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이 사태를 예견하고 있었을까… 요술 방망이가 ‘탱탱볼’ 만나면? 팀 역사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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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KIA는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투수 두 명(제임스 네일·아담 올러)과 재계약을 하는 대신, 외국인 타자는 교체를 결정했다. 지난해 35개의 홈런을 친 패트릭 위즈덤과 작별을 고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88홈런 타자인 위즈덤은 지난해 KIA에서도 충분한 홈런 파워를 뽐냈다. 시즌 119경기에서 35개의 홈런을 쳤다. 당초 KIA는 위즈덤에게 30홈런을 기대했는데, 기대치만큼의 성적을 낸 것이다. 그럼에도 그런 위즈덤과 재계약하지 않은 것은 저조한 타율(.236), 그리고 클러치 상황에서 삼진이 너무 많고 해결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 때문이었다.
그런 KIA는 올해 외국인 타자를 아예 다른 방향에서 뽑아왔다. 장타보다는 정확성에 더 장점이 있는 베네수엘라 출신 좌타자 해럴드 카스트로(33)와 계약했다. 내·외야 다양한 포지션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는 카스트로는 메이저리그 통산 450경기에서 타율 0.278을 기록한 선수다. 통산 홈런은 16개에 불과하지만, 정교한 타격에서는 분명 위즈덤보다 위였다.
이범호 KIA 감독도 정확도 측면에서는 크게 의심할 여지가 없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꽤 높은 타율을 기록한 만큼 KBO리그에서도 3할은 충분히 쳐 줄 것이라 기대한 것이다. 그러면서 하나의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였다. 이 감독은 “안타 생산에 집중하는 느낌이었다”고 파워가 부족하지는 않다면서 “홈런 20개도 충분히 칠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를 걸었다.
그런 카스트로가 시즌 초반부터 맹타를 터뜨리며 KIA의 위안으로 자리하고 있다. 팀의 주전 좌익수로 나서고 있는 카스트로는 시즌 첫 3경기에서 타율 0.538(13타수 7안타), 출루율 0.600, 장타율 1.000, OPS(출루율+장타율) 1.600이라는 완벽한 출발을 알렸다. 팀의 2번 타순에서 찬스를 만들고 또 해결하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클러치 상황에서도 좋다. KIA가 바랐던 딱 그 모습이다.
배트 컨트롤이나 콘택트 능력은 확실히 수준이 있다는 느낌을 준다. 코스, 구종을 가리지 않고 공을 맞힌다. 코스와 구종에 따라 순간적으로 타이밍을 바꾼다. 그냥 갖다 맞히는 게 아니라 정타를 만들어낸다는 게 고무적이다. 이 감독은 “플레이에 있어 자기가 딱 가지고 있는 틀이 있는 것 같다. 쳐야 할 공과 안 쳐야 할 공에 대한 생각도 가지고 있고,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공을 맞히는 것은 확실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콘택트가 원래 기대했던 것을 충족하고 있다면, 장타력은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도 가능하다. 카스트로는 개막 후 첫 3경기에서 7개의 안타 중 4개(2루타 3개·홈런 1개)가 장타다. 잘 맞은 타구들이 담장을 넘기거나 우익수 좌우에 떨어지는 2루타로 이어졌다. 힘을 들이지 않고 치는 것 같은데, 비거리가 꽤 나간다. 잡아당길 때는 화끈하게 잡아당기고, 힘을 빼야 할 때는 코스를 이용한다.
3월 29일 인천 SSG전에서는 높은 쪽 공을 화끈하게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까마득하게 넘겼다. 31일 잠실 LG전에서도 2개의 2루타를 만들었다. 첫 타석에서는 톨허스트의 떨어지는 스플리터를 감각적인 중심 이동을 통해 힘들이지 않고 받아쳐 2루타를 기록했고, 두 번째 타석에서는 한가운데 빠른 공을 기다렸다는 듯이 잡아당겨 이번에도 2루타를 만들어냈다. 순간적인 대처 능력이 좋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KIA가 이런 사태를 예견했는지는 모르지만, 하필 올해는 공인구 논란이 있다. 지난해에 비해 공이 더 나간다는 의견이 많다. KBO는 공인구 반발계수 수치를 들어 이를 간접적으로 반박하고 있지만, 선수나 코칭스태프들은 분명히 반발력이 더 좋아졌다고 느끼고 있다. “공이 조금 더 멀리 나가는 것 같다”는 타자들이 제법 있고, 야수들은 “확실히 2~3걸음 정도 더 나간다”고 입을 모은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카스트로는 타율은 물론 장타력까지 갖추는 선수가 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장타력이 약점이었는데 이를 ‘탱탱볼’이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KIA 구단 역사상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한 외국인 선수는 2015년 브렛 필로 0.325의 타율을 기록했다. 카스트로가 이 구단 기록에 도전하는 가운데, 20개 이상의 홈런까지 더해진다면 그 자체로도 성공적인 시즌을 예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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