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문율 아니었어? 시리 32.6초 vs 소토 37.7초…홈런치고 보란 듯 '산책 주루'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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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주먹도 고성도 오가지 않았지만 분명 치열한 신경전이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라이벌 탬파베이 레이스의 랜디 아로사레나와 호세 시리, 뉴욕 양키스 후안 소토가 홈런을 친 뒤 마치 '느리게 걷기' 경쟁이라도 하듯 베이스를 천천히 돌아 팬들을 웃게 만들었다.
양키스는 2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브롱크스의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탬파베이와 경기에서 안타 13개를 날리고 9-1 대승을 거뒀다. 소토는 7회 솔로 홈런에 이어 8회 3점 홈런으로 5타수 3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7회 홈런은 방향이 아슬아슬했다. 오른쪽 폴대 근처로 날아간 타구는 결국 홈런으로 인정받았다.
허리를 꺾어가며 타구를 유심히 바라보던 소토는 천천히 그라운드를 돌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금기시되는 동작 타구 감상과 산책 주루를 한 번에 선보였다.
그러나 탬파베이는 여기에 어떤 불만도 드러낼 수 없었다. 사실 불을 붙인 쪽은 탬파베이였다. 22일 경기에서 아로사레나와 시리가 홈런을 친 뒤 먼저 산책하듯 천천히 베이스를 돌았다. 소토는 확실히 이를 의식하고 행동했다.
22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시리는 "이게 그들이 하는 방식이다. 누구도 막을 수 없다"고 얘기했다. 시리 역시 그동안 양키스 타자들의 행동을 보며 마음에 담아둔 것이 있는 듯했다.
시리는 5회 밀어친 타구로 담장을 넘긴 뒤 30초 넘게 베이스를 돌았다. 그냥 느리게 걷는 정도가 아니라, 타구를 감상하고 방망이를 던진 뒤 3루 베이스를 밟기 전 동료들을 바라보며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는 "정상적인 행동이었다. 나는 그저 더그아웃의 동료들과 동료들과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려고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MLB.com은 "틀린 말은 아니다. 이번 시즌 시리가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도는 시간은 평균 29.3초로 마르셀 오수나(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이어 두 번째로 길었다. 22일 경기에서는 32.6초가 소요됐다"고 소개했다. 홈런을 맞은 로돈은 "시리가 잘 쳤다. 그가 하고 싶은대로 느리게 또는 빠르게 돌아도 된다"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소토는 시리의 행동을 눈여겨 본 것 같다. 물리적으로 반응하는 대신 똑같이 갚아주는 쪽을 택했다. 소토는 23일 7회 홈런을 터트린 뒤 무려 37.7초 동안 베이스를 돌았다. 올해 메이저리그 최장 기록이며, 지난 5년을 통틀어 세 번째로 긴 시간이었다.
하지만 소토는 시리의 행동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은 아니라고 답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선 그게 파울인지 페어인지 확인하려고 했다"며 "그리고 날씨가 더웠다. 허벅지 근육이 무리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얘기했다.
그런데 소토는 8회 자신의 3점 홈런으로 점수가 6-1로 9-1로 벌어진 뒤에는 24.2초 만에 베이스를 돌았다.
한편 양키스 애런 분 감독은 "새로운 세상이다"라며 "선수들은 자기가 하고싶은 대로 할 거다"라고 답했다. 탬파베이 케빈 캐시 감독 또한 "그저 경기의 일부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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