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S]① 여회현의 '정답 찾기'
그의 말대로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틀림없이 더 나은 배우, 이상에 더 가까운 연기자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여회현은 지난 3일 종영된 KBS2 월화드라마 '란제리 소녀시대'(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에서 수려한 외모, 다정다감한 성격, 부유한 집안, 뛰어난 성격까지 뭐 하나 빠짐없이 완벽한 '엄친아' 손진 역을 맡아 열연했다. '란제리 소녀시대'는 1970년 후반 대구를 배경으로 고등학생들의 우정과 사랑, 성장통 그린 작품이다.
여회현은 손진의 외적인 부분을 그려내는 것이 고역이었던 것이 사실이고, 내려놓을 부분은 내려놓았다고 솔직 담백하게 털어놨다. 그는 "사전 준비는 의무이기에 시대적인 공부도 많이 하고, 조언도 얻어봤다"며 "물리적으로 불가한 부분들이 있었다. 주어진 시간은 짧고, 토박이 대구 시청자들이 듣기에 완벽한 사투리의 기준은 높았다. 나는 외적으로 평범한 축에 속하는 조건의 남자라고 생각한다. '엄친아' 손진과는 성격도 많이 다른 편이다. 그 시절의 추억은 나에게 느껴본 적 없는 경험들인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비주얼보다는 감정에 몰입해봤다"며 "욕심 같아서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다가는 연기자의 첫 번째인 '감정선'이 허투루 돌아갈 것 같아 과감하게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손진이라는 인물에도 집중했다. 여회현은 자신과는 결이 다른 손진의 성격, 신념을 이해하고자 대본을 파헤쳐봤다. 결국, 발견한 것은 손진의 책 한 권이었다. 그는 "손진이 '데미안'(H.헤세)이라는 소설을 읽고 있다는 지문이 있더라. 찾아 읽어봤다.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취향의 인간인지 파악하고 싶었다. 철학적이고, 어려운 책이다. '이걸 왜 읽지?'하는 의문이 들었고, 나와는 다른 친구라는 결론을 찾아낸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혹자는 스타를 바라고, 누군가는 배우로 비춰지고 싶다고들 말하더라. 그것도 맞고, 내 것도 맞다. 정해진 답은 없다. 그렇다고 오답도 아니다.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고 신념대로 밀어붙이면 요령이 쌓이고, 더 나은 사람, 행복한 사람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다.(웃음)"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