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러다가 잠실돔 2035년에도 완공 못해” 갑자기 5만석? 이상과 현실 괴리 지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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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현 잠실야구장 부지에 건설될 이른바 ‘잠실 돔경기장’이 다시 한 번 급변하고 있다. 정부는 5만 석 이상의 대형 돔구장 필요성을 제기했고, 야구계는 일제히 환영한다며 화답했다.
그러나 막상 현실이 되기까지는 여러 난관을 거쳐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가뜩이나 늦어지고 있는 사업이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실적이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정부 또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완공만 늦어질 수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 또한 존재하는 가운데, 이 논의가 어떻게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야구계가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지난 16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과 업무보고에서 K-콘텐츠와 프로야구를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을 만들기 위해 장기적으로 5만 석 이상의 대형 돔구장 건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프로야구 인기는 물론 K-콘텐츠의 열기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상황에서 이 수요를 충당할 만한 ‘랜드마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야구계에서 가장 먼저 응답한 것은 일구회였다. 일구회는 성명을 통해 “정부발표를 적극 지지한다”면서 최근 대구·광주·대전 등 주요 도시에 신구장이 건설되기는 했지만 대부분 2만 석 내외로 연간 1200만 관중 시대를 연 프로야구의 성장세를 감당하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구회는 “일본 도쿄돔의 사례처럼 야구와 공연이 연중 결합되는 대형 시설은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1988년 완공된 도쿄돔은 4만7000㎡ 면적에 지어졌다. 야구 경기가 열릴 때는 최대 4만3500석 규모이며, 콘서트가 열릴 때는 5만 명 이상도 입장할 수 있다. 정부 발표로는 도쿄돔 정도의 사이즈를 가진 새로운 돔구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이 정도 규모의 돔구장이 없다. 고척스카이돔은 1만7000석 규모의 미니돔이고, SSG가 청라에 짓고 있는 돔구장 또한 프로야구 경기 기준으로 2만5000석 규모로 설계되어 있다. 잠실돔구장은 계획상 3만5000석 규모다.
프로야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야구장은 매진 행렬이다. 특히 빅매치의 경우는 이제는 주말과 주중을 가리지 않고 표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전국 모든 곳에 거대한 돔구장을 짓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최대 시장이자 LG와 두산까지 두 팀이 활용하는 서울에는 큰 돔구장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미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게다가 K-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작 이런 대형 공연을 열 만한 공간이 부족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대형 돔구장이 완공되면 프로야구 경기는 물론, 야구가 없을 때는 대형 콘서트나 기획전이 열릴 수도 있어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은 물론 대만 또한 4만 석 규모의 타이페이돔을 완공해 현재 이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이지 않다”는 의견도 고개를 든다. 현재 잠실 돔구장은 계획 단계에서 협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당초 예상했던 착공 시점보다 훨씬 더 늦어진 것도 사실이다. 아직 삽을 뜨지도 못했다. 경기 상황에 많은 영향을 받고 여러 차례 변경이 됐기 때문이다. 근래 들어 최종 계획안이 나왔으나 역시 구체적인 공사 일정은 아직이다.
이런 가운데 또 설계를 변경하면 당연히 추가적인 시간이 더 필요하다. 사업 주체가 난색을 보일 수도 있다. 공사비는 천문학적으로 더 올라가기 때문이다. 재원 조달 방안부터 다시 짜야 한다. 또한 돔구장이 커지면 그만큼 부지도 넓어져야 하는데, 현재 잠실 주경기장 일대 사업을 보면 부지를 더 넓히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시선도 있다. 가뜩이나 조밀하게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주위 사업과 같이 맞물려 추진하는 대형 프로젝트라 설계가 변경되면 얼마나 시간이 더 걸릴지는 알 수 없다. 재원 조달도 문제가 될 것”이라면서 “지금 계획대로 추진해도 완공 시점이 2032년인데, 이런 저런 일이 겹치면 2035년에도 완공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실제 잠실 돔구장 실시협약은 올해 내 끝날 예정이었으나 결국 내년으로 밀렸다.
추후 관리 차원도 문제다. 돔구장은 돈을 먹는 하마다. 만약 도쿄돔 수준의 사이즈로 지어진다고 가정하면, 경기장을 가득 채우지 못하는 경기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자연히 운영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K-콘텐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K-콘텐츠의 위상이 날로 견고해지는 것은 맞지만, 정작 5만5000석이 필요한 대형 콘서트가 1년에 몇 개나 될지는 알 수 없다. 사정에 밝은 공연 기획자는 “5만 석을 채울 수 있는 이벤트는 정말 극소수”라고 잘라 말했다.
돔구장은 특성상 한 번 지으면 오래 써야 한다. 그래서 미래의 수요까지 잘 예측하는 게 중요하다. 이왕이면 크게 만드는 게 괜찮다는 의견도 미래를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다. 다만 비면 빌수록 손해라는 점은 분명하다. 정부가 제시한 5만 석 규모의 돔구장이 운영 등에서 현실성이 있는지는 조금 더 면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어 보이며,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는 방안도 같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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