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국가 전략'이라는데… 체육 정책, 왜 실행은 더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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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해, 정형근 기자] “생활체육은 단순한 여가가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시한 메시지는 분명하다. 체육은 이제 국민 건강을 넘어 경제와 지역 성장까지 연결되는 ‘국가 전략’으로 규정되고 있다.
문체부는 24일 전국생활체육대축전이 열린 김해에서 대한체육회 및 시도체육회장단과 간담회를 열었다. 문체부 최휘영 장관은 “지방 주도 성장을 위해서는 삶의 질이 중요하고, 그 핵심이 체육과 문화”라며 “지역에 사람이 머물기 위해서는 체육시설과 프로그램이 충분히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생활체육 정책을 체계적인 구조로 설계하고 있다. 스포츠 활동 인센티브를 통해 참여를 유도하고, 국민체력인증센터를 통해 체력 측정과 운동 처방을 제공하며, 생애주기별 프로그램으로 실행을 지원하고, 공공 및 학교 체육시설 개방을 통해 접근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참여를 끌어내고 실행으로 연결한 뒤 생활 속 체육으로 정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문체부 체육진흥과 역시 생활체육을 단순 여가가 아닌 국가 정책으로 규정했다. 문체부 석진영 체육진흥과장은 “생활체육은 국민 건강 증진은 물론 의료비 절감과 사회 안전망 기능까지 수행하는 핵심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정책의 방향성과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거의 없다.
다만 문제는 실행이다. 생활체육 참여율은 10년째 60% 초반에서 정체돼 있고, 유소년과 고령층 참여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책은 확대되고 있지만, 현장에서 체감되는 변화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예산은 그 간극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지점이다. 2026년 추가경정예산 편성 과정에서 체육 분야는 한때 전액 제외되며 ‘0원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일부 반영되기는 했지만, 추경 예산은 232억 원 수준에 그쳤다. 유소년 스포츠 프로그램, 스포츠 활동 인센티브, 장애인 체육 지원 등 일부 사업이 포함됐지만, 당초 요구됐던 주요 사업 상당수는 반영되지 않았다. 반면 문화·관광·콘텐츠 분야에는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예산이 배정됐고, 국민체육진흥기금이 문화와 관광 분야 재원으로 활용되는 구조 역시 유지됐다.
이 같은 정책과 재정의 간극은 지방체육 현장에서 더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시도체육회장단은 간담회에서 생활체육 지도자 처우 문제, 시설 활용 제한, 지자체 의존적 재정 구조 등을 주요 현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전국체전과 생활체육대축전 등 국가 단위 대회 운영과 관련해 “물가와 비용은 오르는데 지원은 제한적”이라며 개최 지자체 부담이 과도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방체육회 운영 전반의 구조적 한계도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중앙 정책은 확대되고 있지만 이를 실제로 수행해야 하는 지방체육회는 인력과 예산 모두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생활체육 프로그램 확대에 따른 지도자 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처우 개선은 뒤따르지 못하고 있고, 시설 역시 지자체와의 협의 없이는 활용이 쉽지 않은 구조다. 재정 역시 대부분 지자체 지원에 의존하고 있어 지역별 격차가 발생하고, 안정적인 사업 운영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문체부는 지방체육회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지만 구조적 한계도 뚜렷하다. 정책은 중앙이 설계하고, 운영은 지방이 맡으며, 재정은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에서 의존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이 구조에서는 정책이 확대될수록 현장의 부담이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
문체부 최휘영 장관은 “체육 분야 예산이 기대만큼 반영되지 못한 점은 아쉽다”며 “향후 본예산에서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 유승민 회장은 “장관께서 생활체육 대회를 직접 방문해 체육이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다는 점에 공감해 주신 부분은 의미 있게 생각한다”며 “체육은 아직도 배가 고픈 상황이고, 생활체육 지도자 처우는 매우 열악하다. 시설 역시 자유롭게 활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특히 지방으로 갈수록 지자체와의 협력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현장의 어려움을 전했다.
결국 '생활체육 확대'라는 방향성 자체는 모두가 공감한다. 다만 정책이 실제 효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재정과 실행 구조가 함께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의 체육 정책은 ‘왜 필요한가’에 대한 답은 제시했지만, ‘어떻게 지속할 것인가’에 대한 해법은 아직 충분히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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