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중간결산②]황금종려상은 알모도바르 차례?…'기생충' '악인전' 온다
그에 응답하기라도 하듯 올해 칸영화제는 칸이 사랑한 거장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은 역대급 라인업으로 경쟁부문을 꾸렸다. 21편의 연출자 중 가운데 황금종려상 수상 이력이 있는 감독이 5명에 이른다. 여성 감독은 4명으로 지난해보다 1명이 늘어났지만 다소 아쉬운 비중. 그 가운데 세네갈 출신 프랑스 감독 마티 디옵이 흑인 여성감독 최초로 칸 경쟁부문에 초청돼 주목받았다.
비내리는 주말과 함께 반환점을 돈 영화제에선 경쟁부문 21편 가운데 절반 이상이 베일을 벗었다. 공들인 라인업답게 수작들이 곳곳에 있다는 평. 특히 3년 전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2번째 황금종려상을 가져갔던 켄 로치 감독은 '소리 위 미스드 유'를 통해 노동자 가족의 아픈 현실을 날카롭게 또 따뜻하게 담아냈다. 나치 독일을 위해 싸우길 거부했던 한 남자의 실화에 바탕을 둔 테렌스 맬릭의 '히든 라이프' 또한 지금의 현실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는 평과 함께 호평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열띤 반응을 얻고 있는 작품은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다. 영화감독을 주인공으로 삼아 그의 성장과 고민, 욕망을 솔직하고도 과감하게 드러낸 영화는 그의 영혼이 담긴 자전적 이야기라는 평과 함께 공개 직후 호평이 이어졌다. 10개 매체의 평가를 취합해 별점을 매기는 스크린데일리 평점에서 4점 만점에 3.4점을 기록하며 유일하게 3점대를 기록했다. 르필름프랑세즈의 평점에선 15개 매체 가운데 무려 11개 매체가 최고점에 해당하는 '황금가지'를 매겼다. 칸이 사랑하는 감독이지만 황금종려상과는 인연이 없었던 알모도바르 감독이 이번에야 최고상을 가져가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영화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되는 두 가족의 걷잡을 수 없는 만남을 그린 가족 희비극'이란 설명 외에 많은 부분이 아직 베일에 감춰져 있다. 하지만 이미 수많은 매체가 '기생충'을 올해 칸에서 주목할 작품으로 꼽았고, 봉준호 감독 역시 무려 150개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할 만큼 기대감이 상당하다.
물론 예측은 쉽지 않다. 영화제 분위기와 평점은 별개일 뿐더러 멕시코 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심사위원장을 맡아 이끄는 9인의 심사위원단은 하나로 정리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성향을 지녔다.
영화제 참석을 위해 이원태 감독과 마동석 김무열 김성규 세 주연배우가 21일 프랑스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다. 특히 2016년 상영 당시 '역대 최고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이란 찬사를 받았던 '부산행'의 주역이지만 당시엔 칸에 함께하지 못했던 마동석의 첫 칸영화제 참석에 관심이 쏠린다.
그는 '악인전'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에 이미 참여를 확정하는가 하면 마블 히어로물 '이터널스' 출연 물망에 오르는 등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악인전'을 함께 리메이크하는 발보아 픽쳐스는 마침 올해 칸에서 '록키'를 소개하는 할리우드 액션영화의 전설 실베스타 스탤론의 영화 제작사. 실베스타 스탤론을 보며 영화배우의 꿈을 키웠다는 마동석이 프랑스 칸에서 우상과 조우하게 될지도 관심사다.
스포티비뉴스=칸(프랑스), 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