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민이 형 나 어떻게' 부앙가, 결국 분노 폭발 "환멸이 생겼다"...가봉, 네이션스컵 3전 전패→정부 개입에 대표팀 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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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인섭 기자] 가봉 축구가 사상 초유의 혼란에 빠졌다.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AFCON) 조별리그 탈락 직후, 가봉 정부가 국가대표팀을 사실상 해체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국제 축구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AP통신과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심플리스-데지레 맘불라 가봉 체육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대표팀 활동을 무기한 중단하고, 티에리 무유마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전원을 해임한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가봉 축구의 상징과도 같은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마르세유)과 베테랑 수비수 브루노 만가를 대표팀에서 제외하는 조치도 함께 발표했다.
발단은 네이션스컵 참패였다. 가봉은 모로코에서 열린 이번 대회 F조에서 카메룬, 모잠비크, 코트디부아르와 한 조에 묶였고, 3전 전패로 조 최하위에 머물렀다. 카메룬에 0-1로 패한 데 이어, FIFA 랭킹 100위권의 모잠비크에게도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특히 코트디부아르와의 최종전은 충격적이었다. 전반 한때 2-0으로 앞섰으나, 후반 막판 집중력이 급격히 무너지며 내리 3골을 허용해 2-3 역전패를 당했다.
가봉은 아프리카의 전통 강호는 아니지만, 최근 몇 년간은 국제무대에서 나름의 존재감을 보여왔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에서는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고, 과거 런던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은 경험도 있다. 이번 네이션스컵 역시 24개국 중 16개국이 오르는 토너먼트 진출이 기대됐지만, 결과는 ‘승점 0점’ 탈락이었다.
정부의 분노는 여기서 폭발했다. 맘불라 장관은 성명을 통해 “국가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수치스러운 경기력”이라며 대표팀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팀워크와 애국심, 모범성이라는 국가대표의 가치가 훼손됐다”며 대표팀 운영 중단과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정당화했다.
특히 오바메양의 퇴출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오바메양은 가봉 A매치 역대 최다 득점자(40골)로, 아스널·도르트문트·바르셀로나·첼시 등을 거친 세계적 공격수다. 이번 대회 기간 허벅지 부상을 이유로 조별리그 최종전에 결장했고, 탈락이 확정된 뒤 소속팀 마르세유로 조기 복귀했다. 정부는 이를 ‘국가대표로서 책임감 결여’로 판단해 중징계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로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된 인물 중 하나는 드니 부앙가다. 손흥민과 LAFC에서 호흡을 맞췄던 그는 현재 가봉 대표팀 공격의 핵심이지만, 정부의 일방적인 대표팀 활동 중단으로 개인 의지와 무관하게 대표팀 커리어가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문제는 이 같은 정부 개입이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이다. FIFA는 각국 축구협회의 독립성을 보장하며, 정부나 정치권의 개입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대표팀 해체, 감독 경질, 특정 선수 퇴출을 정부가 직접 주도하는 행위는 자격 정지나 국제대회 출전 금지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 사안이다.
이 때문인지 가봉 정부도 수습에 나서는 분위기다. 맘불라 장관의 발표 영상은 가봉 국영 방송과 SNS 채널에서 삭제됐고, 정부 공식 웹사이트에도 관련 성명은 게시되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은 “FIFA 징계를 의식한 후퇴” 혹은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성급한 발표”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부앙가는 개인 SNS를 통해 분노를 밝혔다. 그는 "환멸이 생겼다. 모든 것이 우리가 꿈꿨던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 순간. 약속은 부서지고, 노력은 보이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던 때. 입안에 씁쓸함을 남기고, 확신을 흔들며 신념을 시험에 들게 하는 순간이었다"라며 우회적인 비판에 나섰다.
이어 "그리고 용기가 있었다. 소란스러운 용기가 아니라, 의심 속에서도 매일 다시 일어서는 용기. 확신 없이도, 그러나 기준과 충성심, 정직함을 지닌 채 앞으로 나아가는 용기. 지름길도, 가장도 없이. 버거울 때도, 보상받지 못할 때도 그랬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는 마음으로 일했다. 속이지도, 무엇을 증명하려 들지도 않았다. 피로만 남아 있던 곳에 의미를 더했고, 장애물뿐이던 자리에는 영혼을 불어넣었다. 그것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라고 첨언했다.
끝으로 "그럼에도...어떤 것들은 설명할 수 없다. 서 있었지만, 이미 무너져 있던 무언가. 이름 붙일 수 없는 공허함, 그늘, 그리고 균열. 하지만 하나로 뭉친, 진실하고 헌신적인 공동체는 시련 앞에서 무너지지 않는다. 다시 일어서고, 앞으로 나아가며, 폭풍 속에서 스스로를 만들어 간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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