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 오키나와] "벌써 152㎞ 찍었다니까" 윤성빈 광속구 매력에 빠진 양상문

2019-02-27     이재국 기자

▲ 롯데 양상문 감독이 26일 일본 오키나와 첫날 훈련이 진행된 가데나 구장에서 취재진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양 감독은 윤성빈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오키나와(일본), 이재국 기자
[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이재국 기자] "대만에서 아주 좋았다. 힘으로 압도해야할 팀을 상대로 효과적으로 던질 수 있을 것이다."

롯데 양상문 감독은 우완 기대주 윤성빈(20)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다.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일본 오키나와에 도착한 양 감독은 "대만에서 우리 투수들의 가능성을 봤다"면서 특히 강속구를 펑펑 뿌리는 윤성빈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롯데는 26일 오후 2시에 숙소에서 출발한 뒤 가데나 구장으로 이동해 몸을 풀며 2차 스프링캠프 기지개를 켰다. 대만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전날 오키나와로 이동한 상황이어서 가볍게 훈련을 시작한 것. 투수들은 구장 인근에서 러닝훈련을 진행했고, 야수들은 1시간가량 타격훈련을 소화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양 감독은 롯데 선수들의 움직임을 살핀 뒤 취재진과 만나 "대만에서 날씨가 좋아 훈련을 충실히 했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으면서 "마운드가 생각보다 괜찮다. 좋은 자원들이 많이 보인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롯데는 지난해 팀평균자책점이 5.37로 8위였다. 공격력은 팀타율(0.289) 4위, 팀홈런(203개) 3위를 차지할 정도로 괜찮았지만, 마운드 문제로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롯데는 토종 선발투수 중 지난해 가장 많은 승수(9승)를 챙긴 노경은이 FA(프리에이전트) 계약에 실패해 이탈하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물음표가 붙는 것이 사실이다. 외국인투수 2명(브룩스 레일리, 제이크 톰슨)이 제대로 돌아간다고 해도 국내투수 중 확실한 선발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 감독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외국인 2명에다 3선발은 김원중이 맡을 것이다"면서 "공이 빠른 윤성빈 장시환은 힘으로 압도해야할 팀을 상대로 효과적일 것이다. 송승준 박시영 등은 변화구에 약한 팀을 상대로 잘 쓸 수 있을 것이다. 선발 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4~5선발은 상대팀에 따라 기용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 롯데 투수 윤성빈 ⓒ롯데 자이언츠
그러면서 특히 윤성빈에 대해 "대만에서 열린 마지막 평가전에서 윤성빈이 벌써 최고 구속 152㎞를 찍었다"며 싱글벙글 웃었다. 24일 가오슝 인근의 핑통 중신공원구장에서 열린 중신 브라더스전에서 윤성빈은 2이닝 동안 23개의 공을 던지며 1안타 3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무실점도 무실점이지만 이날 직구 구속이 149~152㎞에서 형성될 정도로 빨라 눈길을 모았다.

양 감독은 "윤성빈이 아주 좋다. 그동안 제구가 왔다갔다 했는데 대만에서는 꾸준히 스트라이크존 근처를 던지는 모습이었다"고 평가하면서 "구속은 걱정 없다. 아직은 젊은 투수라 하루 좋다가 다음에 나빠질 수도 있겠지만, 현재까지는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오키나와에서도 계속 스트라이크존 근처로 던질 수 있는지 체크해볼 생각인데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윤성빈은 부산고 시절부터 메이저리그 팀이 영입하려고도 했던 인물이다. 당시에도 빠른 공이 매력적이었다. 결국 2017년 1차지명을 받고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키 197㎝로 장신에서 내리꽂는 시속 150㎞대 강속구가 주무기다. 2017년에는 어깨 통증으로 쉬었고, 지난해에는 18경기에 나서 2승5패, 평균자책점 6.39에 머물렀다. 구위는 좋지만 기복이 심하다는 평가였다.

벌써 시속 150㎞를 던지는 우완 정통파 투수 윤성빈이 지난해 경험을 토대로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할 수 있을까. 그가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만  안정적으로 차지해주면 롯데의 미래는 더욱 밝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