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만 주면 던지는 선수… 이범호는 이것에 거액을 베팅했다, 계산기의 정교함을 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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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박찬호(두산)와 최형우(삼성)라는 핵심 선수들을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잃으며 고전했던 KIA는 스프링캠프 출발을 코앞에 두고 불펜 자원을 대거 보강해 전력 균형추 맞추기에 나섰다. 내부 FA인 조상우와 재계약한 것에 이어, 김범수 홍건희를 연달아 영입하며 불펜 전력을 쌓았다.
이전까지는 외부 FA 영입에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 보였던 KIA였다. 실제 조상우와 협상에 집중하고 있었을 뿐, 김범수 홍건희를 동시에 쓸어 담겠다는 구상이 애초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캠프 전 열린 코칭스태프 및 프런트 합동 전력 미팅에서 불펜 보강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보강을 결정하자 프런트가 재빨리 움직였다.
김범수 홍건희가 그 시점까지 시장에 남아 있었고, 가격이 떨어졌다는 것도 KIA가 움직인 하나의 배경이었다. 그렇게 김범수와 3년 총액 20억 원, 홍건희와는 1년 7억 원에 계약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두 선수 모두 각 팀에서 필승조를 했던 투수”라고 반겼다. 시름이 깊었던 오프시즌에서 모처럼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순간이었다.
KIA가 갑자기 불펜 보강을 위해 시장에 뛰어든 것은 결국 코칭스태프의 보강 요청을 프런트가 받아들인 결과로 풀이된다. 이범호 감독부터 김범수 홍건희 영입을 원했다. 아주 비싸다면 이야기를 하지 않았겠지만, 새해에 들어서도 협상이 잘 풀리지 않으며 가격이 비교적 합리적인 수준까지 내려온 것을 눈여겨봤다. 김범수는 보상등급 B등급, 홍건희는 보상이 필요하지 않은 신분이라는 점도 운신의 폭을 넓혔다.
그렇다면 이 감독은 김범수(31)의 어떤 장점에 주목했던 것일까. 이 감독은 기본적인 구위는 물론 지난 몇 년간 꾸준하게 던져 왔던 선수라는 데 주목했다. 이닝 소화가 비교적 꾸준하게 이어져 오는 데도 그렇게 큰 부상이 없었다. 나가서 던지라면 던지는 선수였다. 이런 유형을 흔히 현장에서 “밥만 먹이면 던지는 투수”라고 표현하는데 김범수가 그런 선수였다. KIA는 근래 불펜 투수들의 부상이 많기도 했다. 건강한 김범수가 더 매력적이었던 이유다.
이 감독은 “나이도 이제 서른이고, 지난 기간 던진 것을 보면 50이닝, 60이닝 이렇게 많이 던졌다”면서 “그렇다면 스태미너도 있다고 봐야 한다. 1이닝을 던지는 게 아니라 한 타자, 두 타자 던지고 내려가는 선수가 50이닝을 던진다고 하면 정말 많은 경기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이 부분을 높게 평가했다.
실제 김범수는 2021년 56경기에서 70⅔이닝, 2022년 78경기에서 66이닝, 2023년 76경기에서 62⅓이닝을 던졌다. 2024년은 경기 수와 이닝 수가 조금 줄었으나 지난해 73경기에 나가 48이닝을 소화했다. 2021년 이후 지난해까지 5년간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나간 선수가 바로 김범수(322경기)다. 2위가 비슷한 성향이 있는, 이제는 팀 동료가 된 이준영(KIA)이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한 시즌을 건강하게 뛰어 줄 수 있는 선수가 있다는 점은 불펜 계산에 큰 도움이 된다. 여기에 김범수는 지난해 7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하며 개인 경력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계속해서 많은 이닝을 던지면서도 생생한 어깨를 자랑했다. 이 감독은 계약 기간 3년 동안에도 그런 모습이 이어질 가능성에 베팅한 것이다.
김범수의 영입으로 KIA는 좌완 전력이 더 풍부해졌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곽도규의 복귀 후 경기력이 다소간 미지수고, 군 문제도 남은 선수다. 최지민은 근래 다소 어려운 시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준영 김기훈 등 다른 자원이 있기는 하지만, 상대 좌타 라인을 확실하게 틀어막을 수 있는 김범수가 들어온 점은 큰 이점이다. KBO리그는 근래 들어 강한 좌타자들이 많고, 이들을 끊어줄 수 있는 좌완 불펜은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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