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30km 충돌 → 헬기 실려갔던 선수 맞나…다리 절단 위기 극복, 레드카펫까지 '기적의 3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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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불과 3개월 전이었다. 전 세계가 헬기에 실려 이송되는 ‘스키 여제’의 처참한 뒷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그런데 린지 본(41, 미국)은 절단 위기라는 절망을 뚫고 믿기 힘들게 다시 사람들 앞에 섰다.
본은 지난 4일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열린 세계 최대 패션 행사 '멧 갈라(Met Gala)'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채 레드카펫을 밟긴 했어도, 그 자체로 이미 하나의 승리였다.
지난 2월 열린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끔찍한 사고를 당한 뒤 첫 공식 일정이다. 톰 브라운이 제작한 비대칭 화이트 드레스를 입은 본은 사고의 흔적인 지팡이마저 자연스럽게 스타일의 일부로 녹여내며 밝은 미소를 보였다.
여기까지 오는 길은 사투였다. 본은 올림픽 알파인 스키 활강 경기에 나섰다가 출발 13초 만에 시속 130km 상태에서 미끄러지며 기문과 충돌했다. 불혹의 나이에 이미 양쪽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도전을 멈추지 않았는데 결과적으로 왼쪽 다리 복합 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입고 말았다.
사고 이후 상황은 더 심각했다. 첫 수술 뒤 근육 내 압력이 급격히 높아지는 구획 증후군이 발생하면서 다리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다는 진단까지 나왔다. 본은 이탈리아와 미국을 오가며 무려 8차례 수술을 견뎌냈고, 급격한 출혈로 긴급 수혈까지 받는 위기를 넘겼다. 뼈가 완전히 붙기까지 최소 1년은 걸릴 거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도 본은 버텼다. "인생의 시련을 피하지 않고 받아들이겠다"던 자신의 말을 그대로 지켜냈다. 휠체어에 의지하던 그녀는 수술 3개월 만에 스스로 걷는 모습을 공개했고, 재활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심지어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쇼에 영웅처럼 등장했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3개월 전 휠체어에 앉아 있던 내가 멧 갈라에 서 있다니 마법 같은 밤이다. 공주가 된 기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현장 반응도 뜨거웠다. 팬들과 외신은 "어떻게 3개월 만에 이런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느냐"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다리 절단 위기를 극복한 걸 넘어 과감한 시스루와 머메이드 라인의 패션까지 완벽히 소화한 본의 모습에서는 더 이상 부상의 그림자를 찾기 어려웠다.
앞으로의 선수 생활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본은 "지금은 오직 생존과 회복에 집중하는 단계"라며 "감정적으로 결정하기보다 시간을 두고 냉정하게 판단하겠다"라고 말했다. 비록 올림픽 무대에서는 13초 만에 멈춰섰지만, 죽음의 문턱을 넘고 다시 레드카펫 위에 선 본의 의지는 깊은 울림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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