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과 동급 평가' 규정이닝 없는 팩스턴도 다저스와 1년 1200만 달러 계약…코리안몬스터 기준점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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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데뷔 후 규정이닝을 채워본 적 없고, 30대에 접어든 뒤 팔꿈치 수술을 받은 선수가 1년 1200만 달러에 LA 다저스 이적을 앞두고 있다.
FA 시장에서 류현진과 비슷한 수준의 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던 제임스 팩스턴이 다저스가 선호하는 '단기 보험형' 선발투수로 1000만 달러 이상의 메이저리그 계약을 따냈다. 류현진의 예상 행선지에서 다저스라는 선택지는 지워졌다고 봐야겠지만, 한편으로는 류현진 또한 비슷한 수준의 계약을 얻을 수 있다는 예상도 가능하다.
MLB.com은 23일(한국시간) "다저스가 FA 좌완투수 제임스 팩스턴과 합의를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저스는 팩스턴에게 1년 1200만 달러(약 160억원)의 규모 계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MLB.com은 이 소식을 전하면서 "팩스턴의 2023시즌은 완벽하지 않았지만 다시 투구를 할 수 있어 행복감을 되찾은 시기다. 2020~2021년에는 뉴욕 양키스와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6차례 등판한 것이 전부였다. 2021년 4월에 토미존 수술을 받았고 2022년 보스턴으로 옮겼지만 1경기도 등판하지 않았다"라고 소개했다.
팩스턴은 류현진과 함께 '2티어' FA 선발투수로 분류되던 선수다. 블레이크 스넬과 조던 몽고메리가 1티어를 형성하고 있다면 류현진과 팩스턴, 마이클 로렌젠 등이 2티어로 그 다음 순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 팩스턴의 1년 1200만 달러 다저스행은 류현진의 다음 계약을 예상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
팩스턴은 지난 2013년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016년 처음으로 빅리그에서 한 시즌에 20경기 이상 선발 등판하기 시작했고 그 뒤로 꾸준히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단 아직까지 규정이닝(162이닝)을 채운 적은 없었다. 한 시즌 최다 이닝이 2018년의 28경기 160⅓이닝이다. 2019년에는 그보다 1경기 많은 29경기에 등판했으나 150⅔이닝을 투구하는데 그쳤다.
팩스턴은 다저스에 적합한 영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애슬레틱은 "지난해 10월 선발투수가 메말라 우승하지 못한 다저스는 지난 실패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선수 영입에 나섰다. 2025년 투수 복귀가 예상되는 오타니 쇼헤이를 데려온 뒤 탬파베이 레이스와 트레이드로 타일러 글래스노를 얻고 5년 1억 3650만 달러 연장 계약을 맺었다. 이어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12년 3억 2500만 달러 계약까지 체결했다"면서 "그러나 이 영입은 10월(포스트시즌) 경쟁력을 강조하는 동시에 정규시즌에 대한 우려는 남겨둔 선택이었다. 글래스노는 부상 경력이 있고 한 시즌 최다 이닝이 120이닝에 불과하다. 야마모토는 오릭스 버팔로즈에서 6인 선발 로테이션에 익숙했다"고 덧붙였다. 정규시즌에서 로테이션을 돌 수 있는 투수가 필요했는데 그 선수가 바로 팩스턴이었던 것이다.
나머지 선발 자원들도 대부분 물음표가 붙는다. 워커 뷸러는 토미존 수술 후 복귀를 준비하는 과정에 있다. 더스틴 메이는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클레이튼 커쇼가 다저스와 재계약할 여지가 남아있는데, 그 역시 어깨 수술로 8월까지는 투구가 어렵다. 다저스는 이들이 복귀할 때까지 버텨줄 선발투수가 필요했다. 팩스턴이 규정이닝을 채운 적이 없다는 점은 적어도 지금 다저스에는 큰 흠이 되지 않는다.
디애슬레틱은 또 "이번 영입은 다저스가 정규시즌을 치르는 동안 팩스턴에게 몇 이닝을 끌어낼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더불어 반등 가능성에도 기대가 모인다"며 "팩스턴의 구위는 여전히 효과적이다. 타일러 앤더슨과 앤드루 히니 영입의 성공, 혹은 노아 신더가드 실험의 실패 같이 다저스가 로테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도했던 선택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설명했다.
팩스턴은 류현진과 같은 2티어 등급을 받았다는 점 외에도 유사한 점이 있다. 무엇보다 류현진과 비슷한 나이, 시기에 팔꿈치 수술을 했다. 뉴욕 양키스(2019~2020년)를 거쳐 시애틀로 돌아온 2021년 시즌 첫 등판에서 왼팔 통증을 호소했다. 4월 수술대에 올라 2022년 시즌까지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복귀하지 못한 채 재활에 매진했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팔꿈치 수술 후 재활 중인 팩스턴을 영입하는 도박수를 뒀는데, 결국 팩스턴은 2022년 시즌에는 통증이 재발해 빅리그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5월 13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경기에서 2년 만의 복귀전을 치렀고 9월 2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까지 모두 19경기 96이닝을 투구했다. 성적은 7승 5패 평균자책점 4.50이었다.
류현진은 팩스턴보다 1살이 많지만 2022년 수술 뒤 계획대로 재활을 마친 뒤 메이저리그에 복귀했다. 복귀 후 11경기에서 52이닝을 투구해 평균 투구 이닝이 5이닝에 못 미치지만 이는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구단 차원에서 류현진의 투구 이닝을 관리한 것으로 보는 쪽이 타당하다. 류현진의 조정 평균자책점(ERA+)은 123으로, 리그 평균 투수보다 23% 뛰어난 성적을 냈다. 이는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코리안 몬스터' 돌풍을 일으켰던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의 119보다도 좋은 수치다.
한화 이글스 복귀 가능성이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류현진은 여전히 메이저리그 구단이 원할 만한 경쟁력을 갖춘 선수다. 선발투수 FA 시장 동향을 다루는 기사에 그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유다. 지난 일주일 동안 토론토 재계약은 물론이고 볼티모어 오리올스, 마이애미 말린스에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뉴욕포스트-MLB네트워크의 존 헤이먼 기자는 이제 류현진, 팩스턴 같은 '2티어' 선발투수들의 계약이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FA 선발투수 2등급 시장이 곧 활기를 띌 것이며 볼티모어도 이와 관련된 팀 중 하나다"라고 보도했다. 그리고 실제로 팩스턴이 행선지를 결정했다.
MLB.com은 류현진을 FA 시장에 남은 최고 선발투수 중 1명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이 매체는 "FA 시장에 남은 최고 선발투수 중에는 몽고메리, 로렌젠, 팩스턴, 류현진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또 MLB.com은 "볼티모어는 여전히 선발투수 영입을 원하고 있다. 이상적으로는 팀 선발 로테이션의 뒤쪽(4~5선발)보다는 앞쪽(1~3선발)에 가까운 선수를 원한다. 마이크 엘리아스 단장은 지난해 11월 단장회의에서 탄탄한 선발투수를 데려오겠다는 계획을 처음 밝혔고, 12월 윈터미팅에서도 같은 방향성을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FA 풀이 조금 줄어들었지만 빅리그 수준의 선발투수들 대부분은 아직 계약하지 않았다. 다른 포지션은 트레이드로 채울 수 있고, 거의 매일 소문이 등장한다"며 볼티모어 같이 선발투수 영입을 원하는 팀들이 스프링캠프 전 전력을 보강할 기회가 여전히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볼티모어의 경우 다음 달 15일 투수와 포수들을 소집한다. 3주 조금 넘게 여유가 있는 셈이다.
아직 스프링캠프까지는 시간이 있다. MLB.com이 꼽은 '최고 수준' 선발투수 가운데 1명이 빠져나갔으니, 이제는 곧 류현진의 결정이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 선발투수를 원하는 팀은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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