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시간 안 자고 4안타 쳤다니…"힘들지 않았다" 이정후 72년 만의 역사, 韓 시절 경험이 큰 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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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승환 기자] 시카고 원정을 마치고 새벽 늦게 도착했을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향한 걱정스러운 질문. 하지만 이정후는 단호했다. KBO리그 경험이 이정후에게 큰 도움이 됐던 모양새다. 4안타를 친 비결이었다.
이정후는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 맞대결에 우익수,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전날(8일) 시카고 원정을 다녀온 뒤 늦은 시간에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는 이정후의 타격감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정후는 이날 1회말 1사 1, 2루 찬스에서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첫 타석부터 매우 잘 맞은 타구를 만들어내며, 타격감이 예사롭지 않음을 보여줬다. 그리고 두 번째 타석부터 이정후가 날아올랐다.
이정후는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4회말 워싱턴의 바뀐 투수 마일스 마이콜라스와 맞붙었다. 마이콜라스는 카운트를 잡기 위해 초구에 슬라이더를 스트라이크존 한 가운데로 넣었는데, 이정후가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이정후는 슬라이더를 힘껏 잡아당겼고, 내야를 꿰뚫은 뒤 우익수 방면으로 향하는 안타를 뽑아내며 16경기 연속 안타에 성공했다.
이 안타로 이정후는 2013년 추신수(당시 신시내티 레즈), 2023년 김하성(당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는 16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흐름을 탄 이정후는 0-1로 뒤진 6회말에는 좌완 투수 미첼 파커를 상대로 중견수 방면에 안타를 쳐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그리고 후속타까지 나오면서 동점 득점을 생산했다. 이어 이정후는 8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세 번째 안타를 폭발시켰다. 빗맞은 타구가 포수 앞에 떨어졌는데, 이때 폭발적인 스피드로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고, 또다시 홈을 파고들면서 역전 점수까지 손에 쥐었다.
이날 이정후는 네 타석에 그칠 것처럼 보였는데, 샌프란시스코 불펜이 9회초 무려 3점을 헌납하게 되면서, 9회말 공격까지 진행됐고, 이정후는 또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네 번째 안타까지 폭발시키면서 4안타 2득점 경기를 펼쳤다.
이정후는 이 4안타 경기를 바탕으로 시즌 타율을 0.333까지 끌어올리면서 브랜든 마쉬(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어깨를 나란히, 메이저리그 전체 타격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게다가 이정후는 로스 영스(1922년) 멜 오트(1930년), 돈 뮬러(1954년)에 이어 72년 만에 4안타 이상 경기를 5차례 펼친 우익수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미국 'NBC 스포츠 베이 에어리어'에 따르면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이정후는 타격감에 대한 물음에 "감 좋은 상태다 보니, 스트라이크로 생각이 들었을 때 적극적으로 배트를 내밀고 있다. 그리고 좋은 결과 나오다 보니, 타이밍 밸런스도 좋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작년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이정후는 "작년에 한 시즌 풀로 뛰어본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아직 한국에서 보지 못한 스피드는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조금씩 리그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며 그라운드 전 방향으로 안타를 뽑아내고 있는 것에 대해선 "려서 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 같다. 코스에 맞게 로케이션에 따라 스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후는 전날 시카고 원정이 끝난 뒤 새벽 늦게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는 이미 KBO리그에서 경험했던 것으로 아무런 영향도 없었다고. 그는 "한국은 3연전을 일주일에 두 번 하는데, 항상 오후 6시반 경기를 한다. 그리고 버스로 이동을 한다. 지방을 갔다가 집에 도착하면 새벽 3~4시가 되는데, 해봤던 경험이 있다. 어제도 도착하니 4시였는데,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고 어깨를 으쓱였다.
결국 타격감이 좋은 것도 있지만, 몇 시간 수면을 취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4안타를 기록하며 72년 만에 메이저리그 공동 3위에 해당되는 기록을 만들어낸 배경엔 KBO리그의 경험이 비중 있게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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