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 시선]고우석 패스트볼 자신감, 그냥 얻어진 것 아니다

2019-07-24     정철우 기자

▲ LG 고우석이 역동적인 폼으로 공을 뿌리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류중일 LG 감독은 전반기를 마치며 히트 상품으로 마무리 고우석을 꼽았다.

주전 마무리 투수였던 정찬헌이 허리 부상으로 빠진 상황. LG 불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그러나 고민은 잠시였다. 대체 마무리 투수로 나선 고우석이 만점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LG 불펜에 들어온 빨간불을 껐다.

고우석은 전반기 42경기에 등판해 6승2패18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1.55를 기록했다.

이닝당 출루 허용 수도 1.10에 불과했다.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인 WAR도 2.59(스탯티즈 기준)나 됐다.팀 내에서 에이스 윌슨(3.05) 다음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 LG 고우석(오른쪽)이 승리를 확정지은 뒤 유강남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비결을 묵직한 패스트볼에서 찾을 수 있다.

고우석은 빠른 공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고우석은 전체 구종 중 패스트볼을 75.3%나 던졌다. 피안타율은 0.205에 불과하다. 빠른 공을 던져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빠른 공의 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고우석의 패스트볼은 확실한 무기가 되지 못했다. 피안타율이 0.282로 높은 편이었다. 구사율도 60%를 조금 넘겼다.

올 시즌은 다르다. 패스트볼에 대한 확실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 구사율도 높아지고 성공률도 높아진 것이 그 증거다.

일단 스피드가 빨라졌다. 지난해 고우석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8.1km에서 151.3km로 3km 정도 빨라졌다. 최일언 코치의 지도로 밸런스 잡는 훈련에 집중하면서 구속이 동반 상승을 했다.

KBO리그에서 평균 150km 이상을 찍는 투수는 찾기 힘들다. 그만큼 타자들에게 위압감을 주고 있다는 뜻이다.

단순히 빨라지기만 한 것이 아니다. 볼 끝의 무브먼트를 심하게 만들 수 있는 회전수도 높아졌다.

LG 구단에 따르면 지난해 고우석의 평균 패스트볼 회전수는 2300rpm대 중반이었지만 올 시즌 2400rpm대 중반으로 100rpm 정도 상승했다.

단순히 타자가 느끼는 부담감만 커진 것이 아니다. 투수가 갖게 될 자신감의 차이도 매우 크다.

A팀 전력분석원은 "트랙맨 데이터는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갖게 하는 계기도 된다. 회전수가 늘어났다는 것을 투수가 숫자로 확인하게 되면 자신의 공에 대한 자신감이 더 커지게 된다. 그 결과 더 과감한 승부가 가능해지고 그 자신감이 스피드와 회전수에 더해져 더욱 강력한 구위를 보여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우석의 패스트볼 자신감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다. 스피드와 회전수의 증가로 한층 강력한 구위를 보여 줄 수 있다는 믿음이 만든 것이다. 확실한 근거가 바탕에 깔려 있기에 그 자신감은 더욱 강력한 구위로 이어지고 있다.

고우석의 후반기도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하는 이유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