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공사가 한창인 12일 사직구장 전경. ⓒ부산, 고봉준 기자
[스포티비뉴스=부산, 고봉준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오랜 안방 사직구장이 확 바뀐다. 그간 크고 작은 개보수 작업은 있었지만, 올겨울 외관 대부분을 뜯어고치는 대공사를 진행하면서 변화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치던 12일 사직구장. 강추위 탓인지 현장 공사는 속도감 있게 진행되지 않았지만, 육안으로도 롯데 안방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내야 잔디는 모두 갈아엎어져 있었고, 양쪽 익사이팅존은 이미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롯데는 지난 시즌 도중 사직구장 손질을 예고했다. 외야 담장을 높이고 타석과 펜스의 거리를 넓힌다는 계획. 방점은 역시 홈런 숫자 축소로 찍혔다.

작지 않은 의미를 담은 변화였다. 먼저 외야 펜스를 높이는 일은 공격과 수비 모두가 영향을 받는 일이기 때문이다. 현재 사직구장 외야 높이는 4.8m이지만, 공사가 끝나면 1.2m가 늘어난 6m로 올라간다. 지난해까지 펜스를 겨우 넘어갔던 홈런 타구는 모두 담장을 맞고 나오게 된다는 뜻이다.

내야를 뒤쪽으로 당기는 작업도 빼놓을 수 없다. 기존 홈플레이트가 3m가량 뒤로 물러나는데 이렇게 되면 타석과 외야 펜스의 거리는 더욱 멀어진다. 담장이 높아지고, 펜스까지의 거리까지 확대되면서 홈런 숫자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사직구장 공사는 롯데의 전력 구성과 궤를 같이한다. 2017년 이대호와 전준우가 각각 37홈런과 33홈런을 때려낸 뒤 롯데는 지난해까지 30홈런 타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대호 이후 4번 중책을 믿고 맡길 만한 거포 후계자가 나오지 않았고, 외국인타자 역시 자기 몫을 하지 못하면서 장타 외의 방향으로 공격 전력이 구성됐다.

롯데는 이러한 흐름이 향후 몇 년간 계속될 것이라고 판단했고, 결국 최근의 타선 전략을 이어가는 한편, 마운드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외야 확장을 결정했다. 미래를 건 투자인 셈이다.

1985년 개장한 사직구장은 이듬해부터 롯데의 새 보금자리가 됐다. 이후 3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르면서 끊임없는 신구장 건설 이야기가 나왔지만, 꿋꿋하게 자리를 지켰다. 그 사이 크고 작은 개보수를 거치며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이제 이번 대공사가 끝나면, 익사이팅존 자리는 파울 지역으로 대체되고, 그라운드와 덕아웃의 거리는 더 가까워질 전망이다.

한편 롯데는 안방 리모델링 관계로 2월 시작되는 1군과 2군 스프링캠프를 모두 김해 상동구장에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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