시거의 커리어가 끊긴 것일까.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시거의 은퇴 선언 직후 뒷이야기를 다룬 기사를 실었다.

이에 따르면 시거의 결정은 시즌 전부터 이뤄지고 있었다. 위 홈페이지는 "아마 다른 이들은 거의 몰랐겠지만, 시거는 지난 10월 4일 LA 에인절스와 시즌 최종전이 자신의 현역 마지막 경기가 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시거는 '시애틀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만약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야구를 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날의 마지막 타석, 마지막 수비, 마지막 이닝이 머릿속에 남아 있다. 가족이 경기 전 시구한 것은 마치 마법 같았다. 그날은 하루종일 감정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개막 전부터 올해 끝나고 은퇴를 생각했다. 구단 옵션이 실행될 확률이 낮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프로 생활을 해온 시애틀에서 뛰는 마지막 시즌이라는 것도 스프링캠프 때부터 느꼈다. 하지만 은퇴는 쉬운 결정이었다. 그만큼 가족을 사랑한다. 직장폐쇄나 여러 불확실성은 나의 결단과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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