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용 "과감하게 용기있게…저는 그런 20대 청춘"[인터뷰S]
모델로 데뷔한 그가 '금요일에 만나요'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며 '아이유의 남자'로 불리기 시작한 게 2014년. 연기자로 출세작이 된 드라마 '고백부부'에선 기대고 싶은 국민 선배였고, '나의 아저씨'에선 (그리 달달한 눈빛을 보내던!) 아이유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난 사채업자였다. 연쇄살인마의 아들로 태어나 경찰이 된 '이리와 안아줘'를 넘어 '킬잇'에선 수의사로 살아가는 살인청부업자를 연기했다. 화제속에 종영한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의 박모건을 빼놓을 수 없다. 툭툭 던지는 말조차도 상대의 속을 들여다본 듯 사려깊던 연하의 남자친구라니. 푹 빠져 드라마를 보면서도 '저런 남자 세상에 없다'를 되뇌게 만든 게 바로 그였다.
"설레면서 떨려요. 시사회도 했는데 스크린 데뷔가 피부로는 실감이 안나요."
시사회의 긴장을 다 내려놓은 듯 싱긋 웃은 장기용은 극적인 센 캐릭터, 이른바 '센캐'에 끌린다고 고백했다. "저의 상상력으로 연기하는 재미가 있다"는 그는 '센캐'들도 이전과 다를수록 끌린다며 "처음 한 걸 똑같이 또 하는 건 설렘이 없다"고 했다. "이걸 내 스타일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보신 분은 어떻게 반응하실까. 그걸 찾아가는 걸 즐거워한다"도 말했다."저는 원래 웃음도 많고 장난치는 것도 좋아해요. 해맑기도 하고(웃음) 말하는 것도 좋아하고. '센캐'와는 거리가 멀죠. 제가 연기로 표현하는 그런 게 평소엔 없어요. 그래서 캐릭터의 옷을 입고 표현했을 때 희열이 있어요. 그래서 더 재밌어도 하고요."
"드라마부터 좋아했거든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하고 싶다는 생각이 팍 들었어요. 고유성이라는 캐릭터가 첫 등장부터 좋았어요. 피 묻히고 나서 뒤돌 때, 섹시하면서 좀비같은 느낌! 그 모습에 마음이 움직였어요. 신인이지만 신인같지 않게, 뻔뻔하게 대범하게 해 보자는 생각으로 했어요. 고유성 캐릭터답게 패기있게 촬영했던 것 같아요."
그런 그에게 손용호 감독이 내내 강조한 건 고유성의 '독기' 그리고 또 '독기'였다. 강렬한 캐릭터를 즐겨 연기했지만, 이런 독하고 거친 느낌은 처음이었다. 장기용은 그 안에서도 강약을 조절하려 했다. 감이 안 잡히면 감독을 만나 묻고, 그래도 안되면 문자도 나눴다. 그 덕일까. 장기용은 홀로 관객의 시선을 받아내는 장면에서 퍽 흡인력이 있다. 모델 출신의 장점일까. 장기용은 "원샷 좋아합니다"며 장난스레 웃었다.
"건물에서 건물 사이로 뛰어내리는 장면은 달려서 착지하는 장면까지 한번에 다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제가 했어요. 혼란스럽기는 했는데 무섭진 않더라거요. 10번 정도를 했어요…. '존 윅'의 키아누 리브스를 좋아해요. 섹시한 액션이랄까. 남성적이면서도 쾌감, 타격감이 있고 또 분위기가 있는 액션을 해보고 싶었어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다. 있어야 하는 것이고 있으려고 노력한다", "찾아가는 걸 즐거워한다. 궁금증이 저의 작품 찾는 기준이 될 것"이라는 젊은 배우와의 이야기는 내내 즐거웠다. 그가 연기했던 캐릭터처럼, 극 속에만 살아 숨쉬는 것 같았던 장기용과의 거리감도 좁혀진 느낌이었다. 자신을 믿고, 또 설렘을 따라가는 스물일곱 장기용의 내일도 지금과 다르지 않으리라. 과감하게, 용기있게, 재미있게, 그리고 뻔뻔하게!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