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에서는 폰세보다 더 낫다? ‘KBO 2인자’ 미친 8⅓이닝 무실점 행진, 거물들까지 밀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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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드류 앤더슨(32·디트로이트)은 지난해 SSG 소속으로 KBO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시선을 모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만한 구위를 가졌다는 평가였다. 그 결과 2025년 시즌 뒤 디트로이트와 1+1년 총액 1700만 달러라는 섭섭하지 않은 계약을 하고 메이저리그로 돌아갔다.
올해 700만 달러의 연봉이 보장되고, 내년 구단이 1000만 달러의 옵션을 가지는 조건이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KBO리그에서는 1년 내내 ‘2인자’였다. 앤더슨은 지난해 시즌 30경기에서 171⅔이닝을 던지며 12승7패 평균자책점 2.25, 245탈삼진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냈다. 그러나 ‘리그 에이스’라는 호칭을 얻지 못했다. 코디 폰세(32·토론토)라는 더 괴물 같은 투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폰세는 지난해 29경기에서 180⅔이닝을 소화하며 17승1패 평균자책점 1.89, 252탈삼진이라는 역대급 성적을 썼다. KBO리그 외국인 투수 역사상 첫 4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에 올랐다. 앤더슨의 탈삼진 기록도 단일 시즌 외국인 선수 최다 탈삼진 신기록이었지만, 폰세가 7개를 더 잡는 바람에 앤더슨은 역대 2위에 머물렀다.
계약도 폰세가 더 크게 터뜨리고 미국에 갔다. 폰세는 토론토와 3년 보장 3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앤더슨보다 올해 보장 연봉이 더 많고, 총액도 그렇다. 앤더슨은 끝까지 2인자였던 셈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두 선수의 성적이 KBO리그 순서대로 따라갈지는 모른다. 오히려 시범경기 성적은 앤더슨이 더 낫다. 실점을 모르는 쾌투로 구단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고 있다.
앤더슨은 7일(한국시간) 미 플로리다주 퍼블릭스 필드 앳 조커 머챈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보스턴과 경기에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나가 3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좋은 페이스를 이어 갔다. 이날 아웃카운트 10개를 잡기 위해 46개의 공만 던졌고, 피안타나 볼넷도 하나도 없었다. 완벽한 투구였다.
최고 구속은 97.1마일(156.3㎞)까지 나왔고, 포심 18구, 체인지업 15구, 커브 10구, 슬라이더 3구 등 다양한 구종을 모두 실험하며 헛스윙 비율도 35%를 기록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헛스윙 비율은 무려 57%에 이르렀다. 앤더슨은 이날 경기까지 올해 시범경기 세 차례 등판에서 8⅓이닝 동안 실점이 하나도 없다. 피안타율은 0.172,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0.72로 완벽하다. 이닝보다 더 많은 탈삼진(10개)을 기록하기도 했다. 볼넷도 하나뿐이다.
이날 3회 2사 위기 상황에서 등판한 앤더슨은 첫 타자인 코너 웡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앞선 투수의 주자를 지웠다. 8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였지만 바깥쪽 패스트볼을 넣어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어 완벽한 투구가 이어졌다. 4회 선두 미키 개스퍼를 루킹 삼진으로 잡았다. 먼저 2B로 시작했으나 차분하게 스트라이크 두 개를 잡았고, 5구째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존 하단에 걸리면서 상대 타자를 얼어붙게 했다. 이어 네이선 히키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결정구인 체인지업을 던져 빗맞은 타구를 유도해냈다. 이어 비니 카프라를 역시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다. 이번에도 2B-2S 카운트에서 체인지업이 잘 떨어지면서 헛스윙을 유도했다.
앤더슨은 5회 선두 앨런 카스트로를 2루수 뜬공으로, 타일러 맥도러프를 유격수 땅볼로, 브라이든 워드는 투수 땅볼로 처리하고 이날 등판을 마쳤다. 구속도 비교적 잘 나왔고, 체인지업의 위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디트로이트는 이번 오프시즌에 두 명의 선발 투수, 프렘버 발데스와 저스틴 벌랜더를 영입하며 선발 로테이션을 꽉 채웠다. 발데스는 3년 총액 1억1500만 달러에 계약한 거물이다. 타릭 스쿠발과 더불어 팀의 원투펀치를 맡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벌랜더는 전성기는 지났지만 화려한 경력을 가진 베테랑이다. 벌랜더가 불펜에서 공을 던질 것이라 상상하기는 어렵다.
여기에 잭 플래허티와 케이시 마이즈까지 5명의 선발 투수가 있다. 앤더슨이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그러나 선발 로테이션에는 항상 부상 변수가 있고, 앤더슨의 시범경기 활약은 절정이다. 6선발을 놓고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는 트로이 멜턴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앤더슨은 ‘대체 1순위 선발’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또 기회가 오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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