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S]① '범인은 바로 너' 제작진 개입은 어디까지
2018-05-14 유은영 기자
‘범인은 바로 너’ 조효진 PD, 김주형 PD는 이에 대해 “제작진의 개입은 없다”고 말했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만난 두 사람은 “가상현실이라고 하면 거창하지만, ‘세팅을 한다’까지가 제작진의 접근”이라고 강조했다. 김주형 PD는 “제작진의 일반적인 역할은 최대한 가상현실을 그럴듯하게 만들어 준비해놓는 거다. 멤버들이 그 안에서 자유롭게 진행을 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각 에피소드 내에서 이뤄지는 출연자들의 움직임은 모두 그들의 의지인 것. 사건을 해결해나가면서 부득이하게 멤버들이 몇 팀으로 나뉘는 경우도 생기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다. 방송 화면에 나오는 그림 또는 조합을 위해 제작진이 개입하지 않았다. 그저 출연자들이 결정해 팀을 나누고 움직이는 거였다.
김 PD는 “어디를 가든 팀이 나뉘어야 할 수 있다. 저기에는 왜 꼭 쟤네가 가느냐고 할 수 있을 거다”라며 “그건 우리가 개입하지 않아도 물 흐르듯이 잘 흘러가더라. 정해놓은 것은 아니지만 유재석이라는 사람이 탐정단의 리더를 맡고 있잖나. 우리와 ‘런닝맨’에서 호흡을 맞췄던 경험이 있기에 잘 정리를 해주고 이끌어주더라”고 설명했다.
물론 제작진의 개입이 조금 필요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조효진 PD는 “예를 들어 2회의 배경은 제주도였다. 물에 들어가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출연자들이 여자들만 그곳으로 보내게 팀을 나눴다면 우리가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다행스럽게도 유재석은 노련하니,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더라”고 덧붙였다.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다. 출연자들은 제작진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제작진은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조 PD는 “1회 범인은 유연석이었다. 방송에는 도주하는 것으로 나왔지만, 범인이 잡히게 되더라도 준비된 이야기가 있었다. 2회의 우현 또한 마찬가지다. 첫 번째 집에서 (출연자들이) 세 군데로 찾으러 가잖나. 방송상에서는 세 군데에서 단서를 찾아 나가는데, 사실 그 집안에 다섯 개 정도를 준비해놨다”고 말했다.
여러 가지 상황을 준비해놓다 보니 출연자들이 놓치는 단서가 존재할 가능성도 있지만, 김 PD는 “기본적으로 화면 안에 단서들을 둔다. 단서들이 화면 밖에 있는 경우는 없다”며 “멤버들이 플레이에 익숙해지면서 이 안에 단서가 있고, 이 안에서 게스트나 정보를 활용하는 것에 능숙해지더라”고 했다.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만들면서 스토리의 수정도 있었다. 출연자들이 ‘범인은 바로 너’ 촬영에 익숙해지고, 플레이에 녹아들면서 저마다의 캐릭터가 형성됐다. 이 때문에 “1회부터 10회까지 큰 이야기 틀은 정해놨지만, 캐릭터가 형성되면서 작은 이야기들을 수정하기도”(김 PD) 했다.
조 PD는 “각 인물의 캐릭터가 보이잖나. 어떤 날것의 반응이 나오기 때문에, 저 사람은 저렇게 반응하는구나를 알게 됐다. 김종민이 이렇게까지 순수한 리액션이 나올 줄도 몰랐다”면서 “그걸 유도하기 위해 작은 이야기들을 수정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