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액의 반값조차 못 받았다… 조상우 회심의 한 수 통할까, KIA도 잘하면 무조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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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5년 개막 당시까지만 해도 시즌 뒤 열릴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불펜 최대어는 조상우(32·KIA)라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근래 다소 부진하기는 했으나 이제 몸 상태가 올라올 때가 됐다고 봤고, ‘정상적인’ 조상우라면 리그 최고의 불펜 투수 중 하나로 기대해도 무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국가대표팀 핵심 불펜까지 활약한 선수였다. KIA도 기대가 컸다. 2025년 신인드래프트 지명권, 그것도 1라운드 지명권이 포함된 두 장(1·4라운드)과 현금 10억 원을 주고 데려왔다. 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다는 점이 있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좋은 활약을 한다면 그만한 시장 가치를 평가해 다시 잡아야 한다는 계산이었다. 장현식(LG)의 이적으로 불펜에 구멍이 생긴 KIA로서는 감수해야 할 위험 부담이었다.
물론 한 시즌 동안 팀의 필승조로 활약하기는 했다. 시즌 72경기에서 60이닝을 던지며 28개의 홀드를 기록했다. 적지 않은 홀드 개수였다. 분명 팀에 공헌한 바가 있었다는 의미였다. 그렇지 않은 투수가 28홀드를 기록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조상우였기에’ 기대치에 다소 못 미쳤다. 평균자책점 3.90, 피안타율 0.277, 이닝당출루허용수(WHIP) 1.52의 세부 지표는 안정적이라고 보기는 다소 어려웠다.
팀 불펜이 무너진 와중에 조상우도 고개를 들지 못했고, 그렇게 맞이한 FA 자격에서도 결국 아쉽게 물러서고 말았다. 조상우는 해를 넘겨서까지도 계약을 하지 못하다 21일 KIA와 2년 총액 15억 원(계약금 5억 원·연봉 총액 8억 원·인센티브 총액 2억 원)에 FA 계약을 했다.
기간과 총액 모두 당초 선수 측의 요구보다 훨씬 못 미쳤다. 조상우 측은 애초 일반적인 FA 계약 기간인 4년의 틀을 잡고 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인 요구치가 말도 안 되는 것은 아니었다. 조상우의 경력, 그리고 최근 2~3년 동안 FA 계약을 한 다른 불펜 투수들과 비교하면 첫 스타트를 그렇게 잡은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지난해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기대를 모았던 구위 회복세가 더뎠다. 성적과 별개로 예전처럼 시속 150㎞를 펑펑 던지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시장 평가는 꽤 달라졌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보상 등급이 A였다. 20인 보호선수 외 1명을 보상해야 하고, 이 경우 보상금도 8억 원이었다. 조상우의 경력은 어쩌면 하락세처럼 보일 수도 있었고, 시장의 판단도 비슷했다.
KIA와 협상이 한동안 공전된 이유다. 연말에는 개인 사정 때문에 잠시 협상 테이블을 비우기도 했고, 협상이 속도를 붙이려면 금액 차이를 좁혀야 하는데 KIA는 조상우의 요구액을 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시간도 KIA의 편이었다. 조상우 측은 계속해서 금액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간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마저도 KIA의 생각과는 차이가 있었다.
다만 KIA도 마냥 기다릴 수는 없었다. 조상우가 필요한 선수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인 앤드 트레이드 가능성을 일찌감치 닫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결국 계약 기간 등에 손을 봐 협상의 물꼬를 텄다. 일단 2년 계약을 했다. 대신 2027년까지 2년간 성적에 따라 추후 변동성을 줬다. 2년간 성적 기준치는 구단과 선수 측이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KIA는 금액을 확 줄였다. 2년 총액 15억 원, 보장 13억 원은 4년 기준으로 확대해도 조상우의 최초 제시액보다 훨씬 적다. 당초 KIA는 새로운 계약 방식을 수용할 것인지 계속 고민을 했다. 이는 조상우 쪽에 유리한 조항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KIA도 얻는 것이 있어야 했다. 그래서 2년 계약 기간 중 총액을 확 깎았다. 2년간 잘하면 다시 연장 계약 협상에 나설 수 있다. 2년 뒤 34살의 선수가 되는데, 손해를 보지는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조상우는 이른바 옵트아웃 조건을 손에 넣으면서 2년 뒤 뭔가를 다시 도모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얻었다. 일단 2년간 기준치를 채운다면, 기본적으로 KIA와 비FA 다년 계약 협상 가능성이 열리고 여기서 협상이 결렬되면 보류권이 풀리는 조건이다. 타 구단과도 협상을 할 수 있는 셈이다. FA 재수를 선택한 셈인데, 조상우에게는 상당한 동기부여가 될 전망이다. KIA로서 가장 좋은 것은 조상우가 2년간 좋은 활약으로 팀 불펜이 도움이 되고, 2년 뒤 그 가치에 맞는 재계약을 하는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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