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과소평가했다" 中 내부 반성…'멘털 악마'의 탄생→"세계 정복한 AI 같은 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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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중국 배드민턴계가 '내부 반성'에 돌입했다. 독보적인 1인자 안세영(삼성생명) 탓이다.
지난달 25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세송세비녜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1위 안세영과 2위 왕즈위(중국)가 마주 섰지만 경기 균형은 오래가지 않았다.
단 42분. 안세영은 왕즈위를 2-0(21-13, 21-7)으로 압도하며 올해 아홉 번째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1게임 초반 10점까지는 팽팽했다. 그러나 17-13 이후 흐름은 완전히 기울었다.
안세영의 각도 큰 대각 스매시와 '몸쪽 승부'가 본격화되자 왕즈위는 연속 실책으로 무너졌다.
22분 만에 첫 게임을 내준 왕즈위는 두 번째 게임에서 몸이 굳어버렸다.
안세영은 7-3에서 6점을 연속으로 몰아쳐 일찌감치 승세를 거머쥐었다.
이날 패배로 왕즈위는 올 시즌 안세영과 7차례 맞붙어 전패, 통산 상대 전적도 4승 15패로 더 벌여졌다.
중국 '시나스포츠'는 “왕즈위는 올해 안세영의 (챔피언 등극) 디딤돌이 된 비극적인 인물”이라며 “세계 2위 랭킹이 무색할 만큼 안세영 앞에선 작아진다”고 혹평했다.
“올해 세 차례 우승을 거뒀지만 결승에서 6번이나 안세영에게 패했다. 한국 챔피언은 왕즈위 전담 '멘털 악마'가 됐다”는 표현도 곁들였다.
세계 1·2위 톱 랭커 맞대결 승패는 기술보다는 심리전에서 갈렸다는 의미였다.
안세영 독주는 2025년 세계 배드민턴을 상징하는 서사다. 프랑스오픈 우승으로 이번 시즌 9관왕을 달성한 그는 출전한 13개 국제대회 중 9개를 독식했다.
슈퍼 1000급 최상위 대회인 말레이시아오픈·전영오픈·인도네시아오픈에 이어 슈퍼 750급 인도·일본·중국·덴마크·프랑스오픈까지 차례로 석권했다.
아울러 오를레앙 마스터스(슈퍼 300) 역시 그의 독무대로 만들었다.
중국 '넷이즈'조차 “안세영은 전천후 기술과 유연한 풋워크, 강철 멘털을 갖춘 역사적 스타”라며 격차를 인정했다.
지난해 부상으로 일부 대회를 건너뛴 안세영은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완벽 복귀해 허빙자오(중국)를 2-0으로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당시 중국 언론은 “틈이 보이지 않는다”며 탄식을 쏟아냈다.
이후 안세영은 경기 감각과 체력을 완벽히 되찾았고 올해까지 압도적인 페이스를 이어 가고 있다. 시즌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홉 번의 우승을 확정했다.
올 시즌 유일한 흠이라면 지난 8월 파리 세계선수권대회 4강에서 천위페이(중국)에게 패한 한 경기뿐이다.
한때 중국은 안세영을 잡기 위해 집단 포위 전술까지 사용했다. 인재풀이 넓은 강점을 적극 활용한 술책이었다. 8강, 4강에 서로 다른 랭커를 배치해 체력을 소모시키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 전략은 오래가지 않았다. 안세영은 체력전에서도 밀리지 않았고, 오히려 후반으로 갈수록 반응 속도와 스윙 스피드가 더 살아났다.
시나스포츠는 “중국 체육계는 난망하다. 탁구에선 일본 랭커를 철저히 분석해 (효과적으로) 대응했지만 배드민턴의 안세영은 3년이 지나도 해독(解讀)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지적했다.
중국 배드민턴 대표팀 뤄이강 코치가 2023년 전영오픈 당시 “안세영은 별거 아니다”라고 말한 일화도 다시 회자됐다. 물론 이때 뤄이강 코치 발언은 자국 선수단 자신감을 북돋아주기 위한 독려 메시지 성격이 짙다.
다만 매체는 “뤄이강 발언은 오만의 상징이었다. 중국은 안세영 본질을 끝내 이해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마치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품을 보고 ‘이게 뭐가 대단하냐’ 말하는 것과 같다”며 중국 내 자성론이 들불처럼 번지는 모양새다.
중국의 마지막 등불로 꼽히는 천위페이(5위) 또한 안세영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은퇴한 허빙자오를 포함해 최근 2년간 왕즈위, 한웨(4위), 천위페이, 가오팡제(13위) 등이 '안세영 킬러' 등극을 꾀했지만 모두 패퇴했다.
중국은 새로운 대항마 발굴을 모색하지만 해법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기술로도, 전술로도, 멘털로도 뚫리지 않는 상대이기 때문이다.
국내외 코치진은 안세영을 “AI형 선수”라 부른다. 경기 중 실시간으로 상대 패턴을 학습하고 셔틀콕 궤적과 발끝 방향을 동시에 읽는다. 경기가 길어질수록 오히려 강해지는 이유다.
안세영은 지난달 28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상대가 어떻게 나오는지 계속 파악한다. 영상 자료보단 코트에서 직접 느끼면서 인지하는 편이다. (상대 수를 읽으면) 중간중간 템포에 변화를 준다. 이게 도움이 많이 됐다"며 수싸움에서 우위를 9관왕 비결로 귀띔했다.
실제 안세영 경기를 보면 세계 유수의 톱 랭커가 패턴을 읽혀 두뇌 싸움에서 열세를 보이다 체력이 떨어지고, 그 결과 멘털이 무너지는 흐름이 반복됨을 엿볼 수 있다.
이제 안세영은 국내 팬들 앞에 선다. 4일부터 오는 9일까지 전북 익산 원광대학교 문화체육관에서 열리는 ‘2025 익산 빅터 코리아마스터즈 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사인회로 팬들과 만난다.
안세영과 더불어 남자복식 세계 1위 서승재-김원호, 여자복식 3위 공희용, 여자복식 22위 정나은-이연우 등도 함께한다.
총상금 24만 달러(약 3억4000만 원) 규모의 이번 대회에는 27개국 320인 선수가 자웅을 겨룬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세계적인 스타가 모이는 이번 대회를 통해 익산이 스포츠 도시로 도약하길 기대한다”며 “선수가 최고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아직 안세영의 비밀을 풀지 못했다. 패턴 분석과 전술 대비 두루 참패 중이다. 중국 포털사이트 댓글난을 보면 “안세영을 멈출 수 있는 건 안세영 그 자신뿐”이란 자조적 반응이 눈에 띈다. 23살의 나이와 여전히 성장 중인 기량을 고려하면 한동안 셔틀콕 퀸 국적은 '한국'으로 유지될 확률이 농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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