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와는 다른 충격… ‘최형우 이적’ KIA 휘청거린다, 미래 과제가 지금 당장 청구서로 날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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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5년 시즌 뒤 내부에서 총 6명의 프리에이전트(FA)가 동시다발적으로 튀어 나온 KIA는 쉽지 않은 오프시즌을 예감하고 있었다. 가뜩이나 6명이나 되는 수도 부담인데, 지난해 통합 우승팀이 8위까지 떨어지는 과정에서 지갑을 화끈하게 열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KIA는 전략을 정교하게 짜 FA 시장에 임했지만, 현재까지는 ‘1명 잔류(이준영), 3명 이적(박찬호 한승택 최형우)’이라는 초라한 성적표에 머물고 있다. 유격수 최대어이자, 이번 FA 시장에서 강백호(한화)에 이어 종합 가치 ‘No.2’로 불린 박찬호를 두산에 내줬다. 두산이 4년 총액 80억 원, 이중 78억 원을 보장액으로 제시한 것을 확인한 KIA는 자체 예산의 초라함을 느낀 채 철수했다. 더 따라갈 수가 없었다.
박찬호 전쟁은 깔끔하게 졌다는 표현이 어울렸다. 경쟁균형세(샐러리캡) 상한선을 깰 수 없는 상황에서 80억 원 이상을 부르기는 불가능했다. KIA가 일찍 미련을 접은 이유다. 그런데 팀 주축 타자였던 최형우(42)의 이적은 조금 다른 의미에서 더 큰 충격이다. 여기서는 돈 싸움에서 밀린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KIA도 당황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삼성은 3일 최형우와 2년 총액 26억 원의 계약에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017년 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어 KIA와 4년 총액 100억 원에 계약한 뒤 9년간 KIA에서 뛴 최형우는 그렇게 친정팀 삼성으로 돌아간다. 인센티브 비중은 밝히지 않았지만 거의 대부분이 보장으로 알려졌다.
굳이 따지고 보면 KIA의 조건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KIA는 1+1년 제안하기는 했지만, +1년 옵션은 최형우의 기량이 급속도로 추락하지 않는 이상 무난하게 실행이 가능한 수준이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인센티브 달성 기준은 처음에는 이견이 있었지만 협상을 통해 조금은 더 선수 친화적으로 조정됐다. KIA는 모든 게 핑계라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인센티브 조건을 모두 충족할 경우 총액은 KIA가 전혀 뒤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최형우가 잔류가 아닌 삼성 복귀를 택하자 KIA는 망연자실한 분위기가 읽힌다. 경쟁자에 비해 뒤처지지는 않는 조건을 제시하고도 놓쳤다는 것은 금액 외 다른 문제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추측이 나올 수밖에 없다.
어쨌든 KIA는 정신을 차리고 최형우의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 최형우는 KIA에서의 9시즌 동안 1167경기에 나가 타율 0.306, 185홈런, 826타점, OPS 0.909를 기록하며 대활약했다. 팀의 확고부동한 4번 타자이자 해결사였다. 2023년에는 121경기에서 타율 0.302에 17홈런, 2024년은 116경기에서 타율 0.280에 22홈런, 그리고 올해도 133경기에서 타율 0.307, 24홈런을 기록하는 등 팀에서 대체가 쉽지 않은 자원이었다.
다만 언젠가는 찾아올 현실이기는 하다. 최형우는 40대 선수다. 지금까지 모든 이들의 기대를 뛰어 넘으며 훌륭하게 선수 생활을 했지만, 향후 10년을 책임질 수 있는 선수는 아니었다. 장기적으로 최형우의 대체 자원을 찾아야 한다는 과제는 팀 내 분명히 있었다. 그 과제가 조금 더 일찍 청구서로 왔다는 것은 분명하다.
딱 하나 위안은 지명타자 자리를 조금 더 효율적으로 돌려 쓸 수 있다는 점이다. KIA는 주축 선수 중 공격력은 뛰어나지만 수비력 측면에서는 젊을 때보다 못한 선수들이 더러 있었다. 1989년 동갑내기인 나성범과 김선빈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지명타자 자리에 최형우가 딱 버티고 있었고, 최형우를 빼기 어려운 상황이 되다 보니 수비는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하고 들어가야 했다.
일단 최형우가 빠지면서 나성범 김선빈을 지명타자 자리에 돌려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수비력 강화는 물론, 최근 잦은 하체 부상에 시달렸던 두 선수의 부상 관리에도 나름대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타자 선발도 중요해졌다. 이범호 KIA 감독은 올해 타격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오선우를 1루수로 생각하고 있다. 거포보다는 공·수를 모두 갖추고 중견수까지 볼 수 있는 유형의 외국인 타자가 필요하다. 그래야 외야에 짜임새가 생긴다. 최형우의 이탈은 사실 지금 당장 완벽하게 메우기는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었다. KIA의 전력 구상도 더 치밀해질 필요가 있다.
한편 최형우는 삼성 구단을 통해 KIA 구단과 팬들에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최형우는 "오랜 시간 함께 했는데, 너무 죄송스럽고 감사드린다. 광주에서 9년 동안 저 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항상 팬분들이 챙겨주시고 걱정해주셔서, 그 마음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면서 "가족 모두 감사하게 생각하고, 그 추억을 항상 간직하면서 살겠다"고 작별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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