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밀라 발리예바가 2022년 유럽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 ISU 인스타그램 캡처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러시아 피겨스케이팅의 '천재 소녀' 카밀라 발리예바(15, 러시아)가 또다시 세계 기록을 갈아치웠다.

발리예바는 13일(한국 시간) 에스토니아 탈린 톤디라바 아이스 홀에서 열린 2022년 유럽 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해 기술점수(TES) 51.73점 예술점수(PCS) 38.72점을 합친 90.45점을 받았다.

발리예바는 76.25점으로 2위에 오른 로에나 헨드릭스(22, 벨기에)를 14.2점 차로 제치고 선두에 나섰다.

'기록 파괴자'라 불릴 정도로 발리예바는 출전하는 대회마다 여자 싱글의 역사를 바꾸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21~2022 ISU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역대 최고 점수인 총점 265.08점으로 우승했다.

이 대회에서 그는 쇼트프로그램을 제외한 프리스케이팅(180.89점)과 총점(265.08점)에서 여자 싱글 역대 최고 점수를 받았다.

발리예바의 기세는 11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그랑프리 6차 대회 로스텔리콤 컵으로 이어졌다. 이 대회에서 그는 쇼트(87.42점) 프리(185.29점) 총점(272.71점) 부문에서 모두 당시 여자 싱글 역대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지난달 2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막을 내린 러시아 선수권대회에서는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90.38점)에서 사상 처음으로 90점을 돌파했다.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얻은 점수는 ISU가 인정하는 공식 점수가 되지 않는다. 이 점수는 공식 점수로 인정되지 않았지만 이번 유럽선수권대회에서 발리예바는 여자 싱글 최초의 90점 돌파를 공식적으로 승인 받았다.

유럽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발리예바는 '무결점 연기'를 펼쳤다. 특히 첫 점프로 뛴 트리플 악셀은 무려 3.54점의 높은 수행점수(GOE)를 챙겼다. 트리플 플립과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깔끔했다.

▲ 카밀라 발리예바가 2022년 유럽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 ISU 인스타그램 캡처

발리예바는 점프뿐만이 아니라 비 점프 요소에서도 강하다. 그는 세 가지 스핀(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 플라잉 카멜 스핀 레이백 스핀)은 모두 최고 등급인 레벨4를 기록했다. 스텝시퀀스도 레벨4를 받았다.

주니어 시절 발리예바는 같은 국적의 경쟁자와 비교해 스핀과 스텝시퀀스 그리고 표현력은 뛰어나지만 점프가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완벽하게 완성했고 트리플 악셀을 비롯한 고난도 점프의 퀄리티도 한층 좋아졌다.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된 그는 올림픽이 열리는 시즌, 모든 대회를 휩쓸고 있다.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발리예바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번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는 스토리를 말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몸을 잊고 프로그램과 관중 그리고 심판만 생각하면 매우 좋은 기분으로 스케이트를 탈 수 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프리스케이팅은 쇼트프로그램처럼 적극적으로 임하고 싶다. 유럽선수권대회는 올림픽을 앞두고 열리는 대회라 매우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세계 각국 언론도 발리예바의 '기록 행진'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매체 J-sports는 "발리예바의 점프는 그 누구도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높이 올라간다. 그의 장점은 점프만이 아니다. 유연함과 부드러운 스케이팅을 앞세워 스핀과 스텝에서 모두 레벨4를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카밀라 발리예바 ⓒ ISU 인스타그램 캡처

이어 "만약 피겨스케이팅의 남녀 싱글 구성점의 차이가 없어진다고 가정하면 러시아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발리에바의 가상 점수는 무려 312.99점이다"라고 언급했다.

이탈리아 매체 OA스포츠는 "예정된 3개의 스핀으로 90점이 넘는 상상하기 어려운 점수를 받았다"며 칭찬했다.

미국 매체 ESPN은 "발리예바는 국제 대회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다음 달 열리는 올림픽에서 타이틀을 거머쥘 유력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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