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윤지오에 지원한 호텔비만 900만원…점차 커지는 의혹들 [종합]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고 장자연 사건의 증인으로 알려진 배우 윤지오의 그간 행보에 의아한 점이 점차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윤지오가 한국에 40일간 머물면서 경찰로부터 호텔 숙박비로 900만 원을 지원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8일 조선일보는 윤지오가 3월 12일부터 여성가족부 산하기관에서 운영하는 안전 숙소를 제공받았으나, 윤지오의 ‘증인 신변 보호’ 요청에 따라서 경찰이 지난달 15일부터 40일 동안 서울 시내 호텔 방 2개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윤지오는 국내 체류 기간 동안 서울의 호텔 3곳에 묵었으며, 주로 방 2개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 하나는 본인이, 다른 하나에는 윤지오가 고용한 남성 사설 경호원이 머물렀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한 호텔 숙박비는 900만 원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에 따라 피해자나 증인이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를 당할 우려가 있는 경우 임시 숙소를 제공할 수 있다. 윤지오는 캐나다로 출국하기 전까지 숙소 뿐 아니라 여성 경찰 5명의 전담 경호도 제공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지오는 캐나다에 머물다 지난해 11월 말 귀국했고, 지난 3월 5일 TBS교통방송에 출연해 실명과 얼굴을 공개했다. 윤지오는 자신을 '고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증언자라고 소개하며 신변의 위협을 받는다는 취지로 여러 차례 말했다.
윤지오는 신변 위협을 받았던 일화들을 자주 공개했다. 지난달 30일 "호텔방에서 기계음이 계속 들린다" "잠금장치가 파손됐다"고 소셜미디어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주장했다. 또한 경찰이 지급한 긴급 호출용 스마트워치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찰 지도부가 윤지오에 사과하고, 여성 경찰관 5명을 경호에 투입했다. 윤지오의 요구대로 호텔 방을 바꿔주기도 했다. 또한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교통사고도 두차례나 있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김수민 작가와 박훈 변호사는 윤지오와 대화를 공개하면서, 해당 교통사고는 단순한 추돌 사고였다며 윤지오가 자신이 신변을 위협받는 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과장된 거짓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스마트워치 오작동 역시 경찰 정밀감식 결과 스마트 워치 신고가 되지 않은 것은 윤지오가 사용법대로 누르지 않아서였고, 호텔 정밀 감식에도 침입 시도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윤지오는 최근까지 고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경찰과 검찰 그리고 과거사 위원회 진상조사단 등에서 모두 16번의 증언을 이어나가며 목소리를 냈다. 그 과정에서 윤지오는 다수의 매체를 통해 ‘10년 전부터 어떤 세력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으며, 이에 해외로 이사를 하며 도피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증언 이후 유튜브와 아프리카TV, 인스타그램 개인 방송을 통해 ‘생존 라이브’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후원계좌를 개설해 후원금을 모으고 굿즈 판매를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외신 인터뷰에 나섰으며, 촛불 집회를 예고했다. 지난달 자신이 집필한 책 ‘13번째 증언’을 발간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윤지오가 경찰로부터 충분한 경호를 받았음에도 수차례 인터넷 방송을 통해 신변이 위협받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서 모금하고 유족들의 동의 없이 고인의 이야기를 다룬 책을 출간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윤지오와 지난 2018년께부터 인연을 맺었던 김수민 작가는 박훈 변호사를 법률 대리인으로 선임해 지난 23일 오후 4시 서울지방경찰청 민원실에 윤지오를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했다. 이날 박훈 변호사는 “윤지오는 고 장자연의 억울한 죽음을 이용하면서 후원을 받고 있다”고 말하면서 윤지오에 출국금지를 요청했다.
윤지오는 “출국금지? 기가 막힌다”라면서 불쾌감을 드러내더니, 자신이 피소된 다음날인 24일 오후 “아프신 어머니를 돌봐야한다”라며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캐나다로 출국했다. 윤지오는 지난 4일부터 모친의 병간호 때문에 캐나다로 가야한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실 어머니는 한국에 계시다고 말했다.
박훈 변호사도 26일 "신변의 위협이 없는데도 일반 교통사고를 테러로 둔갑시켜 사람들을 속여서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며 서울지방경찰청에 윤지오를 상대로 사기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에 윤지오는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솔직히 한국 미디어 너무 창피하다. 이런 식으로 기사 쓴 것 분명히 책임지라"고 국내 언론을 비판하며 "앞으로 국외 언론과 인터뷰할 것이다. UN, CNN과 접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얼마나 양심이 없고 비도덕 하면 할 수 있는 것이 언론 조작과 댓글 조작뿐이냐"면서 "동물도 이런 식으로 안 산다. 하이에나도 이것보단 나을 거다. 나는 스스로 떳떳하다. 앞으로도 떳떳하게 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윤지오의 '일산 이모부'라고 주장하는 누리꾼이 등장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윤지오가 거짓말을 하는 걸 두고 보지 못하겠다. '거짓말을 그만하라'는 말을 듣고는 인터넷 라이브 방송을 통해서 친척들에 대해서 거짓말과 함께 모욕적인 말을 했다"는 폭로 하기도 했다.
1980년생 신인 배우였던 고 장자연은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고인이 생전 쓴 기업인 및 언론인 명단이 담긴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가 회자되며 성 접대 의혹이 일었으나 사건은 무혐의로 종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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