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에만 서면 MBTI가 달라지는 선수가 있다… 큰 그릇에 물이 찬다, 얼마든지 기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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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대구고를 졸업하고 202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SSG의 1라운드 전체 5순위 지명을 받은 김민준(20)은 SSG의 플로리다 1차 스프링캠프의 유일한 신인이다. 아무리 선배들이 편하게 해준다고 해도 눈치를 볼 것도 많고, 신경을 써야 할 부분도 많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런지 평소 생활에서는 영락없이 신인의 모습이 나온다. 김민준도 “야구 외적으로는 낯을 조금 가리는 편”이라고 수줍게 웃는다. 그러나 마운드 위에서의 모습은 완전히 다르다. 김민준은 “야구를 할 때만큼은 떨지 않는다”면서 “첫 타자가 들어오면 그때부터 ‘저 타자는 죽여 놓는다’라고 생각하고 던진다. 안타를 맞으면 더 세게 던지고, 그냥 못 치게 하려고 한다”고 당차게 대답했다. 그라운드 안팎의 MBTI가 달라지는 느낌이다. SSG가 이 선수를 괜히 1라운드에서 뽑은 게 아니라는 인상이 절로 든다.
대구고 시절 고교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로 이름을 날리며 ‘에이스 심장’을 인정받은 선수다. SSG가 모처럼 1라운드에서 투수에 지명권을 행사한 결정적인 이유였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0㎞를 넘어서고, 스플리터·슬라이더·커브 등 여러 변화구를 구사하는 등 완성형 선발로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스플리터와 슬라이더는 프로에서도 통할 수 있는 완성도라는 평가를 모은다.
경헌호 SSG 투수코치는 김민준에 대해 “캐치볼을 하는 모습부터 1차 지명 선수 같다. 공을 나름대로 잘 던지는 것 같다”고 강렬한 첫 인상을 설명했다. SSG 또한 김민준을 선발 자원으로 보고 장기 육성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이숭용 SSG 감독은 올해 적당한 시점에 김민준을 선발로 실험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다만 팀이 애지중지하는 재능인 만큼 급하게 할 생각은 없다. 천천히 준비를 시킨다는 구상이다.
이숭용 SSG 감독은 “김민준과 면담 때 급하게 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올해 팀의 예비 선발 자원 중 하나로 보고 있지만, 개막부터 들어온다는 생각보다는 더 준비를 시켜 시즌 중반을 바라보고 있다. 급하다고 불펜에서 당겨쓰기보다는 퓨처스팀(2군)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차근차근 선발 자원으로 키운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굳이 가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경 코치 또한 “우리가 분명히 키워야 하는 선수고, 기회는 감독님도 생각을 하고 계신다”면서 “잘 만들어서 무리하게 쓰지 않는 범위에서 기용을 할 것 같다”고 대략적인 구상을 설명했다. 그만큼 모두가 굴러 들어온 이 유망주의 성장과 관리에 진심이다. 김민준 또한 구단의 구상을 잘 이해하고 있다. 그는 “나는 그냥 급하지 않게 하려고 하고 있다. 천천히 하면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신인이라면 1군이든, 2군이든 빨리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 싶어 하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면 오버페이스도 하고, 오버페이스가 좋은 성과로 이어질 때도 있지만 부상이나 더딘 성장의 원인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김민준은 그릇이 큰 선수답게, 더 멀리보는 특별한 눈을 가졌다. 그는 “중학교 때 코로나에 걸려 일주일 정도 쉰 적이 있다. 시즌에 들어가야 하니 빨리 페이스를 올렸다가 팔에 염증 같은 게 생긴 적이 있다”면서 “그 경험 이후로는 모든 것을 급하지 않게 천천히 하려고 한다”고 신인답지 않은 대답을 내놨다.
김민준은 “선발로 기용하신다고 하니 더 감사한 것 같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불펜에서 일찍 던지는 것보다는 몸을 잘 만들고 준비를 잘해서 확실히 자리를 잡는 게 더 좋은 것 같다”고 구단의 방침에 동의하면서 “비시즌 동안 웨이트를 열심히 했다. 힘도 작년보다 더 붙은 것 같다. 천천히 하니까 오히려 더 잘 올라온다. 급하게 안 하면 더 좋게 올라올 것”이라며 6개월 뒤, 1년 뒤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기대했다.
그렇게 확실하게 만들고, 기회가 찾아오면 자신의 진짜 실력을 후회 없이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김민준은 “야구를 할 때 만큼은 멘탈이나 자신감 같은 것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고교 때도 ABS를 경험했지만 아마추어의 ABS와 프로의 ABS는 조금 다르다고 들었다. 높은 쪽 공략을 조금 더 많이 해야 한다. 하고 싶은 것을 하다 보면 시간도 금방 올 것 같고, 미래를 위해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10년을 바라보는 선수인데, 6개월이나 1년의 투자는 전혀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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