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혁 "kt 1번 타자, 내 이름부터 떠오르길"
2019-07-26 김민경 기자
kt 위즈 외야수 김민혁(24)은 올해를 터닝 포인트로 생각했다. 배재고를 졸업하고 2014년 신인 2차 6라운드 56순위로 kt에 입단한 뒤 1군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지 못했다. 2015년과 2016년 백업 외야수로 1군 108경기를 뛴 뒤 상무에 입대했다. 제대하고 처음 맞이하는 시즌인 만큼 올해는 한 단계 도약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해 마무리 캠프부터 어깨가 좋은 강백호를 좌익수가 아닌 우익수로 기용하는 구상을 밝혔다. 중견수는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맡으면 좌익수 자리를 두고 나머지 외야수들이 경쟁하는 구도를 그렸다.
김민혁은 치열한 경쟁 끝에 1번 타자 좌익수로 자리를 굳혀 나갔다. 이 감독은 작전 야구를 구상하면서 콘택트 능력이 있고, 발도 빠른 김민혁을 중용했다.
전반기까지는 이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는 성적을 냈다. 김민혁은 91경기에서 타율 0.299(324타수 97안타), 출루율 0.357, 24타점, 48득점, 12도루(도루 성공률 57.1%)를 기록했다.
김민혁은 "솔직히 리드오프로 고정될 것으로 생각 못 했다. 바람일 뿐이었다. 캠프까지는 감독님께서 9번 타자로 나가면 작전 수행을 잘해달라고만 하셨다. 열심히 해서 1번 타자로 자리를 잡고 싶은 생각은 있었다. 어릴 때부터 1번 아니면 2번에서 뛰었다. 나한테는 익숙한 자리인데, 1군 무대에서는 어떨지 상상이 안 됐다"고 이야기했다.
이 감독의 믿음이 큰 힘이 됐다. 김민혁은 "계속 믿고 기용해 주시니까 안정감이 든다. 3주 정도 방망이를 잘 못 치고 있었다. 그때 감독님이 '걱정하지 말아라.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 네 스윙을 하고 들어와라'라고 말씀해 주신 게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코치님과 전력분석팀도 잘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했던 게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자신감도 조금씩 쌓이고 있다. 김민혁은 "초반에는 내가 1번 타자로 나가도 '내가 1번을 치는 게 맞나'라고 생각했다. 내가 나가서 기회를 만들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니까 초반에는 힘들었다. 상무에서 2년 동안 풀타임으로 뛸 때는 몰랐는데 1군은 확실히 체력 문제도 느껴지더라. 그래도 이제 안타도 치고, 득점도 하면서 '나도 1번 타자'라는 생각이 조금씩 드는 것 같다. 최종 목표는 kt 1번 타자 하면 내 이름이 생각났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전반기는 목표의 절반은 이뤘다. 김민혁은 "백업으로 시즌을 시작하면서 올 시즌 끝날 때까지 1군에 붙어있자는 목표를 세웠다. 아직 확실한 주전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면서 출루율에 욕심이 생겼다. 지금은 절반 정도 성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좌익수로는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 안 한다. 수비에서 이상한 행동을 많이 해서(웃음). 수비는 더 연습해야 한다. 감독님께서 믿어 주시고, 계속 경기에 나가면서 수비도 조금씩 편해지는 것 같다. 예전에는 수비나 타석에서 한 번 못해도 '2군 내려가겠다 어쩌지' 생각했는데, 지금은 기회 주시고 자신 있게 하다 보니까 좋아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후반기는 팀의 창단 첫 가을 야구에 보탬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kt는 47승49패1무 6위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5위 NC 다이노스와는 1.5경기차에 불과하다.
김민혁은 "(가을 야구를 하려면) 내가 잘해야 한다. 전반기 90경기 넘게 치르는 동안 많은 걸 배웠다. 후반기는 전반기보다 실수도 줄어들고, 성숙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는 팀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할 것 같다"며 "성적이 날수록 응원해 주시는 팬들도 더 많아지시는 것 같다. 홈이나 원정이나 응원가를 열심히 불러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내가 실수를 많이 해서 질책도 많이 받았지만, 계속 좋은 활약 보여 드리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