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이임생 "반란 일으킨다" Vs 최용수 "징크스 계속 유지"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이 감독 별명이 '망치'입니다." (FC서울 최용수 감독)
"최 감독을 박거나 한 일은 없습니다." (수원 삼성 이임생 감독)
잔잔하게 진행되던 87번째 슈퍼매치에서 폭소가 터졌다. 대학생 시절 연세대와 고려대 라이벌이었고 지도자로 성장해 수원 삼성과 FC서울이라는 K리그 최고 라이벌 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운명적인 만남이다. 이임생(48) 수원 감독과 최용수(46) 서울 감독이 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올해 첫 슈퍼매치 미디어데이에서 만났다. 이 감독은 올해 수원 지휘봉을 잡았고 최 감독은 지난해 하반기 서울로 유턴했다. 운명처럼 재회하게 됐다.
슈퍼매치 전적은 32승 22무 32패로 호각세다. FA컵을 제외한 오직 K리그에서의 기록이다. 코치 시절을 빼고 감독으로서 첫 슈퍼매치를 경험하는 이 감독은 "팬들이 관심과 사랑을 주는 것을 안다. 중요한 경기라는 것도 안다. 열심히 해서 팬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며 원론적인 답을 내놓았다.
이 감독은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하는 소위 '노 빠꾸' 축구로 화제를 모았다. 극단적인 축구로 결과가 좋지 않아 잠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하고 있다. 그는 "팀을 맡고 전지훈련에서 상대 지역에서의 압박을 원했다. 많은 활동량이 필요했다. 슈퍼매치 코치로 있으면서 6년을 경험했다.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 지금 가진 자원에서 즐겁고 재미난 축구를 하기 위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최 감독도 마찬가지, 그는 "슈퍼매치는 K리그의 역사를 써왔다. 자부심과 책임감이 있다. 누구를 위해 축구를 해야 하는지 잘 안다. 전북 현대전에서 아쉬움이 있었고 정서 안정에 집중하고 있다. 내용과 결과, 팬들이 원하는 박진감 넘치는 축구를 하고 싶다"며 승리를 원했다.
슈퍼매치 경험이 더 많은 최 감독이다. 그는 "수원에는 (슈퍼매치) 경험이 많은 친구들이 숨어 있다. (경험 여부는) 의미 없다. 준비했던 그대로 나서겠다. 자칫 연패로 갈 수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2017년까지 서울에서 뛰었던 데얀은 양팀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최 감독은 "데얀이 (내가 없는 사이) 몰래 수원으로 가서 불쾌하다. 데얀과 일하면서 파란색 유니폼을 입는 상상을 하지 못했다. 분명 서울에 위협적인 것이 사실이다. 주목받는 경기에 결정해 줄 역량이 있다"며 경계했다.
이야기를 들은 이 감독은 "최 감독이 몰래 가서 불쾌하다고 했는데, 그 불쾌함을 언제든 덜어 줄 수 있다"며 웃었다.
2015년 6월 27일 이후 13경기 무패(7승 6무)로 압도하는 서울이다. 이를 두고 이 감독은 "여러 가지 생각 가능한 조건은 아닌 것 같다. 선수들과 믿음, 자신감 가져야 한다. 반란을 일으키고 싶다"며 이기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 감독은 "인천에 5경기째 이기지 못했다. 그 징크스를 무시하기 어렵다. 수원과의 기록을 보면 지지 않고 있다. 징크스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두 감독은 고교 시절부터 친구였다. 최 감독이 "이 감독의 별명이 망치다"고 말해 주변을 웃겼다. 그러자 이 감독은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준비하던 대표팀에서 디트마르 크라머 감독이 헤더하는 모습을 보고 '해머'라고 불러서 그렇게 됐다"며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