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이 왜 직접 “미안하다” 말했을까… 못 믿어서가 아니었다, 다 복잡한 그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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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김경문 한화 감독은 29일 대전 SSG전을 앞두고 팀 훈련을 지켜보던 중 한 선수에게 직접 “미안하다”고 이야기를 했다. 김 감독의 미안함이 향한 선수는 전날 선발 등판했던 대만 출신 아시아쿼터 선수 왕옌청(25·한화)이었다.
왕옌청은 28일 대전 SSG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비교적 자신의 몫을 잘했다. 하지만 2-1로 앞선 6회 선두 최정에게 안타를 맞은 것에 이어 1사 후 좌타자인 한유섬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1,2루에 몰렸다. 그러자 한화는 교체를 결정했다. 두 번째 투수 이민우가 올라 왕옌청의 뒤를 받쳤다.
왕옌청도 29일 취재진을 만나 자신이 책임주자를 남겨두고 강판된 것이 아쉬웠다고 했다. 하지만 김 감독도 교체의 이유가 있었다. 왕옌청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투구 수와 향후 일정 때문이었다. 이미 투구 수는 91개였다. 6회를 마치면 100개가 넘어갈 수 있었다. 게다가 나흘 뒤 일요일에 다시 등판해야 했다. 아쉽지만 불펜에게 다음을 맡기는 게 낫다고 봤다.
결국 2사 후 포수 최재훈의 포구 미스가 빌미가 돼 동점을 허용했고, 왕옌청은 승패 없이 경기를 마쳤다. 김 감독은 “잘 던지고 내려왔는데 불펜이 그러다 보니까”라고 당시를 돌아보면서 “본인도 자기 역할은 충분히 잘하고 있다. 오늘 봤을 때 조금 미안하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두 타자를 네가 못 막아서가 아니라 (이닝을) 다 맡기면 투구 수 100개가 넘어간다. 화요일에 던지고 일요일에 들어가는데 그래서 다음 투수를 믿고 빨리 빼게 됐다’고 설명을 해줬다”면서 “그게 맞는 말이고, 결과야 그렇게 됐지만 좋게 생각하더라. 잘 이해해주더라”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왕옌청은 올해부터 도입된 KBO리그 아시아쿼터의 대박 사례다. 시즌 6경기에서 33이닝을 던지며 2승2패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 중이다. 왕옌청은 근래 들어 볼넷이 많아지고 있는 게 아쉽다고 했지만, 사실 이 정도 성적이면 아시아쿼터가 아니라 정식 외국인 선수가 되어도 손색이 없다. 2선발급 성적이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 마운드가 고전하고 있는 한화지만 왕옌청의 투구는 한가닥 위안이다.
어쨌든 한화는 경기 후반 강한 집중력을 과시하며 7-6,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2-5로 뒤진 8회 2점을 쫓아갔고, 9회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 10회 먼저 1점을 줬지만 이어진 반격에서 2점을 뽑아내고 기어이 경기를 뒤집었다. 경기 초반 흐름을 대등하게 끌어준 왕옌청의 공은 승패와 관계 없이 환하게 빛났다.
김경문 감독도 전날 승리에 큰 의미를 뒀다. 김 감독은 29일 경기를 앞두고 “바람직한 모습이었다. 뜻하지 않게 홈에서 우리가 성적이 안 좋았다”고 의미를 두면서 “어제 같은 경우는 사실 두 경기 짜리 게임”이라고 중요한 승리였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화는 29일 황준서를 앞세워 연승에 도전한다. 한화는 이날 상대 선발 우완 미치 화이트를 맞이해 오재원(중견수)-페라자(우익수)-문현빈(좌익수)-노시환(3루수)-강백호(지명타자)-채은성(1루수)-하주석(2루수)-최재훈(포수)-심우준(유격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어떻게 보면 개막 당시 라인업과 상당히 흡사해졌다.
김 감독은 전날 대주자로 들어가 좋은 슬라이딩으로 팀 득점에 기여한 오재원에 대해 “어린 친구가 그런 면이 있으니까 스타성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흐뭇하게 웃으면서 “그래서 오늘 일단 주전으로 한번 넣어봤다. 그 기세를 이어서 오늘도 잘 치고 나갔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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