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모처럼 찾은 미소, 도전자가 된 10승 투수… 우승 감독에 두통을 안기다, 또 하나의 핸들이 추가됐다

작성일: 2026.02.09 19:30 김태우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팔꿈치 통증에서 완벽하게 해방된 배제성은 캠프 시작부터 최고의 공을 던지며 KT를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 ⓒKT위즈
▲ 팔꿈치 통증에서 완벽하게 해방된 배제성은 캠프 시작부터 최고의 공을 던지며 KT를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 ⓒKT위즈

[스포티비뉴스=질롱(호주), 김태우 기자] 표정은 밝았다. 어쩌면 근래 들어 가장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었을지 모른다. 뜻대로 잘 풀린다는 증거가 얼굴 표정에서 묻어 나왔다. 오랜 기간 움츠려 있었지만, 봄 공기와 함께 모든 것이 깨어나고 있었다. 그를 바라보는 KT는 즐거운 두통을 앓고 있다. 

한때 KT 선발진의 핵심이었던 우완 배제성(30·KT)이 그 주인공이다. 무명의 선수에서 일약 팀의 에이스급 선수로 큰 스토리를 가진 선수다. 이강철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흙속의 진주’로 낙점한 선수였다. 이 감독의 눈을 틀리지 않았다. 2019년 첫 선발 시즌에서 10승을 달성했고, 2020년에도 10승을 기록하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채웠다. 한때 팀 에이스급 대우를 받았다.

2021년까지만 해도 9승에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순항했다. 하지만 2022년부터 위기가 찾아왔다. 허리가 아팠다.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2023년에는 팔꿈치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군 복무를 해결해야 했는데, 하필 그때 팔꿈치 수술 타이밍이 겹쳤다. 세간의 시선이 따가웠다. 배제성도 어쩔 수 없다고 인정한다. 

복무 기간 중 공을 던지지 못했다. 많은 이들이 오해를 하지만 그냥 놀았던 게 아니다. 오히려 입대 동기들보다 더 군인 신분에 충실한 삶을 살았다. 그러려고 그랬던 게 아닌데 매일 식판을 닦고, 다른 군인들의 일상을 그대로 공유했다. 몸도 아프고, 심리적으로도 조바심이 난 시기였다. 제대 후에도 딱 한 경기, 복귀 후 첫 경기만 멀쩡했다. 이후 다시 팔꿈치에 통증이 있었다. 시즌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고, 팀에 별다른 공헌도 하지 못했다.

▲ 배제성은 오프시즌 중 철저한 준비로 몸과 밸런스를 잘 만들어왔고, 캠프 시작부터 치고 나가며 호평을 모으고 있다 ⓒKT위즈
▲ 배제성은 오프시즌 중 철저한 준비로 몸과 밸런스를 잘 만들어왔고, 캠프 시작부터 치고 나가며 호평을 모으고 있다 ⓒKT위즈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충실히 재활을 했고, 많은 선수들이 부담감에서 벗어난다는 ‘수술 후 2년’ 시기에 다다르자 팔꿈치 통증도 줄어들었다. 배제성은 “수술하고 나서 2군에서 던질 때부터 어떤 날은 좀 미미하고, 어떤 날은 ‘시합이 될까’ 정도로 왔다 갔다 했던 것 같다. 1군 복귀전에만 아프지 않았다”면서 “컨디션도 좋고, 괴롭히던 통증도 거의 없다시피 하다. 오버하려는 것은 아닌데 자연스럽게 힘이 써지는 것 같다. 시간이 약이었다”고 최근 상태를 설명했다.

코칭스태프는 배제성이 복귀 직후보다 훨씬 더 좋은 공을 던진다고 판단한다. 제춘모 투수코치는 “꼬임 동작이 좋아지면서 무게 중심도 좋아졌다. 공이 좋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코칭스태프는 “현재 캠프에서 가장 좋은 공을 던지는 선수가 배제성”이라고 입을 모은다. 배제성은 “팔꿈치에 리스크를 인지하다 보니 (주무기인) 슬라이더가 잘 안 던져지더라. 때려야 하는 구조인데 계속 감고 있었다”면서 “하체에서 올라오는 타이밍이 길어지다 보니 더 코일링이 생긴다”고 변화를 이야기했다.

통증에서 해방됐다. 움츠려들지 않고 자신 있게 공을 때릴 수 있다. 밸런스도 좋고, 공을 던지는 느낌도 좋다. 배제성은 “처음에 피칭을 하는데 공이 너무 안 가는 것 같아서 ‘지금 140㎞는 나오나요?’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147㎞까지 나온다’고 하시더라”면서 “어차피 타자들은 스피드에 맞춰서 타이밍을 잰다. 145㎞여도 147~148㎞처럼 들어와야 못 친다. 그래서 조금 더 강하게 치고 들어가는 것만 초점을 두고 피칭을 하고 있다”고 중점 사항을 설명했다. 코칭스태프가 느꼈을 그 강렬함은 여기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

▲ 배제성은 경쟁과 보직, 그리고 결과보다는 자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공을 던지는 것에 몰두하고 있다 ⓒKT위즈
▲ 배제성은 경쟁과 보직, 그리고 결과보다는 자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공을 던지는 것에 몰두하고 있다 ⓒKT위즈

사실 경쟁이 녹록치는 않다. 한때 팀 마운드의 핵심이었지만, 지금은 또 좋은 선수들이 여럿 등장했다. 당장 선발진만 해도 외국인 투수 두 명에 소형준 고영표 오원석으로 지난해 좋은 성과를 냈다. 여기에 배제성이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이강철 감독이 “얘를 보면 얘가 예쁘고, 쟤를 보면 쟤가 예쁘다”는 농담으로 고민의 무게를 보여주고 있다. 어떻게 보면 배제성이 도전자가 된 양상이다. 

선수도 이런 상황을 잘 안다. 그러나 욕심은 내지 않는다. 순리대로 간다. 자기가 만족할 수 있는 공을 던지는 게 우선이다. 배제성은 “일단 안 아프고 던질 수 있는 게 진짜 너무 기분이 좋다. 그래서 올 시즌도 뭐 어떤 것을 해야 겠다는 생각보다는 진짜 좋은 공으로한 시즌을 던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좋은 공을 던지는 게 우선이다. 결과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보직이든 경기든 결과에 신경 쓰지 않고 제일 좋은 공을 던진다면 결과도 좋게 따라올 것이라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우측으로 가든, 좌측으로 가든 우승이라는 곳으로 갈 수 있으면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 같다”고 한 배제성이다. KT가 팀의 방향 전환을 매끄럽게 도와줄 또 하나의 핸들을 장착하고 나아간다.

▲ 올 시즌 어떤 보직에서든 KT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배제성 ⓒKT위즈
▲ 올 시즌 어떤 보직에서든 KT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배제성 ⓒKT위즈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