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박! 中 만리장성 박살내고 태극기 꽂았다...신유빈-임종훈, WTT 결승서 '세계 1위' 중국에 3-0 완승, 정상 탈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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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마침내 넘지 못할 것 같던 벽이 무너졌다. 세계 탁구의 중심을 지배해 온 중국을 상대로 한국 혼합복식 조가 가장 높은 무대에서 완벽한 승리를 완성했다. 신유빈(대한항공)과 임종훈(한국거래소)이 세계 정상에서 한국 탁구의 새 역사를 다시 썼다.
신유빈-임종훈 조는 13일 홍콩에서 열린 2025 월드테이블테니스(WTT) 파이널스 혼합복식 결승에서 중국의 왕추친-쑨잉사 조를 세트 스코어 3-0(11-9, 11-8, 11-6)으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가 이 대회 혼합복식 결승에 오른 것 자체가 처음이었고, 그 무대에서 곧바로 금메달까지 거머쥔 것은 전례 없는 쾌거였다.
WTT 파이널스는 탁구계에서 상징성이 특별한 대회다. 시즌 내내 열린 그랜드 스매시, 챔피언스, 컨텐더 시리즈 성적을 종합해 랭킹 상위 선수들만 초청받는다. 남녀 단식은 16명, 혼합복식은 단 8개 조만 출전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왕중왕전’이다. 그 무대에서 세계 최강 중국의 혼합복식 1번 조를 완파한 이번 우승은 단순한 깜짝 결과로 치부할 수 없는 의미를 지닌다.
결승 상대였던 왕추친-쑨잉사는 남녀 단식 세계 랭킹 1위가 합을 맞춘 최강 조합이었다. 중국 탁구가 자랑하는 상징적인 듀오이자 국제 대회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쌓아온 팀이었다. 신유빈-임종훈 조는 이들을 상대로 이전까지 6전 전패를 기록하며 번번이 벽을 넘지 못했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도 연속으로 패배를 맛봤다. 그러나 이번 파이널스 무대에서는 과거의 흐름이 완전히 뒤집혔다.
결승전의 시작부터 분위기는 이전과 달랐다. 첫 게임에서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신유빈-임종훈 조의 집중력이 빛났다. 짧은 랠리와 과감한 공격 선택으로 흐름을 잡았고, 11-9로 첫 세트를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 한 게임이 주는 심리적 효과는 컸다.
두 번째 게임에서는 더욱 안정적인 운영이 이어졌다. 초반부터 점수 차를 벌리며 주도권을 쥐었고, 한때 중국 조의 반격으로 흐름이 흔들리는 듯 보였지만 타임아웃 이후 다시 중심을 잡았다. 불필요한 실수를 최소화하며 11-8로 두 번째 세트를 마무리했다. 승부는 빠르게 한국 쪽으로 기울었다.
세 번째 게임에서도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한때 뒤처지는 상황에서도 조급함은 없었다. 차분하게 점수를 쌓아가며 스코어를 뒤집었고, 중국의 타임아웃에도 흔들림 없이 자신들의 플레이를 이어갔다. 10-6 매치 포인트 상황에서 왕추친의 공격이 테이블을 벗어나며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한국 탁구 사상 처음으로 WTT 파이널스 혼합복식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이번 우승은 과정 역시 특별했다. 신유빈은 불과 열흘 전 혼성 단체 대회 도중 무릎 인대 부상을 당해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결승 상대 쑨잉사 역시 직전 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입고 혼합복식 결승에 나섰다. 양 팀 모두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었지만, 경기 운영과 집중력에서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신유빈-임종훈 조는 흔들림 없는 전술과 침착한 멘털로 경기를 지배했다.
중국 현지 매체들도 결과를 부인하지 않았다. 중국 언론은 “부상이라는 변수가 있었지만, 한국 조의 완성도 높은 경기력은 분명했다”며 “WTT 파이널스 창설 이후 처음으로 혼합복식 금메달을 내줬다”고 평가했다. 중국 탁구의 절대적인 위상 속에서도 한국 조의 우승이 갖는 의미를 인정한 셈이었다.
경기 후 두 선수의 태도 또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임종훈은 우승 소감에서 승리의 기쁨보다 상대를 먼저 언급했다. 그는 상대 선수들의 체력 부담과 부상 상황을 언급하며 끝까지 최선을 다한 점에 대한 존중을 표현했다. 신유빈 역시 파트너에게 공을 돌리며 팀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부상을 안고 경기에 나선 쑨잉사를 향해 진심 어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경기장에는 박수가 이어졌다.
임종훈에게 이번 대회는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 최근 결혼이라는 인생의 큰 변화를 겪은 그는 신혼여행까지 미룬 채 시즌 마지막 대회를 준비했다. 앞서 남자 복식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건 데 이어, 파이널스에서 혼합복식 정상까지 오르며 개인 커리어와 인생 모두에 잊지 못할 순간을 남겼다.
신유빈 역시 이번 우승으로 한국 탁구 역사에 확실한 족적을 남겼다. 부상을 딛고 세계 최고 무대에서 중국을 넘어선 결과는 단순한 메달 이상의 가치다. 오랫동안 이어져 온 ‘중국의 벽’을 허문 상징적인 장면이었고, 한국 탁구의 경쟁력이 여전히 세계 최정상에 도전할 수 있음을 증명한 무대였다.
홍콩에서 완성된 이 우승은 단순한 시즌 마지막 장면이 아니다. 한국 탁구가 나아갈 방향과 가능성을 또렷하게 보여준 순간이었다. 신유빈과 임종훈이 만들어낸 이 승리는 한국 탁구의 현재이자 미래를 동시에 비추는 장면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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