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칸]"배우보다 연기 잘해" '기생충' 캐스트가 말하는 봉준호
[스포티비뉴스=칸(프랑스), 김현록 기자]"배우인 나보다 왜 연기를 잘하지? 이래서 봉준호구나."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개막 9일째인 22일 오전 10시45분(한국시간 22일 오후 5시45분) 프랑스 칸의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기생충'(감독 봉준호·제작 바른손이엔에이)의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난 밤 첫 공개 이후 뜨거운 호평을 얻고 있는 영화 '기생충'에 대해 감독과 배우에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첫 공식석상이다.
봉준호 감독의 7번째 장편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가족희비극. 이날 기자회견에는 봉준호 감독과 함께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이 참석했다.
살인의 추억'부터 '기생충'까지 4편의 영화를 봉준호 감독과 함께 한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은 항상 작금의 사회를 바라보는 깊은 통찰력을 기녔다. 매 작품을 통해 한순간도 놓치지 않았던 것 같다"는 찬사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기생충'이라는 영화를 통해서 예술가 봉준호의 진화이자 한국영화의 성숙도가 이번 영화를 통해 표현된 것 같아서 기쁘게 생각한다. 그런 대중적인 작품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그러다보니 필요 이상의 안 좋은 연기를 할 필요가 없고 좋은 연기만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준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밥때, 식사시간을 잘 지켜준다. 저희들을 굉장히 행복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신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이번 '기생충'을 통해 처음으로 봉준호 감독과 호흡을 맞춘 이선균은 "가이드 봉준호의 아름다운 패키지여행이라고 이야기했하곤 했다"며 "가이드를 100% 믿고 연기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알았다"고 말했다. 이선균은 "처음 봉준호 감독과 함께하기로 했을 때 너무 거장이셔서 긴장되고 떨렸다"며 "그런데 몇 회차 지나지 않아서 이 거장이 영화 잘 찍는 동네 형 같았다. 그 과정이 행복했다"고 덧붙였다.조여정은 "희비가 공존하는 순간의 아주 진짜같은 순간을 표현해내는 것이 평생의 숙제다. 대본만 보면 막연할 때가 많은데 감독님은 현장에서 이해하기 쉽게 그것을 찾이 찾아가는 현장을 만드셨다. 그 과정이 놀랍고 멋있었다"고 강조했다.
'옥자'에 이어 '기생충'으로 봉준호 감독과 함께 한 최우식은 "저희 영화에 움직임이 많은 신들이 많다. 거기에 다른 영화 현장에서 해봤던 동선도 있지만 디테일한 동선을 연기하면 모두가 녹아났다"고 말했다. 본인이 말을 잘 하지 못한다며 양해를 구한 최우식은 "같이 함께하는 것이 즐거운, 즐거운, 즐거운…"이라며 말을 맺지 못하다 "그거였다"고 마무리해 웃음을 안기기도. 그는 "저희에게 동선을 가르쳐주시는 게 디테일했다"고 답변을 마무리했다.
기택의 아내 충숙 역으로 '기생충'에 출연한 배우 장혜진은 "감독님이 배우인 저보다 더 자세하고 다양하게 디렉팅을 해준다. 제가 생각한 것보다 많은 것을 준비해서 오신다. 저는 이정도면 되겠지 하고 준비했는데 그것을 넘어가는 것을 해 오신다"고 현장을 되새겼다.
장혜진은 "'이 대사에서 어떻게 이런 연기를 요구할 수 있지. 저분은 감독님인데 왜 나보다 연기를 잘하지. 이래서 봉준호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면서 "자판기 연기를 하고 싶었다. 나오는 대로 할 수 있도록"이라고 덧붙여 다시 주위를 폭소케 했다.
서로에 대한 믿음과 애정이 가득했던 '기생충'의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공식 행사는 이날의 기자회견으로 마무리됐다. 첫 공개 이후 한국 취재진은 물론 해외 평단, 외신으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기생충'은 올해 칸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황금종려상의 향방이 공개되는 폐막식은 오는 25일이다.
스포티비뉴스=칸(프랑스), 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