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 하나 줬다, 되면 1선발" 1위 LG에 없던 '에이스', 10패 투수는 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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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2023년 LG 트윈스는 야구계의 속설을 무시하는 팀이었다. 20승에 육박하는 특급 에이스를 보유하지 못했다. 심지어 선발 로테이션을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팀도 아니었다. 확실한 마무리 투수를 가졌지만 그 투수의 컨디션이 시즌 내내 일정하지 않았다.
답은 뎁스와 다양성에 있었다. 다양하면서도 저마다 강점이 확실한 불펜투수들, 그리고 출루와 장타의 조화로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이뤘다.
올해는 더 발전된 팀을 꿈꾼다. 그러려면 먼저 에이스를 갖춰야 한다. 장수 외국인 선수 케이시 켈리와 재계약한 가운데 디트릭 엔스를 새로 영입해 원투펀치를 완성했다. 베테랑 켈리는 경험을 무기로 하는 2선발로 기대한다. 에이스는 엔스가 맡아주기를 바라고 있다. 엔스는 지난달 14일 LG와 인센티브 10만 달러를 포함한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보장액 90만 달러에서 LG가 엔스에게 거는 기대를 느낄 수 있다.
엔스는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를 두루 경험한 선수다. 2012년 드래프트에서 뉴욕 양키스의 19라운드 지명을 받고 21살에 프로야구 커리어를 시작했다. 미네소타 트윈스와 탬파베이 레이스를 거치면서 메이저리그 통산 11경기 2승 무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40을 남겼다. 마이너리그에서는 85경기에 등판해 32승 24패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했다.
2022년부터는 일본으로 무대를 옮겼다. 세이부 라이온즈와 1억 엔 계약을 맺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첫 시즌에는 23경기 10승 7패 평균자책점 2.94로 괜찮은 성적을 냈다. 그런데 지난해 돌연 흔들렸다. 1승 10패 평균자책점 5.17에 머무르면서 두 번째 재계약에 실패했다. LG는 세이부와 재계약이 무산된 엔스와 접촉해 영입에 성공했다.
지난해 LG는 에이스에 목말랐다. 켈리와 아담 플럿코 모두 좋은 투수였지만 메이저리그로 떠난 에릭 페디만큼 압도적인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페디는 지난해 NC 다이노스에서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과 209탈삼진으로 투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정규시즌 MVP와 골든글러브, 최동원상과 수비상까지 무려 7관왕으로 한국 생활을 마치고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반면 LG는 두 외국인 선수가 번갈아 활약했다. 켈리는 시즌 중반까지 고전하면서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에 시달렸다. 켈리가 흔들리던 사이 1선발을 맡았던 플럿코는 고관절 부상 뒤 재활에 오랜 시간이 필요해 한국시리즈에 뛰지 못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국내 선발투수들을 확정하는 것도 오랜 시간이 걸렸던 LG는 이렇게 시즌 내내 선발 로테이션이 고민거리였다. 그나마 켈리가 안정감을 되찾고 임찬규 이정용이 자리를 잡으면서 숨통이 트였다. 한국시리즈에서는 김윤식이 부활하며 1승을 챙겼다.
염경엽 감독은 '올해는 다르다'를 외친다. 그는 지난달 29일 "내년(2024년)은 확실한 선발투수를 갖고 시작한다는 것이 올해(2023년)와 가장 큰 차이"라며 엔스에게 에이스 몫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2년 전 10승 투수가 지난해 10패 투수로 돌변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한 가지만 바꾸면 KBO리그에서 에이스로 활약할 만한 구위를 갖췄다고 판단했다.
역전된 좌우 타자 성적이 포인트다. 엔스는 2022년만 해도 왼손타자 상대 0.770, 오른손타자 상대 0.585의 피OPS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왼손타자에게 0.736, 오른손타자에게 0.775로 상황이 역전됐다.
염경엽 감독은 "엔스의 강점은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인데 오른손타자에게는 약한 면이 있었다. 스카우트팀을 통해 캠프 오기 전까지 체인지업 준비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캠프에서 체인지업을 얼마나 살리느냐에 적응 여부가 달렸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체인지업이)잘 발전한다면 쉬운 투수는 아닐 거다. 체인지업만 좋아지면 다른 구종도 효과를 볼 거다. 1선발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캠프 때 체인지업을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엔스는 과거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 사이에 있던 시기 체인지업을 교정해 주목을 받았다. 메이저리그에 통할 수 있는 구종으로 평가받은 것 역시 체인지업이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체인지업을 그리 많이 던지지 않았다. 체인지업 구사율이 2년 연속 10%를 밑돌았고, 체인지업을 던졌을 때의 결과도 썩 좋지 않았다. 그 이유와 차이를 찾아내는 것이 엔스와 LG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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