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 KBO리그, 포기 모르는 '대기만성'의 사나이들
작성일: 2020.12.27 14:00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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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올 시즌 KBO리그에는 인내의 시간을 먹고 자라 빛을 본 선수들이 있다.
야구를 포기하려다가, 실제로 그만두기도 했다가 야구를 잊지 못해 다시 배트를 잡고 글러브를 집어든 선수들의 성공 스토리는 스포츠 기록, 그 이상의 감동을 준다. 올 시즌 팬들에게 더욱 마음이 가게 했던 의지의 사나이들을 모아봤다.
NC 다이노스 외야수 강진성은 2012년 NC에 4라운드로 입단해 2013년 NC의 1군 합류 때부터 함께 한 '창단 멤버'지만, 올 시즌 전까지 1군에서 50경기 넘게 뛰어본 시즌이 없었다. 입단 동기 나성범과 달리 낮은 타율에 발목잡히면서 외야에서 자리를 잡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런데 올해 강진성이 달라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아버지인 강광회 심판이 "야구를 그만두고 서울로 가자"고 말하기도 했던 강진성이었지만 개막 직후부터 임팩트 있는 장타를 날리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변화구 대처 능력이 좋아진 강진성은 5월 역대 6번째 연타석 대타 홈런을 치는 등 '1일 1깡'으로 불리며 121경기에 나와 12홈런 70타점 53득점 타율 0.309를 기록했다.
한화 이글스 투수 윤대경만큼 먼 길을 돌아온 선수도 드물다. 윤대경은 2013년 삼성에 내야수로 입단했으나 입단 후 투수로 전향했다. 2017년 군대를 가 있는 동안 방출 명단에 올랐고 전역 후 일본 독립리그에서 야구를 하다가 2018년 한화에 육성 테스트를 보고 다시 KBO리그에 돌아왔다.
윤대경은 입단 8년차인 올해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지만 송진우 코치가 알려준 슬라이더에 자신감을 장착하면서 55경기 5승무패 7홀드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했다. 7홀드는 한화에서 4번째로 많은 수치다. 윤대경 역시 야구를 그만두고 싶을 만큼 힘들었고 말도 통하지 않는 타지에서 야구하는 것이 두렵기도 했지만 "그냥 그만두기엔 나를 뒷바라지 해준 부모님에게 미안해"서 참고 견디며 올해 같은 활약을 맛봤다.
kt 위즈 외야수 조용호도 2011년 드래프트에서 미지명된 뒤 독립리그 고양 원더스에 입단했고 2014년 육성선수로 SK에 들어갔으나 2017~2018년 2년 동안 85경기에 그쳤다. 조용호는 2018년 말 무상 트레이드로 SK를 떠나 kt 유니폼을 입었다. 그만큼 SK 전력 상에는 없는 인물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kt에서 87경기에 출장해 타율 0.293을 기록하며 조금씩 주목받기 시작했다.
올해는 처음 규정타석을 채우며 132경기 73득점 32타점 12도루 타율 0.296의 성적으로 팀의 첫 가을야구를 이끌었다. 조용호는 올 시즌 타율보다 1할이나 높은 출루율(0.392)로 주로 1번 타순에 배치됐다. 타석상 투구수 리그 1위(4.48개)로 누구보다 투수 공을 많이 보고 투수를 많이 괴롭히는 타자로 평가받으며 자신의 스카우팅 리포트를 스스로 다시 만들었다.
키움 히어로즈 투수 이영준은 2014년 kt에 2차 7라운드로 지명됐으나 한 시즌만에 방출됐다. 이어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하면서 혼자 몸을 만들었다. 얼마나 간절하게 운동을 했는지 자신도 모르는 새 구속이 늘었다. 이영준은 늘어난 구속을 바탕으로 2017년 키움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이영준의 기적은 끝이 아니었다. 이영준은 키움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하고 관리를 받으면서 어느새 구속이 145km 안팎까지 높아졌다. 공 빠른 좌완 불펜이 꼭 필요하던 키움에 구세주가 나타난 것. 이영준이 눈길을 끌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지만 아직 필승조로 쓰기엔 불안했던 지난해와 다르게, 올해는 52경기에 나와 처음으로 두자릿수 홀드(25개)를 기록하며 팀의 필승조로 완벽하게 자리잡았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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