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팀들이 비시즌에 KIA를 부러워하는 이유… 오키나와의 전쟁은 프런트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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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김태우 기자] KBO리그에서 구하기 어려운 것은 꼭 좋은 선수만은 아니다. 좋은 지도자를 확보하는 것도 요즘 들어 계속 어려워지는 추세고, 심지어 좋은 캠프지를 고르는 것 또한 쉽지 않다. 매년 구단 프런트가 고민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국은 1·2월 날씨가 추워 정상적인 실외 훈련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각 구단들은 매년 엄청난 돈을 들여 해외로 스프링캠프를 떠난다. 어차피 많은 돈을 들인 것, 좋은 시설에서 훈련을 하면 좋은 게 당연한데 이것도 쉽지 않다. 그라운드 상태, 경기장 시설, 실내 훈련장, 숙박 시설, 케이터링 등 부대 지원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캠프지가 생각보다 마땅치 않다.
이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좋은 캠프지’는 이미 현지의 프로 구단들이 선점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일본 오키나와현, 가고시마현, 미야자키현 등에 여러 야구장이 있지만 좋은 구장은 일본프로야구 1·2군이 이미 선점한 상태다. 프로 구단이 찾으면 지역의 명예는 물론 경제적 파급 효과도 엄청나기에 당연히 일본 구단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KBO리그 구단들에게 허락된 경기장은 점점 줄어든다.
KBO리그 구단들의 스프링캠프지, 그리고 마무리캠프지가 매년 바뀌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특히 각 구단들이 1차 캠프를 마친 뒤 실전 위주의 2차 캠프를 진행하는 일본 오키나와는 경기장이 동난 지 오래다. 오키나와에 한국·일본 1군·일본 2군 팀들이 많이 몰려 있기에 연습경기를 치르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는데 정작 홈으로 삼을 만한 구장이 없다. 이 경우 경기가 없는 날은 따로 훈련을 하지 못하는 애로사항이 생긴다. 다른 팀에 전화를 해 경기장을 빌리기 일쑤다.
그런 측면에서 KIA는 캠프 여건이 가장 좋은 팀 중 하나로 뽑힌다. KIA는 매년 2차 스프링캠프를 일본 오키나와현 킨 구장에 차린다. 킨 구장은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가 매년 1차 캠프를 진행하는 곳이다. 일본 프로 팀이 쓸 정도니 시설은 보장되어 있다. 라쿠텐이 본토로 떠나야 들어와 쓸 수 있어 캠프 시작부터 쓰기 어렵다는 게 딱 하나 단점이다. 그래도 오키나와에서는 아예 아카마 구장 신축부터 관여해 1차 캠프부터 쭉 진행할 수 있는 삼성 다음으로 좋은 여건이다. 타 팀이 은근히 부러워하는 대목이다.
지역 스포츠타운 내에 위치한 킨구장은 정식 규격의 경기장, 수비 훈련 정도는 충분히 진행할 수 있는 보조 구장, 우천 여부와 관계없이 피칭을 할 수 있는 불펜 피칭장을 완비하고 있다. 근래까지 한 가지 아쉬웠던 게 실내 훈련장이 없어 비가 올 때 훈련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인데 최근 돔 형식의 실내 훈련장이 신축되면서 마지막 고민까지 해결했다. 새로 만들어 샤워장과 라커룸까지 완벽하다. 메인 구장에서 실내 훈련장까지 거리가 가까워 도보로도 이동이 가능하다.
거저 얻은 것은 아니다. 좋은 시설을 빌릭 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KIA가 오랜 기간 공을 들인 결과다. 라쿠텐이 쓰는 구장이니 당연히 많은 구단들이 눈독을 들였지만 오래 전부터 지역 사회와 네트워크를 꾸준하게 이어온 결실이 빛을 발하고 있다. 서로 신뢰가 돈독하기에 킨 구장 측도 다른 구단을 마다하고 KIA에 매년 경기장을 빌려주고 있다. 오래 온 만큼 선수들도 이 경기장이 익숙하고, 동선도 효율적이라 최적의 훈련 일정 작성이 가능하다.
KIA와 킨 구장의 인연은 단순히 스프링캠프로 끝나지 않는다. 마무리캠프 또한 꾸준히 킨 구장에서 진행하고 있다. 마무리캠프는 젊고 어린 선수들의 기량 향상이 주목적인 만큼 당연히 스프링캠프보다 훈련량이 많다. 오히려 그라운드 사정이나 훈련 시설이 더 좋아야 하는 무대인데 킨 구장이 이를 충족하고 있다.
코칭스태프도 경기장 구조를 잘 아는 만큼 매년 더 효율적인 훈련 동선을 선보이고 있다. 4일부터 시작된 올해 마무리캠프 또한 비교적 대규모의 인원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부하가 걸린다는 느낌이 별로 없다. 야수 A조가 메인구장에서 훈련을 하면, 그 시간에는 야수 B조가 실내 훈련장에서 다른 훈련을 하고 있다. 투수 A조가 불펜에서 피칭을 할 때, 투수 B조는 보조 경기장에서 훈련 및 수비 훈련을 한다. 톱니가 딱딱 맞아 떨어진다. 5일 비가 내려 실외 훈련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실내 훈련장이 있어 선수들의 조기 귀가를 막을 수 있었다.
KIA는 내년에도 다시 킨 구장을 찾는다. 1차 캠프는 가고시마현 아마미오시마에서 하고, 2월 중순경 오키나와로 들아와 킨 구장을 다시 홈으로 삼는다. 이곳에서 실전을 벌이며 2026년 명예 회복의 초석을 다진다. 이번 마무리캠프에 온 선수 중, 석 달 뒤 다시 이 킨 구장을 찾을 선수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팀은 강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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