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KIA 투수 이번에는 바로 꼬리 내렸다… 찬밥 더운밥 가릴 때인가, 위기의식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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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4년 KIA에서 뛰어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에릭 라우어(31·토론토)는 11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경기에서 5이닝 동안 홈런 세 방을 맞는 등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6실점을 기록하며 패전을 안았다.
5이닝을 소화했다면 선발로 등판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날 라우어는 팀의 세 번째 투수로 5회 등판했다. 이날 토론토의 선발은 스펜서 마일스였고, 마일스가 3이닝을 막고 내려간 뒤 4회 등판한 투수는 토미 낸스였다. 라우어는 5회 등판해 경기 끝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굳이 따지자면 라우어가 선발 자원이고, 마일스와 낸스는 불펜 자원이다. 투수 투입이 거꾸로 된 것이다.
사실 10일까지만 해도 11일 선발은 라우어로 예고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경기 전 이것이 바뀌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이 전략을 ‘더블 오프너’로 칭했다. 불펜 자원인 마일스와 낸스를 앞에 쓰고, 오프너 전략의 ‘벌크가이’라고 할 수 있는 라우어를 가장 뒤에 붙은 것이다. 하지만 마일스와 낸스가 선전한 것과 달리 라우어가 무너지면서 결국 경기를 내줬다.
현지 언론은 이전의 기억을 소환했다. 라우어가 ‘벌크가이’ 임무에 굉장히 예민하게 짜증을 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4월 18일 애리조나 원정이었다. 당시에도 라우어는 당초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오프너 전략을 쓰기로 하면서 2회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그 당시 부진 후 라우어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해서 나는 그것(오프너 후 벌크가이로 등판하는 것)을 정말 싫어한다. 견딜 수 없을 정도다. 경기 전 루틴을 망가뜨린다”고 대놓고 불만을 터뜨렸다.
라우어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고 퇴로의 여지를 뒀으나 존 슈나이더 감독이 “맞다. 그의 권한이 아니다”고 맞받아치면서 묘한 기류가 흘렀다. 라우어는 자신의 기용 방식에 불만을 드러낸 셈이고, 감독은 그것은 자신의 권한이라고 일축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11일은 똑같은 상황이었고 현지 언론들은 경기 후 곧바로 라우어를 찾아 생각을 물었다.
그런데 라우어는 이번에는 한걸음 물러서며 꼬리를 내렸다. 이날 부진으로 고개를 들지 못한 라우어는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스포츠넷’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지난 등판에는 1회에 3점을 내주며 내 스스로 기회를 날렸고, 오늘도 내 자신에게 정당성을 부여하지 못했다. 오늘도 상황이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고 자세를 낮췄다.
라우어는 지금까지 자신이 전형적인 선발 투수라고 그런 임무를 맡겨줄 것을 항변했지만, 사실 최근 경기력에서는 그를 전형적인 선발 투수로 쓸 당위성을 찾지 못했다. 라우어 또한 이를 인정한 것이다. 라우어는 심지어 “내가 확실한 선발 로테이션의 자원은 아니다”면서 현재 자신의 입지를 순순하게 받아들이면서 “선발로 나가든 불펜에서 나가든, 마운드에 있을 때마다 최대한 퀄리티 있는 피칭을 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MLB.com은 “일요일 경기 후 라우어의 태도는 이전만큼 강경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선발 자리를 따놓은’ 선수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며, 몇 이닝을 던지며 몸이 풀리길 기다리는 게 아니라 즉각적으로 최고의 구위를 보여줘야 한다는 사실을 직시했다. 라우어의 구속은 여전히 2025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채, 시속 91~93마일이 아닌 90~91마일에 머물고 있다. 정교한 제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언제든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토론토는 케빈 가우스먼, 딜런 시즈, 패트릭 코빈, 트레이 예세비지, 그리고 라우어가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코디 폰세는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고, 맥스 슈어저는 부상자 명단에 갔다. 셰인 비버는 아직 재활 경기에 등판하지도 못한 상황이고, 호세 베리오스는 재활 경기 중 팔꿈치 문제가 생겨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일단 라우어는 팀 사정 덕에 계속 기회를 얻고 있지만, 최근 경기에서 부진하며 기회를 당당하게 얻을 자격을 증명하지 못했다. 이날 고개를 숙인 것도 이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슈어저, 비버, 베리오스의 복귀에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토론토는 라우어를 선발 혹은 벌크가이로 다양하게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우어의 말대로 선발이든 불펜이든 나가서 좋은 피칭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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