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문체부 최휘영 장관 "체육기금은 체육 위해"…4,043억 문화·관광 전출 구조 바뀔까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URL복사
[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문체부는 당연히 체육기금을 체육을 위해 더 많이 활용하고 싶다."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이 체육기금 전출 문제와 관련해 밝힌 입장이다. 최근 체육계가 꾸준히 제기해 온 국민체육진흥기금의 타 기금 전출 논란에 대해 주무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문제의식을 드러낸 것이다. 내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체육 분야 반영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함께 밝혔다.
최휘영 장관은 9일 서울 광화문에서 한국체육기자연맹 소속 기자 간담회에서 "재정 당국과 협의 과정에서 우리가 원하는 만큼 반영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내년 예산을 짤 때도 체육기금을 체육 분야에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육계가 체육기금에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국민체육진흥기금은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조성된 목적형 기금이다. 생활체육과 전문체육, 스포츠산업, 장애인 체육, 학교체육 등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체육시설 설치와 운영, 선수·지도자 육성, 종목단체 지원 등 사실상 대한민국 체육 시스템 전반을 떠받치는 핵심 재원이다. 말 그대로 '체육에 쓰라고 만든 돈'이다.
실제 국민체육진흥공단(KSPO)에 따르면 공단은 1989년 설립 이후 누적 약 19조 원 규모의 기금을 체육 분야에 지원했다. 2025년 정부 체육 예산 1조6739억 원 가운데 1조6387억 원, 약 97.9%가 국민체육진흥기금을 통해 집행됐다. 사실상 한국 체육 재정의 대부분이 이 기금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정작 기금의 흐름을 보면 다른 모습이 나타난다. 2026년 기준 국민체육진흥기금에서 관광진흥개발기금 1014억 원, 문화예술진흥기금 1623억 원, 영화발전기금 1405억 원 등 총 4043억 원이 문화·관광·영화 분야로 전출됐다. 역대 최대 규모다. 당초 계획됐던 전출 규모보다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반면 올해 추가경정예산에서 체육 분야에 새롭게 반영된 예산은 유소년 스포츠 프로그램, 스포츠 활동 인센티브, 장애인 스포츠 강좌 지원 등을 모두 합쳐 약 232억 원 수준에 그쳤다. 체육기금 전출 규모와 비교하면 17분의 1 수준이다.
체육계에서 "체육에 쓰라고 만든 돈이 정작 체육보다 다른 분야를 떠받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체육기금 전출은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체육진흥기금의 타 기금 전출액은 2017년과 2018년 각각 500억 원 수준이었다. 이후 2019년 1000억 원, 2020년 1400억 원, 2021년 1370억 원, 2022년 970억 원, 2023년 1000억 원, 2024년 1300억 원, 2025년 1600억 원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4043억 원까지 치솟았다.
최근 10년 누적 전출 규모도 상당하다. 문화예술진흥기금으로 전출된 금액은 9563억 원, 관광진흥개발기금은 1814억 원, 영화발전기금은 2306억 원이다. 세 기금을 합한 누적 전출 규모는 1조3683억 원에 달한다.
공공자금관리기금 예탁 구조도 논란의 대상이다. 체육기금은 매년 약 6000억 원 규모가 공공자금관리기금에 예탁되고 있으며, 1994년 제도 도입 이후 누적 규모는 약 1조2800억 원에 달한다.
체육계에서는 이를 두고 "체육을 위해 조성된 기금이 정작 체육 현장보다 외부 재정 운용에 더 많이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체육회도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한체육회 유승민 회장은 전국소년체전 기간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체육기금을 통해 다양한 국가 어젠다가 발전하는 것은 좋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중심은 체육이 돼야 한다. 체육을 통해 조성된 기금이 정작 체육이 아닌 다른 곳에 쓰이면서 주객이 전도되는 느낌이 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체육인들은 이제 더 이상 물러설 데가 없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앞으로도 계속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회장의 발언은 단순한 예산 확대 요구가 아니다. 체육계가 문제 삼는 것은 재원의 절대 규모보다 사용 방향이다. 학생 선수 감소와 학교운동부 위축, 생활체육 현장의 지도자 부족과 시설 문제, 각 종목단체의 재정난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체육에 쓰일 재원이 다른 분야로 빠져나가는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다.
최휘영 장관 역시 스포츠를 단순한 여가 영역으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포츠는 국민의 건강과 행복, 공동체 유대를 지키는 중요한 기반"이라며 "모두가 즐기는 스포츠를 위해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스포츠 분야 예산은 지난 몇 년간 사실상 정체 상태였다"며 "이 정도 규모로는 우리가 원하는 정책을 펼칠 수 없다. 내년에는 체육 예산을 지금보다 대폭 증액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최 장관은 올해 예산만으로 현 정부의 의지를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서 체육계 간담회에서도 "현 정부가 출범할 당시 이미 예산 편성이 상당 부분 마무리된 상태였다"며 "국정 철학과 방향성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내년도 예산안 편성 작업은 아직 진행 중이다.
최 장관은 이번 기자간담회에서도 "예산은 아직 안 끝났다"며 "국가 재정 전략도 짜야 하고 각 부처와 협의도 해야 한다. 리스트업은 대부분 돼 있지만 아직 정리가 끝난 상태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현재 각 부처의 예산 요구안을 바탕으로 기획재정부가 국가 전체 재정 상황과 정책 우선순위를 고려해 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후 국무회의 의결과 국회 심사를 거쳐 최종 예산안이 확정된다.
최 장관은 체육기금 전출 문제와 관련해서도 "체육 자체 예산도 확보돼야 하고 다른 분야도 해당 분야 예산으로 해결돼야 한다"며 "체육기금을 다른 분야 부족분을 메우는 방식으로 활용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체육계의 시선은 내년도 예산안으로 향한다. 최휘영 장관이 강조한 '체육기금은 체육을 위해 더 활용돼야 한다'는 원칙이 실제 재정 구조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 체육계 관계자는 "결국 답은 예산에 있다"며 "체육기금이 본래 목적에 맞게 활용될 수 있을지, 체육을 미래 경쟁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실제 재정 배분으로 이어질지는 내년도 예산안이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추천 기사
일반 관련 기사
-
'딸 155연승' 끊겼는데 아버지는 "오히려 다행" 안도…"변명 아니라 진짜 목표는 올림픽 2연패"→중압감 족쇄 소멸+57kg급 과제 확인 소득
2026-10-05
-
'세계선수권 金金金도 안세영 앞에선 9연패' 日도 놀란 압도적 독주…57전 56승인데 "무적 아니다" AG 복기도 경악
2026-10-05
-
일본 선진국 아니었나, 끝까지 AG 버린 대회 취급… 日 내부도 비판, 오일머니는 다를까
2026-10-05
-
"무릎 꿇고 빌었다, 더 선수 못할 수 있지만…" 100g 차이→계체 실격, 유도 국대 정수진의 '충격 폭로'
2026-10-05
-
[나고야 NOW 리마인드⑮] 25세 에이스 전하영, 멘털부터 남달랐다…아픔 딛고 'AG 사브르 단체 金'→"LA 올림픽서 더 잘할게요"
2026-10-04
-
"배우인 줄 알았다" 日육상 스타 외모 화제…팔로워 3억4000만 '세계적 셀럽' 킴 카다시안도 만났다
2026-10-04
추천 콘텐츠
-
'딸 155연승' 끊겼는데 아버지는 "오히려 다행" 안도…"변명 아니라 진짜 목표는 올림픽 2연패"→중압감 족쇄 소멸+57kg급 과제 확인 소득
2026-10-05
-
'세계선수권 金金金도 안세영 앞에선 9연패' 日도 놀란 압도적 독주…57전 56승인데 "무적 아니다" AG 복기도 경악
2026-10-05
-
"한국 7번에게 배워야 한다" 中 19세 에이스, 엄지성에게 제대로 반했다!…AG 끝나자 '투샷' 깜짝 공개→상대도 인정한 나고야 피치 지배자
2026-10-05
-
한국 축구 '초대형 변화' 온다! 월드컵 예선 싹 바뀌나…아시아 네이션스리그 2030년 출범 추진→'1부 6위'까지 본선 직행
2026-10-05
-
한국에선 자리 있을까…"야구 끝낼 생각 없어" 27세에 NPB 방출→현역 연장 강력 의지, 간절하게 새로운 팀 찾는다
2026-10-05
-
[오피셜] “메달보다 군대 면제만 바라보고 뛰었다” 양민혁 실언논란, “조롱 의도 없었다, 분명 제 잘못” 공식적으로 사과
2026-10-04
많이 본 기사
-
정말 선수 맞아? 실력만큼 외모도 뜨겁다 "눈을 둘 데가 없다, 정말 환상적"…日서 외모-성공 관계까지 갑론을박
2026-09-05
-
'메달 딸 땐 좋았지' 항저우 AG 병역혜택 받은 선수 10명 병역법 위반이라니→'경고 조치'
2026-10-02
-
이럴 수가! 안세영을 이겼는데도 우승 없었다…"정말 성공했나" 중국, '올림픽 금메달' 천위페이에 냉정하다 '세계선수권 무관 탓'
2026-08-30
-
'홍명보가 남긴 아쉬움' 손흥민 끝내 작심 발언 "대한민국, 더 좋은 성적 거둘 수 있었어"
2026-09-04
-
"유니폼 살짝 비치는 데 마음에 든다", "꽉 끼네" 유명 인플루언서, 사이클 3대 그랜드 투어 대회서 외설적 질문→활동 제한 조치
2026-08-31

아시안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