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제작중단·비리…'단톡방' 하나에 연예계 벌집→경찰비리 파문[종합]

2019-03-15     박수정 기자

▲ 승리, 정준영, 최종훈, 이종현(왼쪽부터). 곽혜미 기자 khm@spotvnews.co.kr

[스포티비뉴스=박수정 기자] 가수 승리와 정준영 등이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일명 '단톡방' 하나로 연예계와 수사기관이 연일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10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승리를 입건했다. 이후 승리는 11일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으며, 14일 두 번째 경찰 조사에 앞서 "국민 여러분과 저에 대해 상처받고 피해받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라고 말했다.

밤샘 조사를 받은 승리는 15일 오전 6시13분께 청사를 나와 "허락만 해주신다면 입영 날짜 연기하고 마지막까지 성실하게 조사받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병무청은 이날 "본인이 정해진 일자에 입영이 곤란한 사유가 있어 입영일자 연기를 신청할 경우에는 병역법 시행령 제129조 제1항에 따라 연기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승리(왼쪽)와 정준영. 곽혜미 기자 khm@spotvnews.co.kr

승리의 성접대 의혹이 담긴 단톡방에는 정준영의 '몰카' 혐의도 담겨 있었다. 정준영은 지난 2015년부터 상습적으로 성관계를 촬영하고 공유했다. 정준영은 현재 출연 중인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으며, 12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정준영 또한 14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15일까지 21시간이 넘는 조사를 받은 정준영은 "회자되고 있는 '황금폰'에 대해서도 있는 그대로 제출하고 솔직하게 모든 걸 다 말씀드렸다"며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승리와 정준영의 '단톡방' 파문은 FT아일랜드 최종훈, 하이라이트 용준형, 씨엔블루 이종현에게도 이어 졌다.

지난 13일에는 FT아일랜드 최종훈이 음주운전을 한 뒤 언론에 보도되지 않기 위해 경찰과 유착했다는 정황이 공개돼 충격을 안겼다. 이로 인해 최종훈은 14일 FT아일랜드 탈퇴와 더불어 연예계 은퇴를 발표했다.

정준영의 '몰카'를 실제로 본 적이 있다는 용준형도 14일 잘못을 시인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식입장을 발표하며 그룹 하이라이트를 탈퇴하기로 결정했다.

또 다른 '단톡방' 멤버로 알려진 이종현은 성관계 동영상을 받아보거나 여성 비하 발언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부도덕하고 문란한 대화를 죄의식 없이 나눠 상처를 입은 분들과 큰 실망을 하셨을 모든 분들께 깊은 사죄를 드립니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탈퇴에 대한 언급이 없어 씨엔블루 팬들이 성명서를 내고 퇴출을 요구했다.

또한, 정준영이 촬영한 '몰카' 때문에 있지도 않은 '정준영 리스트'가 허위로 떠돌면서 2차 피해가 발생했다. 리스트에 언급된 대다수 연예인들이 공식입장을 내고 해명하는 고생을 겪어야 했다. 이청아, 정유미, 오초희, 오연서, 문채원 등을 비롯해 SM, JYP 등 대형 연예기획사에서도 공식 법적 대응을 발표했다.

▲ 'SBS 8뉴스' 화면 캡처

3년 전 정준영의 '여친' 스캔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정준영을 받아줬던 KBS2 '1박2일'은 제작중단을 결정했다. 15일 KBS 측은 "정준영이 3년 전 유사한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 당국의 무혐의 결정을 기계적으로 받아들이고 충분히 검증하지 못한 채 출연 재개를 결정한 점에 대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승리와 정준영 사건의 여파는 연예계에서 그치지 않고 수사기관으로도 번지고 있다. 특히 해당 '단톡방'에서 포착된 경찰 유착 의혹으로 수사기관 또한 벌집이 되고 있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빅뱅 승리, 가수 정준영 등이 참여한 카톡방에서 2016년 한 사람이 "옆 업소가 우리 업소 내부 사진을 찍었는데 '경찰총장'이 걱정 말라더라"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는 '경찰총장'이란 직위가 없다. 경찰 총수의 명칭은 '경찰청장'이다. 이로 인해 2016년 당시 재직했던 각 '청장'들이 해명에 나서야 했다. 2016년 당시 경찰청장인 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13일 "승리와 일면식도 없다"고 해명했고, 이상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또한 14일 "승리와 정준영 모른다"고 밝혔다.

▲ 'SBS 8뉴스' 화면 캡처

15일 이들이 언급한 '경찰총장'은 '경찰총경', 즉 총경급 경찰관인 것으로 밝혀졌다. 총경급 경찰관은 경찰청 소속 간부로, 지난 2015년 강남경찰서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경찰총장'으로 지목된 인물을 불러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기 가수들의 은퇴와 탈퇴, 인기 예능 프로그램의 제작 중단 그리고 간부급 경찰의 비위까지 드러난 '승리와 정준영 스캔들'의 여파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press@spotv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